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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항공사 '고의적 추락' 막기 위해 조종실 규정 강화

  • 허완
  • 입력 2015.03.27 06:06
  • 수정 2015.03.27 06:08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 추락해 150명의 사망자를 낸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 원인이 부기장의 고의적인 추락으로 드러나면서 각국 항공사들이 조종실 규정을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 검찰은 이 여객기의 기장이 화장실을 가려고 잠시 조종실을 비우자 홀로 남은 부기장이 기장의 조종실 진입을 막은 채 하강 버튼을 눌러 여객기가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조종실 밖으로 나왔던 기장이 다시 조종실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던 점, 조종실 안에 한 명의 조종사만 남아 단독 행동이 가능했던 점 등 조종실 관리 규정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라 영국 저가항공사인 이지젯은 27일부터 운항 시간 내내 조종실에 두 명의 승무원이 함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보도했다.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리트항공과 캐나다 국적 항공사인 에어 캐나다, 영국 전세 항공사인 모나크항공, 노르웨이 저가항공사인 노르웨이 에어 셔틀 등도 '조종실 2인' 규정을 두겠다고 밝혔다.

독일 항공업협회(BDL)도 이날 성명을 내고 조종실 2인 규정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항공사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종사 2명 중 1명이 조종실을 벗어나면 다른 승무원이 대신 조종실에 들어가게 해 조종실에서 항상 2명이 자리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가 난 독일의 저가항공 저먼윙스를 비롯해 상당수 항공사는 이 같은 규정을 두지 않고 있었다.

아울러 기장의 조종실 진입을 막았던 조종실 문 보안체계도 문제로 떠올랐다.

테러리스트들이 조종실을 점령해 자행했던 9·11 테러 이래 조종실 문은 총격이나 수류탄에 견디도록 제작됐고, 항공기 장악 시도를 막고자 정교한 잠금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물론 조종사들이 의식을 잃는 등의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밖에서 비상 코드를 통해 조종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조종사가 의식이 있다면 승인 없이 비상 코드로 문을 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이번 경우 이런 보안체계가 오히려 기장이 조종실에 들어가 부기장을 제어해 사고를 막는 것을 어렵게 했다는 점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저먼윙스 여객기가 부기장이 의도적으로 추락시킨 것으로 추정되면서 항공사들에 어려운 과제를 안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전문가인 데이비드 글리브는 저먼윙스 사고는 항공업계에 심각한 어려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벌어질 일은 항공사들이 다른 승무원을 조종사들과 함께 두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일 것이다. 그렇게 되더라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종류의 문제는 극복하기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Andreas Lubitz named as Germanwings co-pilot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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