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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춘이', 11연패 KT에게 창단 첫 승리를 안기다

  • 허완
  • 입력 2015.04.11 16:56

특유의 성실함과 젠틀한 인성으로 가는 곳마다 사랑을 독차지한 크리스 옥스프링(38·케이티 위즈)이 한국 무대 세 번째 구단인 케이티에 함박웃음을 안겼다.

옥스프링은 11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을 3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케이티의 창단 첫 승리를 견인했다.

올 시즌 처음 1군 무대를 밟아 전날까지 11연패에 빠지며 신생구단 개막 연패 기록을 나날이 경신했던 케이티는 옥스프링의 호투를 발판삼아 넥센의 막판 거센 추격을 힘겹게 뿌리치고 6-4로 승리하며 감격스런 1승을 손에 넣었다.

옥스프링은 케이티의 창단 첫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함께 안았다.

11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넥센 대 KT 경기. 삼진 7개를 잡는 등 무실점 호투를 보인 KT 선발투수 옥스프링이 7회 마지막 타자 서동욱을 상대로 역투하고 있다.

옥스프링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잔뼈가 굵은 투수다. 팀 하리칼라의 대체선수로 2007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두 시즌을 뛰었고, 2013년에는 스캇 리치몬드의 대체선수로 롯데 자이언츠에 합류해 역시 두 시즌을 소화했다.

지난해 지독히 승운이 따르지 않는 속에서도 두자릿수 승수를 거둔 옥스프링은 예상과는 달리 롯데와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표류하던 옥스프링을 잡아준 것은 그의 경험을 높이 산 케이티였다.

사실 케이티는 올 시즌 외국인 투수를 잘못 뽑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신생팀이라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절대적임에도 필 어윈(2패 평균자책점 10.22)과 앤디 시스코(3패 평균자책점 7.04)가 워낙 부진했던 탓이다.

그러나 케이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옥스프링만은 예외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2경기에서 1패에 평균자책점 5.40으로 좋지 않았지만, 케이티 선발진 가운데 박세웅과 더불어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옥스프링은 이날 눈부신 역투로 케이티에 창단 첫 승리의 기쁨을 선사했다.

11연패를 끊고 창단 첫 승리를 이뤄낸 케이티의 이대형 등 선수들이 경기 종료 후 코치진과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케이티는 이날 5회말을 2-0으로 앞선 채 마쳤을 때만 해도 비가 내려서 강우 콜드승을 거두길 바랐을 것이다. 경기당 득점이 2.5점에 불과할 정도로 허약한 타선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5회까지 넥센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옥스프링은 7회까지 호투를 이어가며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4㎞로 타자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제구력이 절묘했다. 높은 공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타자 무릎 근처를 예리하게 파고드는 직구와 날카롭게 스트라이크존 구석에 꽂히는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에 넥센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옥스프링이 뽑은 삼진 7개 가운데 5개가 루킹 삼진이었다.

1회말 2사 후 첫 안타를 내줬으나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옥스프링은 2~4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질주를 이어갔다. 5회말 1사 후 볼넷을 허용했으나 브래드 스나이더를 루킹 삼진, 서동욱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옥스프링은 6회말 2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1, 2루를 내주며 최대의 위기에 몰렸으나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7회말을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자신의 역할을 100% 이상 해냈다.

롯데 시절 '옥춘이'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제 새 보금자리인 케이티에서 새로운 팬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을 일만 남았다.

옥스프링은 경기 뒤 "모든 투수들이 잘 던진 경기였다. 아울러 마지막에 흥분되는 경기였다"며 "팬들이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야구장에서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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