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핑턴포스트의 에디터는 직업의 특성상 SNS 전반과 웹에서 특정 검색어의 상승에 매우 민감하다. 뉴스를 바이럴 할 때도 마찬가지. 어떤 단어들에 독자들이 주목하는지를 주의 깊게 살핀다. 이태임과 예원을 제외하고는 별다를 게 없던 최근의 연예계에서 우리의 어망에 걸린 대어가 있으니 바로 걸스데이의 '혜리'와 EXID의 '하니'다. 두 사람에 대한 기사는 아무리 작은 이슈라도 아주 큰 조회 수를 보이며 치솟았다. 그래서 허핑턴 포스트의 두 에디터가 ‘하니’와 ‘혜리’의 인기를 만든 결정적 순간을 모아봤다.
혜리의 결정적 순간 _원성윤 뉴스 에디터
1. 걸스데이를 기대해
걸스데이가 1집 [기대]의 '반짝반짝' 뮤직비디오 인트로는 민아의 연기로 시작된다. 시종일관 민아의 귀여운 연기력에 혜리의 모습은 찾기가 힘들다. "슬쩍슬쩍 바라보지마"의 대상으로 지목된 혜리는 민아의 물컵세례를 받으며 천덕꾸러기 신세다. 센터자리도 아니다. 그러다 왕년의 아이돌과 열애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2. 진짜 혜리의 시작
아마 수십 번도 돌려본 거 같다. ‘진짜 사나이’에서 혜리의 애교는 방송이 끝난 월요일 아침 사람들의 수다거리가 될 정도였다. 이후에도 방송에서 숱하게 패러디될 정도로 캐릭터로 단숨에 자리잡았다. 주식시장에서도 대장주가 해당 종목 전체를 견인해가듯 ‘미쓰에이’의 수지, ‘EXID’의 하니처럼 ‘걸스데이’를 한 레벨 높은 걸그룹으로 이끌어가는 데는 혜리의 역할이 주효했다.
3. 맑스돌의 시작
캐릭터의 구축 이후 따라오는 CF 선택이 아이돌의 이미지 선정에 가장 중요한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걸스데이 단체 광고를 제외하고 개인 광고만 10여개(약20억원)를 소화했다. 그런 귀여운 이미지 소비에 그치지 않고 ‘알바몬’ CF에 출연했다. 최저시급, 야간수당, 인격모독 등 세편으로 구성된 광고에는 ‘법으로 정한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5580원’이라고 또박또박 얘기한다. 사람들은 그런 혜리에게 ‘맑스돌’이란 칭호를 붙여줬다.
4. '응답'하는 혜리의 주가는 어디까지
#혜리 #건국대학교 #영화과 #saveKUFILM #건국대영화과 저를 비롯한 많은 건국대 영화과 학생들의 소리를 들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혜리(@hyeri_0609)님이 게시한 사진님,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연예인의 사회 참여 발언엔 그리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최근 건국대의 학사구조 개편으로 영화과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러자 '건국대학교 '영화과'를 살려주세요'라며 '#SaveKUFILM' 해쉬태그가 달린 사진을 개인 SNS 계정에 올렸다. '사회참여'와 친근한 '연예인' 사이에서 나쁘지 않은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응답하라 세 번째 시리즈인 '응답하라 1988' 여주인공 물망에 오른 혜리는 연기자로서 어떤 이미지를 보여줄까.
하니의 결정적 순간_박세회 뉴스 에디터
1. '직캠' 주인공 등장
한 팬이 하니의 직캠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EXID의 인지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러나 입때까지만 해도 양식 있는 30대로서 눈살을 찌푸렸을 뿐이다. 저열한 안무와 지나치게 직설적인 성적 콘셉트는 우리의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허리 잘린 고등어와 바비인형이 등장하는 '위아래'의 뮤직비디오 역시 마찬가지,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2. 변기물 안 내리는 여자
화장실 얘기를 매번 하는 건 좀 싫지만 저렇게 수줍게 얘기한다면 마음이 약간 녹기 마련. 게다가 하우스 메이트의 공격적인 질문에 침착하게 ‘화장실 물을 내리면 수압이 변하는 게 싫어서’라고 답하는 모습까지 100점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 순간 우리가 생각하게 되는 건? ‘화장실 양변기가 제일 잘못이 크다’는 사실.
3. 지적인 매력으로 반전
크라임씬 시즌2에서 멤버들의 스펙을 공개하는 순간. 그녀가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어떻게 보면 꼴사나울 수 있을 텐데 스펙이 도를 넘으니 경외심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어린 나이에 중국어를 마스터 한 것, 두 달 만에 토익 900을 넘었다는 언어 습득력을 저런 외모로 자랑하면 아무리 성인군자라도 속물근성이 치솟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 에피소드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지적 능력을 완성해 보였다.
4. 팬들과의 영리한 교감
하니는 공공연하게 자신의 취향을 떠벌이고 다닌다. 고어물, 괴짜 가족 등의 엽기 만화, 추리소설의 팬이라는 그녀와 단 하나라도 같은 취향을 가진 팬은 애착이 늘기 마련이다. 그녀 역시 팬들의 이런 성향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크라임씬 시즌2 출연 전에 인스타그램에 ‘추리 공부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취지의 글을 올리고 팬들의 추천을 받아 ‘소년 탐정 김전일’을 들고 다니며 읽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이 상냥한 귀여움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