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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테러조직 검찰청에서 인질극 : 3명 사망

  • 허완
  • 입력 2015.04.01 06:49

터키 테러단체 조직원들이 31일(현지시간) 이스탄불 검찰청에서 검사를 인질로 잡은 사상 초유의 인질극이 8시간 만에 종료됐다.

경찰 특공대는 인질범과 협상이 실패하자 구출작전을 개시해 범인 2명을 사살했으며 총상을 입은 검사는 치료 도중 사망했다.

극좌 성향의 테러단체인 '혁명민족해방전선'(DHKP-C) 소속으로 알려진 이들은 이날 낮 12시30분께 이스탄불 차을라얀 법조단지 내 검찰청 6층의 메흐메트 셀림 키라즈 검사 집무실에 난입했다.

이들은 키라즈 검사를 인질로 잡고 지난 2013년 반정부 시위 당시 최루탄에 맞아 숨진 베르킨 엘반(15) 군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경찰관들이 생방송으로 범행을 자백하라는 등의 요구 사항을 내걸었다.

이들은 엘반 군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키라즈 검사의 머리에 총을 겨눈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요구 사항을 3시간 안에 수용하지 않으면 검사를 죽이고 청사 안에 설치한 폭발물을 터뜨리겠다고 협박했다.

이 사진에는 키라즈 검사의 집무실 벽에 붙은 DHKP-C 깃발과 엘반 군을 추모하는 깃발 등이 찍혀 있었다.

경찰은 즉각 특공대를 투입했으며, 인질범이 요구한 중재자를 통해 석방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협상 시작 6시간이 지나고 청사 내에서 폭발음과 총성이 나오자 경찰은 즉각 구출작전을 개시했다.

셀라미 알트녹 이스탄불 경찰서장은 작전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아무도 다치지 않고 해결하기를 바랬지만 전화로 협상하다 총성을 들어 작전을 개시했다"며 "테러리스트 2명은 사살했고 검사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키라즈 검사는 몸 여러 곳에 총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진 지 2시간 여 만에 숨졌다고 병원 측이 밝혔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인질범과 검사 외에도 변호사 1명이 총상을 입었으며 폭발물이 3차례 터졌다고 보도했지만 알트녹 서장은 이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했다.

엘반 군의 가족은 지난 2013년 6월 전국적 반정부 시위 당시 빵을 사러 나갔다가 최루탄을 맞아 9개월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숨졌다고 주장했으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등은 엘반 군이 테러리스트라고 주장했다.

엘반 군의 부친 사미 엘반 씨는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인질범에게 검사를 해치지 말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 우리는 다른 이들이 피를 한 방울이라도 흘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는 다른 어머니들의 울음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DHKP-C는 지난 1월 이스탄불 돌마바흐체궁전 앞에서 벌어진 경찰을 겨냥한 수류탄 공격은 엘반의 죽음에 대한 복수라고 밝힌 바 있다.

DHKP-C는 터키와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단체로 지난 2013년 2월 수도 앙카라의 미국 대사관 입구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저질러 대사관 경비 1명과 테러범 1명 등 2명이 사망했다.

한편, 인질범이 총을 들고 청사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전국적 정전으로 금속탐지기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정전의 배후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타네르 이을드즈 에너지부 장관은 "검찰청 사건과 정전은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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