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선암여고 탐정단' 여고생 동성 키스신 방심위 중징계 유력

  • 박세회
  • 입력 2015.03.25 17:54
  • 수정 2015.03.26 14:13

업데이트 : 2015년 3월25일 23:15 (심의 적용 조항 등 수정)

수정 : 2015년 3월26일 18:00 (심의위원 발언 인용 부분 보강 및 수정)

지난달 25일과 4일 방송분에서 연인관계에 있는 두 여고생이 키스하거나 포옹하는 장면을 내보냈다는 이유로 JTBC의 '선암여고 탐정단'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심의 안건에 올랐다.

관련기사 :

25일 열린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에 참석한 미디어오늘에서 제공한 발언록에 의하면 ‘선암여고 탐정단’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25조 1항 ‘윤리성’, 27조 5항 ‘품위유지’, 35조 1, 2항 ‘성 표현’, 43조 1항 ‘어린이 청소년 정서함양’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안건으로 상정됐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심의위원 5명 중 4명이 법정제재 의견을 내고, 1명만 행정지도 ‘권고’를 내 중징계가 유력한 상황이다. 법정제재는 방송 재승인 심사 때 감점요인이 된다.

미디어오늘이 제공한 회의 발언록을 보면 진짜 문제는 심의 과정이다. 심의 과정이 '동성애에 대한 개인의 가치관'을 판가름하는 자리로 변모됐기 때문이다.

김성묵 위원장은 의견진술 차 참석한 JTBC의 여운혁 부장에게 "생각이나 정체성이 무엇인가 확실하게 말하라"고 재차 물었으며 이에 여운혁 부장은 “친한 친구 중에도 커밍아웃한 친구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싫다. 싫어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었다.”라며 반성하겠다고 답했다.

제작진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뿐 아니라 일부 심의위원들이 동성애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낸 막말도 문제였다. 아래는 미디어오늘에서 취재한 심의 의원들의 발언 중 일부다.

“성 소수자의 인권을 침해할 생각은 없다. (이들은) 다수와는 다르게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권리는 보장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다수 국민이 혐오감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나도 대다수 국민과 마찬가지로 굉장한 혐오감을 느꼈다.”

“(동성애자들의 애정표현은) 부도덕하다고 본다. 동성애, 그중에서도 여고생들의 동성애가 부도덕하므로 수많은 단체가 민원을 넣은 것이다”

“40초에서 1분 동안 고등학생 여학생의 스킨십 장면이 계속 노출된다는 것은 도저히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_ 함귀용 위원

“표현의 자유는 항상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다. 논란이 되는 동성애를 굳이 소재로 써야 했나 하는 게 문제고, 표현 방법도 심하지 않나. 잘못하면 청소년에게 동성애를 권장하고 조장할 수 있는 요인이 있다고 본다. 당연히 법정제재를 해야 한다. 정도도 심하다.” _ 고대석 위원

발언록에 따르면 장낙인 위원은 “인권 차원에서 동성애를 얘기할 만한 시점이 됐다는 목소리도 있다”며 위원들 중 유일하게 중징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장 위원은 “국가인권위의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금지 조항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웃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고, 성소수자 문제를 숨기거나 백안시하고 처벌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성별을 떠나) 성적 표현이 청소년보호시간대 방송에 노출됐다는 점에서 기존 비슷한 사례들과 마찬가지로 행정지도 수준의 약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디어스의 보도에 의하면 심위의 회의장 앞에서는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에서 “국민 10명 중 8명은 동성애를 반대합니다”, “학부모의 심정으로 심의 바랍니다”라고 쓰인 피켓 시위를 하기도 했다. 해당 방송분에 대한 징계수위는 다음 전체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 방송통신심의위의 선암여고 탐정단 제재 반대 서명운동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