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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예쁜 엽서는 누가 만들었을까?

  • 강병진
  • 입력 2015.04.02 11:52
  • 수정 2015.04.02 11:57

`삼분의 이`에서 제작한 디자인 엽서

예진이는 돌고래 조련사가 꿈인 18세 중학생이다. 의사선생님은 예진이가 도형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아이가 아니라고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예진이는 지금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삼분의 이’ 덕분이다.

`삼분의 이` 이송희 선생님과 강예진 양이 미술활동을 하고 있다

‘삼분의 이’는 다문화, ADHD, 자폐아동, 일반아동까지 예술을 통해 자기의 의사를 마음껏 표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속적인 예술교육을 통해 아이의 성장을 돕는 사회적기업이다. 이웃과 삶을 함께 나눈다는 의미로 ‘삼분의 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최근에는 자폐아동 교육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자폐아이들 특성상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그래서 미술, 음악, 체육과 같은 예술 활동을 통해 자기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데 학원에서 받아주지 않는 곳도 많고 기업이나 국가 지원은 단기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삼분의 이’는 이들의 예술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이들의 예술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이송희 선생(27세)은 아이들 지도에 있어서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을 발견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해 주었다. 글자만 계속해서 쓰던 아이에게 선생님은 우연하게 우유갑을 주었다. 아이는 글자에만 집중하던 관심을 우유갑으로 돌릴 수 있었다. 글자만 쓰던 아이는 우유갑을 그리게 됐고 밖으로 나아가서 간판까지 그리게 됐다는 이야기다. 이 선생은 “자폐아들은 누군가가 교육을 통해 밖으로 꺼내주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며 “아이들을 꺼내주는 역할을 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삼분의 이’에서 하는 모든 예술교육은 무료로 진행된다. 아이들 작품들을 예술기부 받아 디자인상품을 개발한다. 판매수익금으로 또 다른 아이들의 예술교육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이들 작품을 상품화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냐는 질문에 이 선생은 “장애인 전시회가 있을 때 자주 가시나요?”라고 되물었다. 잠시 대답을 망설이자 말을 이어갔다. “아이들의 가능성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필통, 노트, 엽서 등을 디자인해 상품화 하게 됐어요.”

테이블 위에는 아이들 그림으로 디자인된 상품들이 가득 했다. 자작나무엽서로 만든 상품은 보자마자 갖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예뻤다. 아이들 작품이 나무와 잘 어울리기도 하고 액자처럼 걸 수도 있게 디자인 된 점도 좋았다. 이 외에도 세련된 디자인과 순수하고 따뜻한 그림이 새겨진 아크릴엽서, 다이어리, 달력도 눈길을 끌었다. 모든 작품에는 아이들 이름이 일러스트로 새겨져있었다. 전문 디자인회사와 손잡고 내놓은 상품들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어 보였다.

삼분의 이에서 제작된 상품은 인터넷에서 판매된다

이렇게 제작된 상품은 아이들에게 큰 기쁨이 된다. 아이들은 자기 작품이 들어간 상품을 받으면 껴안고 기뻐한다고 한다. 우리 아이에게 어떤 가능성이 있을까 찾으려 애쓰는 부모님들에게도 큰 힘이 되어준다. 디자인상품의 판매수익금은 다시 다양한 아동 및 청소년들의 예술교육을 위해 사용된다.

‘삼분의 이’에서는 지금까지 해 온 자폐아 교육과 연구 등을 한데 모아 책을 발간 할 계획이다. 또, 자폐 외에도 다양한 아동교육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어디서나 장애, 비장애아를 위한 예술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여러 디자인기업과 콜라보하여 아이들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보여주는 것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 문의: 삼분의 이 (www.2slash3.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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