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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완종 결국 사망: 긴박했던 7시간 26분(사진)

ⓒ연합뉴스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연루돼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영장실질심사 당일인 9일 아침 잠적 후 7시간여 만에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성 전 회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최초 접수된 시각은 이날 오전 8시6분께였다.

오전 7시30분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성 전 회장 자택에 도착한 운전기사가 성 전 회장이 나오지 않자 집안으로 들어갔다가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처음 신고했다. 문안 차 자택을 찾은 성 전 회장 아들도 6분 뒤 청담파출소에 재차 신고했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성 전 회장은 오전 5시11분께 검은색 패딩 점퍼와 바지 차림으로 자택에서 나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후 자택에서 인근 호텔까지 걸어서 이동해 택시를 잡는 모습도 인근 CCTV에 포착됐다.

성 전 회장은 '어머니 묘소에 묻어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집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가족 동의를 받고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한 결과 오전 8시40분께 종로구 평창동에서 위치가 확인됐다.

경찰은 일단 평창동 부근의 의경 2개 중대를 투입해 일대에 대한 수색을 시작했지만 성 전 회장의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성 전 회장은 오전 9시15분 평창파출소에서 서울예고 방향으로, 오전 9시43분 북악터널에서 형제봉 능선으로 이동한 흔적이 확인되는 등 평창동 일대에서 계속해서 신호가 잡혔다.

성 전 회장은 평소 북한산에 자주 등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인근 야산 골프장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 같다"는 평창파출소 인근 거주 주민의 신고가 들어왔지만 오인 신고로 드러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도 성 전 회장이 나타나지 않자 경찰은 수색인원을 점차 늘렸다. 오전 11시 기준으로 내근을 포함한 종로경찰서 전 직원과 경찰, 14개 중대 등 1천300여명과 인근 군부대 병력까지 동원해 성 전 회장을 찾았다.

오전 11시3분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신호는 금강아파트에서 북한산 정토사 방향 쪽으로 이동했으나 행방은 계속 오리무중이었다.

경찰은 성 전 회장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전단을 만들어 수색을 계속하면서 헬기까지 띄워 평창동 일대를 뒤졌다.

오후 1시43분이 되자 투입 인원과 장비는 종로서 직원과 경찰기동대, 특공대, 등 1천443명과 헬리콥터 2대, 수색견 5마리로 늘었다.

그러나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가 잡히는 지점 일대 CCTV에는 성 전 회장의 모습이 없었다.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는 2대였으며, 1대는 기지국이 고정됐으나 다른 1대는 평창동 안에서 오락가락한 탓에 한때 '휴대전화가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 아니냐'는 설까지 나왔다.

다만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성 전 회장이 택시를 타는 모습이 CCTV에 잡혔고, 경찰은 행적 추적의 결정적 단서인 하차 지점과 택시 운전사 파악에도 나서는 등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성 전 회장은 결국 신고 접수 이후 약 7시간26분 만인 이날 오후 3시32분 나무에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됐다.

과학수사대 증거채취견이 발견한 성 전 회장의 마지막 위치는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에서 등산로를 따라 30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산속으로 30m를 더 들어간 곳이었다.

발견됐을 당시 성 전 회장의 모습은 위아래 모두 검은 옷차림으로, 집을 나설 당시 그대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1대는 시신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 나머지 하나는 주머니에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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