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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9호선에 공항철도 열차 투입 제안"

ⓒ한겨레

서울시가 사업 초기 이용 예상 승객수를 너무 적게 잡아 비롯된 서울 지하철 9호선 혼잡 문제를 풀기 위해 인천공항철도 열차를 9호선에 투입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최근 인천공항철도와 9호선의 ‘직결 운행’ 방안을 코레일공항철도(코레일의 자회사)와 국토교통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철도 열차를 지하철 9호선으로 연결해 출근시간대 일부 승객을 실어나르는 방안이다.

9호선-인천공항철도 직결 운행 방안은, 인천공항을 출발한 공항철도 열차가 김포공항역에서 본래 종착지인 서울역 대신 9호선 선로로 옮겨 종합운동장역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김포공항역 내 두 선로는 이미 연결되어 있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시 제안 이전에 인천공항철도를 9호선으로 연결하는 신규 직결 노선을 장기 과제로 검토해왔고 관련 연구용역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가 검토한 방안은 크게 두가지다. 코레일공항철도가 여분의 전동차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를 ‘인천공항~종합운동장’ 직결 노선에 신규 투입하는 방안과, 전동차 추가 투입 없이 특정 시간대에만 기존 인천공항철도 편수의 일부를 김포공항 분기점으로 삼아, 서울역이 아닌 종합운동장역 쪽으로 운행하는 방안이다. 경우에 따라 9호선엔 아침 출근시간대 2편가량의 증차(모두 12량) 효과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서울시는 전동차 호환의 전제인 신호·전기체계 분석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천공항철도와 9호선 신호체계는 일치하고 전기는 공항철도가 2만5000볼트, 9호선이 1500볼트로 다르지만 전환장치인 ‘컨버터’를 설치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또다른 관계자는 “민영화를 목표로 하는 코레일공항철도보다 이를 관할하는 국토교통부가 검토하고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인천공항철도 열차 호환을 제안한 것은 9호선 혼잡 대책으로 무료 버스와 예비 열차 1편을 긴급 투입했지만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발주한 추가 전동차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려 내년 9월부터 투입(20량, 2017년 말 50량)이 가능하다.

지난달 28일 개통한 서울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혼잡 문제는 정부와 서울시의 수요 예측 오판, 예산 공방 따위에서 비롯됐다. 정부와 서울시는 9호선 도입을 위한 재정타당성조사(2005년)를 통해 하루 이용객을 24만명으로 전망했으나, 막상 2단계 개통 뒤부터 하루 48만여명이 몰리고 있다. 애초 수요 예측이 크게 빗나간 것이다.

서울시는 뒤늦게 9호선 혼잡을 우려해, 2013년 기획재정부에 전동차 구입비 511억원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지자체가 벌이는 지하철 건설 사업의 초기 차량 구입비의 40%를 부담하게 돼 있으나 기재부는 ‘운행 중 증차분은 초기 차량 구입비로 볼 수 없다’며 거절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이날 오전 9호선 김포공항역에서 여의도역까지 급행열차로 이동하며 혼잡 수준 등을 살핀 뒤 “에스컬레이터·화재·압사사고 등 안전재해 가능성이 있다”며 “서울시와 기획재정부에 협조를 구해 조속한 시일 내에 9호선 증차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출근시간대인 오전 7시50분~오전 8시20분 9호선 염창~당산 구간의 혼잡도(탑승 기준 인원 대비 실제 승객)가 237%에 이른다. 혼잡도가 225%를 넘으면 승객들이 호흡곤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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