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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은 막을 수 있었던 봉천동 여중생 살인사건

ⓒYoutube

지난달 26일, 15세 가출 여중생이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성매매한 남성 김모(37) 씨에게 살해당한 것이었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관악구 봉천동의 한 모텔에서 조건만남으로 만난 A양의 입을 수면마취제를 묻힌 거즈로 막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조건만남을 대가로 줬던 13만 원을 들고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로 지난달 29일 검거됐다.(연합뉴스 4월 1일)

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까?

이 사건을 취재한 중앙일보 기자가 말한 바로는, 이 가출 여중생의 죽음을 막을 기회는 최소 4번 있었다. "한양이 거쳐 갔던 길목 중 하나만 제대로 됐었다면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기록 곳곳에 우리 사회의 병폐가 얼룩져 있"다는 것.

1. 지난해 11월 중순 가출한 여중생 한모 양이 '쉼터'에서 지낼 수 있었다면?

: 한양은 쉼터를 찾지 못한 채 '가출팸'(가출 청소년들끼리 월세방 등에서 함께 지내는 것)을 전전하다 성매매 유혹에 넘어갔다고 한다.

2. 만약 모텔 업주가 한양의 출입을 막았다면?

: 한양은 석 달간 모텔을 전전하며 성매매를 했으나 모텔 업주들은 출입을 제지하거나 신고하지 않았다.

3. 채팅앱에 대한 단속이 제대로 이뤄졌더라면?

: 살인 피의자 김씨는 채팅앱을 통해 올해 10차례 성매매를 했으나 단속된 적은 없다.

4. 만약 수면마취제 구매가 어려웠더라면?

: 김씨는 수면마취제 클로로포름을 이용해 한양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수면마취제는 유독성 화학물질임에도 손쉽게 인터넷쇼핑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쉼터가 부족해 아이들이 가출팸을 떠돌고, 성을 쉽게 사고팔고, 수면마취제를 클릭 몇 번으로 살 수 있는 사회. 모텔을 드나드는 어린 소녀를 모른 체한 어른들은 또 어떤가.(중앙일보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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