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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네타냐후와는 사무적 관계"

  • 허완
  • 입력 2015.03.25 08:24
  • 수정 2015.03.25 08:3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작심하고 비판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 중인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한 자리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을 둘러싼 네타냐후 총리와의 이견은 개인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현존하는 실질적인 문제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는 지극히 '사무적인 관계'(business-like relationship)"라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고 나 역시 똑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백악관에서 회담을 나누는 모습. ⓒGettyimageskorea

그는 특히 "이 사안은 단순히 양국 지도자 간의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양국 간에 존재하는 매우 분명하고 실질적인 도전"이라면서 "우리는 2국가 해법이 이스라엘의 안보와 팔레스타인의 열망, 지역의 안정 등을 위해 최상의 길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우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와 다른 접근방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 막판 우파 결집을 위해 자신이 재선에 성공하면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건립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을 거듭 비판한 것이다.

2국가 해법은 1967년 경계선을 기준으로 이-팔 양국이 각각 국가를 세워 양측의 분쟁을 끝내자는 이-팔 평화협상안 내용 중 일부로,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 승리 후 관련 발언에서 한 발짝 물러섰지만, 오바마 정부는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여전히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가 정상적으로 가까운 동맹국 사이에선 당연히 극복해야 할 전략상의 현실적 차이점을 노출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으로 2국가 해법의 협상 전망이 어두워졌다. 더욱이 그가 지금 당장은 맞추기 어려운 협상 조건도 내걸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미국과 이란의 비공개 핵협상 내용을 몰래 빼내 핵 협상에 반대하는 미국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하는 데 이용했다는 보도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 역시 정례 브리핑에서 같은 질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뿐 아니라 핵심 참모들이 연일 네타냐후 총리를 공개로 비판하고 이에 공화당이 반발하면서 미 정치권의 논란도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공화당과 네타냐후 총리의 합작품인 '의회 연설'이 처음 알려진 지난 1월21일 이후 두 달이 넘도록 네타냐후 총리가 미 정치권 논쟁의 한 복판에 서 있는 형국이다.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은 전날 친(親)이스라엘 로비단체인 '제이 스트리트'(J Street) 초청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2국가 해법 철회 발언에 대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맥도너 비서실장은 특히 선거 후 네타냐후 총리의 관련 발언 번복과 관련해 "마치 없었던 일처럼 묵과할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이 다른 민족에 대한 군사적 지배를 영구적으로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는 50년 이상 지속돼 온 이스라엘의 점령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를 믿을 수 없는 만큼 이제는 미국이 미국 방식대로 팔레스타인 해법을 추진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보인다.

그동안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점령 종식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유엔에 제출해도 이스라엘 편을 들어 계속 거부권을 행사했으나, 앞으로는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대해 공화당 잠룡 중 한 명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당 회의에서 '이제는 50년 이상 지속돼 온 이스라엘의 점령을 끝내야 한다'는 맥도너 비서실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이 말은 테러리스트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가 평소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면서 "제발 말조심 좀 하라. 당신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고 아예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측의 이 같은 갈등은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의원들의 내주 이스라엘 방문 및 네타냐후 총리 면담을 계기로 더욱 증폭될 가능성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 정부 주도의 이란 핵협상 시한 마지막 날인 오는 31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란 핵협상 반대를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현재 공화당과 네타냐후 총리의 이란 핵협상 반대 공조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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