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추락 7초 앞둔 여객기 승객 30명이 살아난 사연

  • 허완
  • 입력 2015.04.11 15:43
ⓒAOL

불과 7초를 남겨두고 승객 30명이 죽음에서 살아났다.

폭풍우속에서 번개를 맞은 비행기가 고도 335m까지 떨어지며 바다에 추락하기 직전이었다.

지난해 12월 14일 저녁 영국 스코틀랜드의 애버딘을 출발해 영국 북부 셰틀랜드섬 섬버그공항으로 향하던 로건에어항공 소속 여객기가 해상추락으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를 겪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1일 보도했다.

당시 사브 2000 기종의 소형 여객기는 승객 30명과 승무원 3명을 태운 채 초속 32m의 강풍과 함께 눈비, 우박이 휘날리는 악천후를 뚫고 북해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다.

42세의 기장은 도저히 착륙할 수 없다고 보고 도착지를 11㎞ 남긴 상황에서 회항을 결정했다.

기수를 돌린 뒤 몇분 지나지 않아 조종석 유리창을 통해 번개가 비치더니 기수 부근을 강타했다. 전류가 비행기 꼬리를 통해 빠져나가기까지 비행기 전신을 훑었다.

기장과 부기장은 운항속도가 떨어지자 번개 탓에 자동운항 시스템에 오류가 생긴 것으로 착각하고 서둘러 항공기를 정상으로 되찾으려 했다. 심지어 부기장은 조난신호 '메이데이'를 외쳐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영국 항공사고조사국(AAIB)의 중간보고에 따르면 이들은 자동운항 시스템이 해제된 것으로 잘못 알았을 뿐이다. 조종사들이 고도를 높이려 안간힘을 썼지만 자동운항 시스템은 이들의 수동 조종을 모두 차단했다.

고도가 1천200m에 이르렀을 무렵 비행기는 갑자기 기수가 아래로 향하며 분당 2천900m의 속도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이들에겐 20초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335m까지 떨어지고서야 '급상승' 경고음이 조종실에 울려 퍼졌고 기장은 엔진출력을 높여 조종간을 올렸다. 그제야 비행기는 상승하기 시작했다. 추락까지 7초를 남겨둔 시점이었다.

이후 비행기는 애버딘으로 순항해 안전하게 착륙했고 크게 놀란 승객들도 차례로 비행기에서 빠져나왔다. 항공기는 경미한 피해만 봤을 뿐이었다.

이 비행기에 탔던 쇼나 맨슨은 "애버딘에 착륙한 후 기장이 조종실에서 나와 우리들에게 상황을 설명해준 뒤에야 얼마나 위험했었는지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가 급하강하다 다시 상승하자 승객들이 서로 돌아보며 '오마이갓, 대체 무슨 일이야'를 외쳤다. 통로쪽 한 남자는 헤드라이트에 비춰진 토끼 눈을 하고 있었다"며 "엉터리 비행사였다면 끔찍한 악몽이 될 뻔했다"고 전했다.

AAIB측은 "조종사들은 당시 운항계기의 일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자 번개가 자동운항 시스템을 망가뜨렸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자동운항 시스템은 정상 작동하고 있었고 비행기가 프로그램된 고도로 날아가려고 자체 조정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급강하 당시 불완전 데이터 때문에 비행기 컴퓨터시스템이 과부하 상태가 되면 자동운항 시스템은 자체적으로 해제하고 조종사가 마지막 순간 비행기를 구난할 수 있도록 수동 전환된다.

이 항공기는 어떤 기계적 결함도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운항이 재개된 상태다. AAIB측은 현재 조사를 계속 진행하는 것과 함께 이번 사고상황을 비행 시뮬레이션 훈련에 포함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여객기 추락 #로건에어 #영국 여객기 추락 #영국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