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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정치인들은 주말 등산을 간다

부산시 사상구 파라곤호텔 앞에는 주말 오전이면 수십 대의 관광버스가 뒤엉킨다.

이곳은 지역 산악회의 주요 모임 장소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정치인에게는 '방앗간'이나 다름없다. 이 지역에는 새누리당 손수조 당협위원장을 지지하는 산악회부터 장제원 전 국회의원과 권철현 전 주일대사를 지지하는 산악회가 활동하고 있다. 송숙희 사상구청장이 주도하는 모임까지 있다 보니 선거 시즌이 다가올수록 세 과시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사정은 다른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29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부산지역 현역 국회의원이 주도하는 산악회는 13개에 이른다.산악회별 회원 수는 적은 곳은 100여 명 안팎이지만 많은 곳은 5천여 명에 이른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같은 당 조경태 의원은 직접적인 산악회 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김정훈, 김도읍, 유기준, 문대성, 김희정 의원도 특정 산악회 활동을 하지 않지만, 나머지 국회의원은 1∼2개 산악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선관위는 파악하고 있다. 선관위가 파악한 것 외에 크고 작은 산악회 100여 곳이 활동하는 지역구도 있다.

정치인에게 이런 산행은 지역 민원을 듣거나 정책과 얼굴을 알릴 좋은 기회다. 회원 스스로 도시락을 준비하고 2만원 안팎의 회비를 내기 때문에 추가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에 출마할 생각인 많은 예비 주자가 산행에 동참하거나 모임 장소에 나타나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한가지 고민이 있다. 산행 후에 이어지는 술자리다. 괴롭기 짝이 없다.

지난 주 200여 명과 함께 산행했다는 한 국회의원은 "주민들이 한 잔씩 주는 술을 요령껏 받아 마셨지만 소주 5병 이상 마신 것 같다"고 말했다.또 다른 총선 예비주자는 "산행만 다녀오면 몸살이 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산행 후유증으로 다른 지역 일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산악회는 더 활발하게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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