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도난당한 지 1년 후의 어느 날, 갑자기 새로 산 아이폰의 포토스트림에 모르는 사람의 사진이 떴다. 그 남자는 도둑이 아니었다.
버즈피드 에디터이자 뉴요커 맷 스토페라가 도난당한 아이폰의 새 주인을 찾아 중국까지 간 스토리를 직접 쓴 기사로 공개했다. 그가 중국에 가기까지는 SNS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몇 달간 맷 스토페라가 직접 쓴 기사들과 SNS를 통해 중계해 온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2014년 2월, 맷은 한 술집에서 아이폰을 잃어버렸다. 시끄럽고 북적대는 바 테이블에 아이폰을 올려놓은 사이에 누군가 들고 바로 튀어버린 것이다. 시간이 지나며 그는 마음을 추슬렀고 곧 새 아이폰을 구했다.
시간이 흘러 2015년 1월, 맷의 사진첩에 모르는 남자의 사진들이 뜨기 시작했다. 오렌지 나무 앞에 서서 굳은 표정으로 셀카를 찍은 이 남자는 누굴까...
Um, I just looked at my phone's photo stream and it's full of pics of some guy and an orange tree I def didn't take. pic.twitter.com/s8srj6HCga
— Matt Stopera (@mattstopera) February 5, 2015
Pics of some man in China taking selfies with an orange tree started showing up on my phone: http://t.co/GxvgVmOlRapic.twitter.com/n42vlkEkih
— Matt Stopera (@mattstopera) February 18, 2015
2월이 되자 의미 없는 불꽃놀이 사진들이 맷의 사진첩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이어 알 수 없는 가게들과 거리,
Have our streams crossed?! What does it mean?! Why did he take 50 pics of fireworks everyone knows those r the worst. pic.twitter.com/TU3YPLL0uq
— Matt Stopera (@mattstopera) February 5, 2015
You guys, there are tons of pics on my phone I didn't take. WHAT IS GOING ON?!?! Those aren't my fingers!!! pic.twitter.com/33ZZ4q3Qhk
— Matt Stopera (@mattstopera) February 5, 2015
심지어 에이브릴 라빈까지 등장했다.
Lol the best pic the guy who is like ~crossing streams~ with me saved is this rando Avril Lavigne pic. pic.twitter.com/tUHwREJUNb
— Matt Stopera (@mattstopera) February 5, 2015
맷이 버즈피드에 이 사진들을 2월 18일자 기사로 올린 얼마 후, 그의 트위터로 중국인들의 메시지가 날아들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그의 기사가 유명해져 맷이 스타가 됐고 자신들 역시 '오렌지 가이'를 찾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오렌지 가이는 곧 '브로 오렌지(Bro Orange)'로 애칭이 바뀌었고, 맷은 중국 트위터라 불리는 웨이보에 가입했다. 하루 만에 5만 팔로워 달성. 가입한 지 약 두 달이 지난 지금 맷의 웨이보 팔로워 수는 21만이 넘었다.
Phone update: People in China are helping me find orange tree guy. They're onto something: http://t.co/RLUEZ2k6z0pic.twitter.com/OOsY2v94Qh
— Matt Stopera (@mattstopera) February 19, 2015
'브로 오렌지'를 찾도록 도와주겠다는 중국인 사용자들의 트위터 메시지
How I became a minor celebrity in China (after my stolen phone ended up there): http://t.co/Obcu5Vgdgipic.twitter.com/91YAQHazUD
— Matt Stopera (@mattstopera) February 20, 2015
다들 로맨틱하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26일 맷 스토페라의 웨이보로 중국인 팬이 보낸 팬아트
스타가 된 그는 여러 중국인과 메시지를 주고받다 결국 오렌지 나무 앞 남성과 직접 연락이 닿게 된다. 맷은 자신의 옛 아이폰이 홍콩을 거쳐 중국의 중고 휴대전화 판매점으로 넘어갔고, 그 판매점에서 '브로 오렌지'의 친척이 맷의 아이폰을 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두 사람이 안부 메시지와 서로의 동네를 배경으로 한 일상 셀카 사진을 주고받으며 친구 비슷하게 가까워지는 과정은 수십만 중국인들이 웨이보를 통해 지켜봤다. 그리고 마침내 3월 19일!
맷은 자신의 포토스트림 속 중국인을 만나기 위해 중국의 작은 도시 메이저우로 갔다.
Basically, now I know what it feels like to be Kim K at LAX with Kanye and Northwest. AKLJSDFJKL;ASF; pic.twitter.com/kT00QTHmQZ
— Matt Stopera (@mattstopera) March 17, 2015
"LA공항에 칸예+노스웨스트를 데리고 나타난 킴 카다시안은 이런 기분이겠군."
거대한 공항의 환영인파와 함께 시작된 맷의 6일간의 일정에는 내내 카메라들이 붙어다녔다. 일정은 무려 기자회견으로 시작됐다.
Haven't been able to get on Twitter for a few days but here are some pics from my press conference lol pic.twitter.com/OyENfBVMDU
— Matt Stopera (@mattstopera) March 21, 2015
이후 '브로 오렌지'와 그는 함께 자전거도 타고,
My fav picture from the trip so far. Love us. pic.twitter.com/fmNvjenQqX
— Matt Stopera (@mattstopera) March 22, 2015
찻잎도 따고,
Missing Bro rn tbh. We are so cute picking tea leaves <3 pic.twitter.com/tUbNKhRX91
— Matt Stopera (@mattstopera) March 27, 2015
지역사회 홍보도 하고,
Almost back home :( I'm gonna miss riding around in a car with my face on it lol pic.twitter.com/c8nMsPdA8O
— Matt Stopera (@mattstopera) March 25, 2015
신문 1면에도 실렸다. (※사진 아래 헤드라인은 사진과 무관함........)
Dead @ this accidental newspaper cover mismatched headline from China. pic.twitter.com/GdUTpDtesb
— Matt Stopera (@mattstopera) March 26, 2015
두 사람의 '브로맨스'를 아름답게 편집한 뮤직비디오도 만들었다.
뉴욕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다시 한번 기사로 쏴 공개한 맷에게, 트위터로 독특한 제안이 들어왔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1호 팬임을 자처하는 그가(참고 영상은 이곳을 클릭) '브로 오렌지'와 함께 브리트니의 라스베이거스 공연을 볼 수 있도록 티켓을 주겠다는 것.
.@mattstopera We ❤️ your story!
We have 2 tickets for you & Bro ???? to see @BritneySpears.
So he can see "Oops!... I did it again" for real.
— Planet Hollywood (@phvegas) April 1, 2015
도난당한 아이폰으로 완성된 귀여운 브로맨스 스토리에, 과연 브리트니 스피어스까지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인가. 여기에 지금 중국인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두 브로가 중국에서 어떤 추억을 만들었는지 더 많은 사진을 보려면 이곳을 클릭!
h/t Buzzf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