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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거장들 영화 무더기 발굴

  • 강병진
  • 입력 2015.04.07 16:15
  • 수정 2015.04.07 16:18

1960년대 관객의 사랑을 받았던 극영화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이들 영화 가운데는 고 이만희 감독을 비롯해 김수용, 최하원 감독의 데뷔작 등이 포함돼 영화계 안팎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당대 최고의 감독으로 일컬어진 사람들이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병훈)은 그동안 유실되어 실체를 알 수 없었던 94편의 극영화 등 450편의 필름을 기증받아 복원 작업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이는 1970년대 서울 종로에서 순회 영사업을 하던 연합영화공사의 한규호 대표가 이들 필름을 기증한 덕분이다.

이번에 확보된 영화 필름은 1949년부터 1981년 작품까지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고 있다. 특히 거장 감독들의 데뷔작으로 <안창남 비행사>(1949, 감독 노필), <여판사>(1962, 〃 홍은원), <외아들>(1963, 〃 정진우), <나무들 비탈에 서다>(1968, 〃 최하원) 등 4편이 포함돼 있다.

영상자료원은 이번에 수집한 작품 가운데 데뷔작인 <외아들>, <나무들 비탈에 서다>에 더해 <잊을 수 없는 연인>(1966, 감독 이만희), <만선>(1967, 〃 김수용) 등을 복원해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다. <만추>로 유명한 이만희 감독의 타계 40년을 맞아, 이달 23일부터 열리는 회고전에 그의 <잊을 수 없는 연인>이 제일 먼저 공개된다. 여기에 그동안 영상은 있었지만 음원이 없었던 임권택 감독의 <전장과 여교사>(1965)도 이번 수집 과정에서 새로 확보한 음원을 바탕으로 복원해 올해 안에 공개할 방침이다.

영상자료원이 이날 일부 공개한 영화 장면을 보면, 당시 영화가 꽤 높은 수준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외아들>은 정진우 감독이 24살에 연출한 작품으로, 영화배우 김지미 등이 출연했다. 정 감독은 이날 영상을 공개하는 자리에 참석해 “당시 액션영화가 붐이었지만 인간 회복의 문제를 가족을 통해 다뤄보고 싶었다”며 개무량해 했다. 배우 김지미도 “당시 23살 때였다. 지금 이 작품을 다시 보니 가슴이 울렁거린다”고 했다.

김수용 감독의 <만선>은 1960년대 ‘문예영화의 붐’을 이끌었던 작품으로, 작은 섬에서 어민들의 삶이 무너져 내리는 과정을 강렬한 이야기 구조로 담아냈다. 김 감독은 “당시는 정말 아무것도 없던 시대였다. (영화의 만듦새를) 현재 영화와 비교하지 말고, 당시 감독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봐달라”고 말했다.

임권택 감독도 이 자리에서 “1962년에 데뷔해 당시는 10년 사이 50여편의 영화를 만들 때다. 당시 그 영화는 될 수 있으면 만나지 않았으면 했다. 발굴이 안 되기도 바랐다. 그러나, 이렇게 새로 만나보니 부끄럽지만 소종한 자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전장과 여교사>는 대중성에 주력한 반공영화다. 이날 영상 공개회에선 이만희 감독의 딸인 영화배우 이혜영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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