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주변에 4년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나섰던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은 9일 <경향신문>과 한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같은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사정당국과 경남기업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성 전 회장은 최근 복수의 측근들에게 2011년 5~6월께 홍 지사에게 전달하라며 경남기업 ㅇ 전 고문에게 현금 1억원을 줬다고 말했다. 2011년 7월 초 새누리당 당대표 경선에 쓰일 선거자금을 당시 국회의원이던 홍 지사의 의원회관 사무실로 들고 가 직접 전달하게 했다는 것이다.
검찰도 경남기업 수사 과정에서 ㅇ 전 고문에게 전달된 수상한 돈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최근 검찰에 소환돼 “성 전 회장이 현금 1억원을 마련해 ㅇ 전 고문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는데, 당시에는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1억원의 행방을 파악하기 위해 성 전 회장과 한아무개 부사장을 조사했으나, 홍 지사와 관련된 돈이라는 진술은 받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성 전 회장의 한 측근은 “성 전 회장은 횡령액의 사용처를 묻는 검찰 조사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뒤 태도가 달라졌다. 성 전 회장은 심적인 고통을 자주 호소했으며, 홍 지사 등한테 불법적인 금원을 전달한 사실을 주변에도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1억원의 전달자로 지목된 ㅇ 전 고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그 문제에 대해 지금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차후 검찰이 사실 확인을 위해 부른다면 그때 사실대로 말하겠다”고 했다. ㅇ 전 고문을 잘 아는 정치권 인사는 “당시 홍 지사가 먼저 성 전 회장한테 1억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당대표 경선을 앞둔 상황이니, 용도야 뻔한 것 아니었겠나”라고 했다.
<한겨레>는 홍 지사의 반론을 듣고자 연락을 했으나, 홍 지사 쪽은 “지금 (지사님과)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홍 지사는 ‘성완종 메모’에 대해서는 “성 회장을 잘 알지도 못하고 돈을 받을 정도 친밀감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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