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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인 경찰 슬레이저는 흑인 스콧을 정조준해 8발을 쐈다

  • 허완
  • 입력 2015.04.09 06:26
  • 수정 2015.04.09 06:41
This photo provided by the Charleston County, S.C., Sheriff's Office shows Patrolman Michael Thomas Slager on Tuesday, April 7, 2015. Slager has been charged with murder in the shooting death of a black motorist after a traffic stop. North Charleston Mayor Keith Summey told a news conference that city Slager was arrested and charged Tuesday after law enforcement officials saw a video of the shooting following a Saturday traffic stop. (AP Photo/Charleston County Sheriff's Office)
This photo provided by the Charleston County, S.C., Sheriff's Office shows Patrolman Michael Thomas Slager on Tuesday, April 7, 2015. Slager has been charged with murder in the shooting death of a black motorist after a traffic stop. North Charleston Mayor Keith Summey told a news conference that city Slager was arrested and charged Tuesday after law enforcement officials saw a video of the shooting following a Saturday traffic stop. (AP Photo/Charleston County Sheriff's Office) ⓒASSOCIATED PRESS

지난해 '퍼거슨 사태'로 촉발된 미국의 흑백 갈등이 여전한 상황에서, 또다시 백인 경찰이 비무장 흑인에게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해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위협을 느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쐈다는 해당 경찰의 주장이 시민이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 50대 흑인을 백인 경관이 총으로 쏘는 장면이 녹화되다(동영상)

당국이 해당 경관을 즉각 해고하는 등 재빠르게 수습을 시도하고 나섰으나, 성난 주민들의 항의시위가 이어지는 등 자칫 흑백갈등이 다시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사우스캐롤라이나 주(州) 찰스턴에서 백인 경관 마이클 토머스 슬레이저(33)가 비무장 흑인 월터 라머 스콧(50)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전날 체포됐다.

슬레이저는 지난 4일 교통위반 단속을 하다가 벤츠승용차를 타고 가던 스콧을 멈추게 하고 전기충격기로 폭행한 뒤 스콧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콧은 차량 미등이 망가져 단속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슬레이저는 애초 내부 사건개요 보고서에서 스콧에게 전기충격기를 빼앗기고 몸싸움을 하다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익명의 시민이 제보한 동영상을 보면 슬레이저는 등을 돌려 달아나는 스콧에게 정조준 자세를 취하며 무려 8발의 권총을 발사했다.

스콧은 마지막 8발째 총격에 앞으로 힘없이 쓰러졌다.

현지 수사 당국은 총격 영상을 확보해 혐의를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슬레이저를 체포했다.

키스 서메이 찰스턴 시장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슬레이저가 잘못된 판단을 했다"면서 "잘못은 잘못이다. 나쁜 결정을 했을 때는 경찰이든 길거리의 시민이든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슬레이저를 즉각 해고했다"고 밝혔다.

Police chief: Shooting video 'sickened' me - CNN

동영상 공개 후 지역 주민들은 찰스턴 시청 앞에서 규탄집회를 여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고, 슬레이저의 변호사 역시 그에 대한 변호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안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면서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도 이 사안에 대한 별도 조사에 착수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 역시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동영상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며 수사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스콧은 과거에도 양육비를 제대로 주지 않거나 예정된 법원 심리에 출석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10차례 체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콧의 형 앤서니는 현지 언론에 "스콧이 양육비를 안 준 것 때문에 도망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양육비가 밀리면 지불 때까지 구속될 수 있다. 스콧은 자녀 4명을 두고 있으며 폭력 전과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는 흑인 어니스트 새터화이트(68)를 숨지게 한 백인 경찰 저스틴 그레이븐(25)도 기소됐다.

그레이븐은 지난해 2월 새터화이트가 운전하는 차를 추격해 운전석 쪽으로 총을 난사했다. 검찰은 그레이븐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려 했으나 대배심은 이보다 가벼운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라고 결정했다.

미국에서는 연이은 비무장 흑인 피격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시위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7월 뉴욕에서 비무장 흑인이 백인경관의 목조르기로 사망한데 이어 한달 후인 8월에는 미주리 주 퍼거슨 시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이 백인 경관의 총을 맞고 숨졌으나 대배심이 잇따라 불기소를 결정하면서 미 전역에서 격렬한 항의시위가 이어졌다.

Frame-by-frame analysis of the Walter Scott shooting video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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