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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의 조커에 얽힌 히스 레저의 5가지 이야기

  • 강병진
  • 입력 2015.04.06 10:33
  • 수정 2015.04.06 10:36
ⓒThe Dark Knight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존 카글리온 주니어(John Caglione Jr)는 '다크 나이트' 촬영 당시 히스레져와 가까운 거리에서 일했다. 그는 이전에 등장한 조커와 다르면서도 위협적이고, 또 크리스토퍼 놀란의 세계를 위한 조커를 만들어야 했다. "현실성이 있는 데다, 더러운 조커여야 했죠." 그 결과가 어땠는지는 이미 알고 있다. 존 카글리온의 메이크업과 히스레져의 연기를 통해 우리는 섬뜩하지만 영원히 기억에 남을 조커를 만날 수 있었다. 존 카글리온 주니어를 통해 '다크 나이트'에서 히스레저가 시도했던 변화에 대해 들었다.

1. 조커의 초기 메이크업 컨셉은 영화에 나온 것 보다 깔끔했다.

'다크 나이트' 제작 초기, 존 카글리온은 '매우 깔끔한' 조커를 디자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히스레저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얼굴을 많이 망쳐보려고 노력은 했지만, 어쨌든 너무 분장한 것처럼 보이는 게 문제였어요." 카글리온은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는 분장이 완벽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또 사실 분장이 너무 완벽해도 안됩니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메이크업으로 배우를 내놓으면 솔직히 밥줄이 끊기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지요. 그때 나온 결과물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엉터리 화장술이었고, 그래서 나에게 불리한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죠."

카글리온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조커의 얼굴은 거친 버전으로 결정됐다. "일주일 동안 세수를 하지 않은 얼굴이라고 할까요?" 그럼에도 카글리온은 '다크 나이트' 덕분에 오스카상 분장상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다크 나이트'가 공개된 뒤, 세간에는 히스레져가 백화점에서 산 화장품을 이용해 직접 메이크업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카글리온의 말에 따르면, 소문은 그저 소문일 뿐인 것 같다. 카글리온은 "모르는 이야기"라며 히스레져가 자신이 생각한 디자인에 대해 공유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2.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프란시스 베이컨의 그림에서 조커의 얼굴을 상상했다.

카글리온은 "놀란이 베이컨 그림이 담긴 그림책을 들고 왔었다"며 "비정상적이면서도 멋진 베이컨의 그림이 가득했고 우리는 그 책의 이미지들을 영감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이전에도 프란시스 베이컨 그림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테이트 모던이 지난 2013년 제작한 영상에 출연한 놀란은 베이컨의 그림이 조커를 구상하는데 영감이 되었다고 설명했었다. 위의 세 폭 자리 그림이 대표적. 까만 배경에 대조된 기형 인물이 조커와 닮은 듯 보이기도 한다.

3. 히스레저는 완전 분장 상태로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세트를 누볐다.

'다크 나이트'의 시카고 현지 촬영 당시, 메이크업 트레일러는 촬영지인 로워 웨커 드라이브에서 보면 약간의 언덕에 위치해있었다. 그래서 메이크업이 끝나면 레저는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세트로 내려갈 수 있었다. "의상과 분장을 다 끝낸 모습으로 장난하듯"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세트로 내려갔다고 카글리온은 당시의 레저를 기억했다.

카글리온은 레저의 위축되지 않고 '쿨'한 태도를 상징하는 장난감이 스케이트보드였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당당했어요. 자신이 어마어마한 작품의 일부라는 사실에 별로 위축되지 않은 모습이었죠." 알 파치노와 조니 뎁을 포함 하여 많은 아카데미상 수상자들과 작업했던 카글리온이 히스레저를 최고의 배우 중 하나로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우 극적인 역할을 연기해야 하는데도 언제나 여유를 갖고 행동했다는 것 말이다.

"히스레저는 느긋했거나, 아니면 적어도 느긋하려고 늘 노력했을 거예요. 무엇보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했죠. 최고의 배우들이 가진 공통점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마음이 편해야 최고의 연기가 나올 수 있으니까요."

4. 촬영을 시작할 때나, 끝낼 때나 히스레져는 모든 스텝들과 포옹을 했다. 조커 분장을 한 상태에서도 친근감을 잃지 않았다.

카글리온은 히스레져에게 "조커 같은 악당의 분위기를 느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늘 기분이 좋았다. 절대 화를 내거나, 스텦에게 몹쓸 행동을 한 적이 없었다."

5. 히스레저는 조커의 일기를 항상 들고 다녔다.

히스레저는 조커에 몰입하기 위해 , 조커의 입장에서 일기를 썼다. 그리고 그 일기장을 항상 가지고 다녔다. 카글리온의 말에 따르면, 그 일기장에는 "끔찍한 뉴스와 그림, 그 외에도 섬뜩한 느낌을 자극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촬영 마지막 날에 쓴 일기에는 'bye, bye'라고 적혀 있었어요."

히스레저는 조커의 일기를 통해 그의 서늘한 심리에 몰입했지만, 존 카글리온은 "그럼에도 촬영장에서는 히스레져보다 내가 더 위태로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나 기분이 좋은 모습이었어요. 그렇게 죽을 줄은 생각도 못했죠."

지난 4월 4일은 히스레저가 태어난 날이었다. 살아있었다면 올해 37살이 되었을 것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5 Stories You've Never Heard Before About Heath Ledger As The Joker를 번역, 가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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