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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비서실장 데니스 맥도너 "이스라엘의 점령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동영상)

  • 김도훈
  • 입력 2015.03.25 07:43
  • 수정 2015.03.25 10:35

정말이지 강력한 발언이 나왔다.

3천 명의 이스라엘 지지자들이 모인 회의에 참석 중이던 백악관 오바마 대통령 비서실장 데니스 맥도너는 "이스라엘의 거의 50년 동안 지속된 점령은 중지되어야 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은 독립 국가로서 자기들만의 정치와 삶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발언했다.

J Street가 주최한 이 연간 행사는 우연하게도 미국-이스라엘 관계가 가장 바닥을 치고 있는 시기와 맞물렸다. 오바마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사이의 긴장감은 네타냐후가 이스라엘 대선 막바지에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더 깊어졌다. 네타냐후는 대선에서 승리한 후 '2국가 해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내놨지만 백악관은 그런 그의 변심을 믿지 않는다.

마이크 맥도너 비서실장은 "선거가 끝나자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의 원래 입장이 바뀐 적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그런 앞뒤가 안 맞는 발언에 대해 이스라엘 내에서는 물론 국제 사회에서도 그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이스라엘 정착촌 개발은 팔레스타인 커뮤니티를 분열시키려는 전략적 이유 때문에 추진하는 것이고, 전체 중동 지역의 안정이 성립되어야 팔레스타인 독립국 설립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의중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발언이 없었던 일인 척할 수는 없으며, 네타냐후 총리가 정말로 직접적인 협상을 통한 평화 추구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이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맥도너는 새로운 정책이 어떤 형태일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팔레스타인의 유엔 독립 국가 인증건에 반대하던 백악관의 태도도 누그러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지난 목요일 백악관 대변인 조시 어네스트는 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이 유엔에서 이제까지 지켜온 자세는 '2국가 해법'이 가장 좋은 방안이라는 전제에서였다. 그런데 동맹 국가인 이스라엘이 그런 해법을 따르지 않겠다고 했다. 따라서 우린 이 상황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재검토해야 한다." 이 발언은 미국이 세 번 연속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인증을 유엔에서 반대한 사실을 지적하는 것이었다.

오바마 임기 초부터 네타냐후와의 사이에 긴장감이 존재한 것은 사실이나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두 사람 모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을 지지했었다. 그런데 네타냐후 총리가 2국가 해법을 무효로 돌리겠다고 선언하자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정책에 대해 이젠 정말이지 거침없이 발언하고 있다.

맥도너는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누리는 권리를 팔레스타인 어린이도 자기 땅에서 똑같이 누릴 권리가 있다. 2국가 해법은 이스라엘인들이 안전하고 정상적으로 살 수 있게 해줄 것이고, 팔레스타인들은 자주적이고 존엄성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고 환호하는 J Street 회의 참석자들에게 연설했다. 이 회의의 참석자들 대다수가 (2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이스라엘 내 진보 세력 지지자들이다.

맥도너는 2국가 해법의 해결책은 아주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된 일부 지역 교환을 포함해 1967년에 존재하던 국경을 기준으로 2개 국가가 나뉘면 된다. 각 국가가 명확하고 보안 가능한 국경을 갖는 것은 필수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하는 강한 안전장치가 보장되어야 한다."며 안보 문제를 핑계로 기준 국경 준수를 계속 미루어 온 네타냐후를 명확하게 겨냥했다.

한편, 워싱턴의 이스라엘 대사 론 도루머는 보안 문제 때문에 팔레스타인 점령을 끝낼 수 없다고 주장한 네타냐후의 발언을 옹호하기 위해 지난 주말 미국의 정치 토크쇼에 출연했다. 그는 NBC '미트더프레스'에서 "만약 지금 당장 웨스트 뱅크와 유대-사마리아 지역에 팔레스타인 국가가 세워지면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지를 형성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고 주장했다.

도루머는 또한 "2000년에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빠져나왔다. 그랬는데 평화는커녕 북쪽 국경 지역에 이란이 지원하는 테러 집단이 만들어졌다.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그러나 평화는커녕 남쪽 국경에 이란이 지원하는 또 다른 테러 집단이 생겼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세가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맥도너는 J Street 연설 중 단호하게 부인했다. "우리도 지역 안보에 대한 이스라엘의 걱정을 공유한다. 그래서 대통령과 존 케리 외무장관은 웨스트뱅크의 장기적인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하라고 존 앨런 장군에게 지시한 거였다."

맥도너는 또 "연결된 지역을 자국으로 통치할 수 있는 팔레스타인과 안전하고 민주주의적인 유대 이스라엘이 공존한다면, 이스라엘의 안보와 지역 국가 간의 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향상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맥도너의 이번 연설이 이스라엘에 대한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 중 예외적으로 강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맥도너는 "중동의 어느 국가보다 이스라엘에 더 막강한 군사력을 미국이 지원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가자 지구 사태가 터졌을 때만 해도 미국이 (기존의 1억 달러 지원 외에도) '아이언 돔' 구축을 위해 2억 2,500만 달러를 이스라엘에 긴급 지원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또 맥도너는 내년에 이스라엘이 F-35 전투기를 받게 되면 중동에서 그런 첨단 무기를 소유한 나라는 이스라엘밖에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허핑턴포스트US의 White House Chief of Staff Denis McDonough Says the Israeli Occupation 'Must End'를 번역, 편집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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