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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마시면 주량은 분명히 늘어난다

술을 자주 마시면 일시적으로 주량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개인의 알코올 분해효소 분비능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A씨는 본래 술을 마시지 못하는 체질이었다. 2000년 당시, 그는 맥주 두 병이면 호흡이 가쁘고 피부가 붉어지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그런 그가 인생에 대한 무슨 불만이 있었는지, 매일 네 병을 마시고 의자에 앉은 채로 바닥에 쓰러져서 안경이나 얼굴을 깨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2년 정도가 지나자 맥주 다섯 병을 마시고도 제 발로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 후로도 술 마시기를 게을리 하지 않은 그는 십 년차가 되는 지금은 소주 한 병을 넘겨야 비틀거린다.

  • 정승환
  • 입력 2015.04.13 12:55
  • 수정 2015.06.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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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자주 마시면 일시적으로 주량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개인의 알코올 분해효소 분비능력에는 한계가 있다고 하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타고난 알코올 분해 능력을 넘어가는 술은 간에 손상을 가져와서 다시 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일시적으로 늘어난 것도 엄연히 늘어난 것이며, 만일 계속 자주 마신다면 그 이전보다는 주량이 늘어난다. 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늘어난 주량의 실례를 들어보자.

사례1. 술을 전혀 못 마시는 체질

A씨는 본래 술을 마시지 못하는 체질이었다. 2000년 당시, 그는 맥주 두 병이면 호흡이 가쁘고 피부가 붉어지며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그런 그가 인생에 대한 무슨 불만이 있었는지, 매일 네 병을 마시고 의자에 앉은 채로 바닥에 쓰러져서 안경이나 얼굴을 깨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2년 정도가 지나자 맥주 다섯 병을 마시고도 제 발로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러느라고 길에 누워 자다가 지갑을 털리기 일쑤여서 4년이 지날 즈음에는 아내에게 신용카드를 빼앗기고 그날 쓸 현찰만 들고 다녔다. 그 후로도 술 마시기를 게을리 하지 않은 그는 십 년차가 되는 지금은 소주 한 병을 넘겨야 비틀거린다. 물론 친구들보다 술을 많이 마시지는 못한다. 그러나 십 년간의 노력으로 늘어난 주량은 적지 않다. 언젠가는 간에 무리가 가서 그의 주량이 다시 줄어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시적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사례2. 얼마 못 마시고 취하는 체질.

B씨는 소주 1병을 넘기면 얼굴이 빨개지고 토하는 것이 버릇이다. 내가 아는 사람 중 술을 마시다가 Bar 위에 토한 사람은 B가 유일한데, (정확히 말하자면 화장실에 가려고 입을 막고 일어서다가 Bar와 의자, 바닥에 걸쳐서 토했다.) 그는 십 년 이상을 토하다가 마흔을 넘기면서는 구토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그 대신 술만 취하면 아무데서나 큰 소리로 상스러운 욕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좌우간 주량은 늘었다.

사례3. 술고래 체질

C씨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주당이다. 언젠가 그는 신체검사에서 지방간 판정을 받은 뒤 한 달간 술을 끊고 재검을 받아야 했는데, 다시 술을 마시게 되자 처음 이틀 정도는 평소의 1/3정도의 양에 취했다. 갑자기 줄어든 주량에 매우 자존심이 상한 그는, 더욱 분발하여 3일째 되는 날에 평소의 주량을 회복했다.

이처럼 평소보다 자주 마시면 주량은 늘어난다. 물론 주량은 유전적으로 타고 난다. 그리고 사람마다 알코올 분해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일주일에 7일 술을 마시는 C씨가 더 자주 술을 마시기는 어려울 것이므로 그의 주량은 일정한 상태에서 유지된다. 반대로 말해서 그가 술을 자주 마시지 않는다면 주량이 줄어든다고 볼 수는 있다.

그렇다면 얼마나 자주 마시면 간에 무리를 주어서 주량이 다시 줄어드는지를 생각해보자.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술을 자주 마신 끝에 오히려 주량이 줄어든 이도 몇 있다. 그들은 20년 넘도록 일주일에 5일 이상 술을 들이부은 사람들인데, 40대 후반이 되자 전성기에 마시던 반 정도의 양에 취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시적으로 늘어난 그들의 주량이 다시 줄어든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20년은 긴 시간이다. 그리고 중년이 지나면서는 주량 뿐 아니라 소화력이나 잠이나 성욕도 서서히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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