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케냐 테러 목격자 "기독교도에게만 총 쏘았다"

가리사 대학 학생들이 총격 사건 뒤 대피소에서 나오는 모습.
가리사 대학 학생들이 총격 사건 뒤 대피소에서 나오는 모습. ⓒAP

2일(현지시간) 동이 채 트지 않아 몇몇 학생만이 아침 기도를 위해 일어났을 케냐 대학의 이른 새벽.

이 나라 북동부 가리사 대학 캠퍼스를 겨냥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공격이 시작된 건 바로 이 시간이었다.

알샤바브 조직원들은 오전 5시30분께 가리사 대학 정문에 폭발을 일으키고 총격을 가했다. 이후 여학생 기숙사에 도착할 때까지 캠퍼스를 가로지르며 계속 총기를 난사했다.

이 대학 강사인 조엘 아요라는 미국 CNN방송에 알샤바브 조직원들이 어느 순간 기독교 학생들이 모인 방을 급습하더니 그들을 인질로 잡았다고 말했다. 또 자신들을 따르는 이슬람교도 외에는 "마주친 모든 이에게 총을 쐈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알샤바브 조직원들이 기숙사 방 문을 열고 안에 숨은 사람들에게 기독교도인지 이슬람교도인지 물었다고 보도했다.

이 목격자는 "당신이 기독교도였다면 현장에서 총을 맞았을 것"이라며 "총 소리가 들릴 때마다 내가 죽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이날 테러범들이 학생들을 종교별로 분리한 뒤 이슬람교도 학생들은 현장에서 벗어나도록 허용했다면서 이는 이번 공격을 자행했다고 밝힌 알샤바브가 이전에 보였던 행동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알샤바브의 무차별 총격으로 지금까지 147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운이 좋게' 목숨을 건진 이들도 있었다.

학생인 야벳 음왈라는 폭발음과 총격 소리를 듣자마자 "모든 사람들이 달리기 시작했다"며 "다른 학생들과 함께 담을 넘어 도망쳐 운이 좋게 살아 남았다"고 말했다.

무사히 도피하는데 성공한 로절린드 무감비는 "총알이 우리를 따라왔다"며 "(도망치는 동안) 총에 맞은 이들의 핏자국을 봤다"고 처참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