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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민호·배우 김유정도 들었다

  • 김병철
  • 입력 2015.03.28 08:32
  • 수정 2015.03.28 09:42

<명량>의 ‘고경표’도, 아이돌 ‘샤이니’의 민호도 뿔났다. 이들이 한마음으로 팻말을 손에 들었다. “건국대학교 영화과를 살려주세요.”건국대 영화과 출신인 이들은 건국대가 2016년 입시부터 기존 영화학과와 영상학과를 통합해 ‘영화·영상학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소식을 알고나서 이에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동참했다.

건국대 영화학과 영화학과 출신은 아니지만, 드라마 <비밀의 문>과 영화 <앵그리맘> 등에 출연한 배우 김유정씨도 페이스북에 “건국대 영화과를 살려주세요!”라고 적은 손팻말을 든 인증샷을 올렸다. 평소 ‘정치적 발언’과는 거리가 있던 이들이 왜 모교의 구조 개혁에 반대하는 행동에 나섰을까.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민호. 건국대 영화학과 학생비상대책위원회 제공

‘배우’ 김유정. 건국대 영화학과 학생비상대책위원회 제공 / 페이스북 캡처

“필름이 끊기지 않는 한, 우리는 무직이 아니다.” 배우 고경표씨가 25일 동료 배우이자 건국대 영화학과 동문인 배우 신주환씨와 함께 1인시위를 벌일 때 든 손팻말에 적은 문구다.

고경표씨는 누적 관객 1700만명을 모은 영화 <명량>를 통해 영화팬들에게 존재를 알렸다. 헐리웃 영화 <아바타>가 세운 최고 흥행기록을 넘어선 작품이다.

그러나 고씨의 모교인 건국대 쪽은 영화학과 학생들의 ‘낮은 취업률’을 학과 통·폐합의 근거로 내세웠다. 4대보험이 적용되는 직장에 취직해야 대학평가의 주요지표인 취업률에 반영된다는 이유에서다.

“학교 쪽에선 취업률을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속한 연기 전공 (학생)들이 꿈을 이뤄 배우가 된다 한들 취업률 통계 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입니다. (…) 예술 교육을 취업률로 옭아매다니요. 억지로 밀어붙이다니요. 너무나 부당한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고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의 한 대목이다.

건국대는 앞서 22일 ‘교육 내실화와 학문 경쟁력 강화’을 앞세워 비슷한 전공 10개를 통합하는 내용의 학사 구조조정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졸업생 고씨를 비롯한 학생들은 “예술대의 존재를 부정하는 비민주적이고 반교육적인 개악”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건국대 영화학과의 한 학생은 27일 “학교 당국은 8개월간 비밀리에 학과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이를 단 한 차례도 학생들한테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 상태로 2015학년도 신입생을 받았고, 입학한 지 한달도 안 됐는데 예술대학 4개 전공에 통폐합 통보와 나머지 4개 과에 인원 감축 관련 내용을 전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학과 통·폐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인 학생들의 처지와 의견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건국대 영화학과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학생회관 앞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호소대회를 열고 “학교 쪽의 일방적 학사 개편이다. 이럴 거면 신입생은 왜 받았느냐”고 비판했다.

영화학과 전공자를 포함한 예술대학 학생들은 24일부터 24시간 릴레이 단식농성을, 26일부터는 이에 더해 ‘수업 보이콧(거부)’까지 하고 있다. 영화과 학생인 김승주 비대위원장은 “학교 쪽이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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