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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저께TV] '힐링' 이문세, 비극도 희극되는 이 남자의 화법

  • 남현지
  • 입력 2015.03.31 08:31
  • 수정 2015.03.31 08:32

비극마저도 희극이 되게 만드는 남자. 암 수술을 두번이나 겪으며 마음 고생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힘들었던 순간을 희극으로 만들며 웃음을 전달했다. 그의 에너지가 어디서 나오나 했더니 '긍정의 힘' '웃음의 힘'에서 나오나 보다.

30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는 가수 이문세가 출연했다. 그 동안 갑상선 수술으로 활동을 하지 못했던 이문세는 수술 이후 처음으로 방송 출연을 하며 그간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라디오 DJ로, 다양한 프로그램의 MC로 활동했던 그는 여전한 입담을 자랑했고, 김제동과 이경규를 공격(?)하며 그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김제동은 "예전에 여친과 헤어져 이문세씨에게 위로를 받기 위해 만난 적이 있다. 같이 자전거를 타다가 '형 나 여친과 헤어졌어' 했더니, 잠시 쉬자고 하더라. 그러더니 '저기 호텔 보이지? 저기에 그 여친이 다른 남자와 투숙하고 있을 거야'라고 하더라. 충격받았다. 아 이게 이문세 화법이구나 했다. 그 뒤로 한동안 연락을 안했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이문세는 자산의 갑상선암 진단을 받을 당시를 이야기하며 "암 진단을 받고 공연을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공연을 하고 수술을 해도 된다고 하더라. 수술 전까지 약으로 치료를 하면 된다고 하더라. 그때 너무 다행이다 싶었다"고 박수까지 치며 공연을 무사히 끝낼 수 있다는 것에 안도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죽을 뻔 했던 과거 교통사고를 설명하며 "그때 턱이 다 부러졌다. 그래서 영화 '양들의 침묵'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턱에 철심을 박아 철로 된 장치를 끼고 있었다. 밥도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이빨도 못 닦아 가글액으로 입 안을 헹군뒤 그냥 뱉었다"고 당시 상황을 재밌게 이야기하며 웃음을 유발했다.

분명 가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건만 그는 가볍게 웃음까지 섞어가며 이야기를 했다. 당사자인 이문세는 심각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MC진이 안타까움에 심각한 표정이 됐다. 그의 삶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지금 자신의 성대에 암세포가 자라고 있다는 말을 할때는 약간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갑상선에 있는 암들이 하필 성대와 가까운 쪽으로 퍼져있었고, 의료진들은 암세포를 완전히 긁어낼 경우 성대가 상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던 것. 하지만 그는 성대쪽 암세포를 남겨두고 가수의 길을 계속 가는 것을 택했다.

그는 "할 수 있을 때까지 노래를 계속 부르다, 상태가 심각해지면 암세포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울컥했다.

이문세는 이 순간을 제외하고 방송 내내 농담으로 시청자들과 MC들에게 웃음을 전달했다. 지금까지 그가 이렇게 에너지 넘치게 공연을 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역시 이런 힘인 것 같았다. 인생을 너무 무겁게 보지 않는 것, 재밌게 사는 것, 긍정적으로 사는 것. 이날 이 시간들은 이문세의 이런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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