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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LGBT 커플들이 LA에서 결혼할 수 있게 알리바바가 나섰다

리유 신(Liu Xin)과 애인 후 지동(Hu Zhidong)은 결혼식을 여행지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다고 베니스나 하와이로 떠난다는 뜻이 아니다. 중국 LGBT 커플 10쌍이 중국에서는 가능하진 않은 동성 결혼을 하기 위해 6월에 LA로 떠난다.

운 좋은 이 10쌍은 중국 거대 온라인 기업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쇼핑 사이트 타오바오가 주최한 'We Do' 대회 우승자들이다. 지난 2월 타오바오는 4개의 LGBT 커뮤니티 그리고 자매 사이트와 협력해 이번 대회를 주최했다. 이 10쌍은 무료로 LA 1주일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웨스트 할리우드 시장이 참석하는 단체 결혼식도 행사 일정에 포함되어 있다.

중국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는다. 학계와 LGBT 인권 운동가들은 동성결혼을 위한 법 개정 운동을 시작했지만 동성결혼이 중국에서 입법화되고 인정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리유는 이번 여행이 너무나 기다리던 특별한 순간이 될 거라고 말한다. 그는 "여자가 웨딩 가운 입는 순간을 고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허핑턴포스트에 말했다. "이번 의식이 중국에서 인정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늘 마음으로 바라던 행사다. 우리 모두 직접 경험해 보고 싶은 순간이다."

타오바오는 'We Do' 대회를 발렌타인데이에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타오바오는 신청하는 커플들에게 자신들의 관계와, 결혼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짧은 영상을 준비하라고 했고, 타오바오 파트너 단체들이 그중 20개 후보를 선정했다. 그리고 7만 5천 명의 인터넷 사이트 방문자들이 우승 커플을 투표로 선발했다.

리유와 후는 둘이 막 사귀기 시작했던 연애 초기의 중요한 순간을 영상으로 설명했다. 후가 자기 손가락에 꼈던 반지를 아무 말 없이 리유 손가락에 끼워주었다는 사연이었다. 그 무언의 약속이 지난 7년 3개월 후, 리유와 후는 합법적으로 인정되는 결혼식을 오는 6월에 할 수 있게 됐다(적어도 미국에선).

어떤 면에서 이들의 이야기는 너무도 평범하다. 둘은 친구가 주최한 파티에서 만났다. 그리고 얼마 뒤 데이트를 시작했는데 정식으로 애인이 된 것은 1년이 후였다. 둘이 커플로서 함께 지낸 시간은 단 한 번의 짧은 이별을 빼고는 상당히 순탄했다. 30대가 되면서 부모가 되고 싶은 충동도 강해졌다고 한다.

리유 & 후 커플과 전 세계 수천만 다른 커플들의 차이는 단 하나다. 그들의 국가와 문화는 서로를 향한 두 사람의 사랑의 약속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평균적인 결혼 기간은 8년이다. 리유는 후가 준 반지를 거의 같은 기간(8년) 동안 끼어왔다. 리유는 자신들이 아주 탄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결혼식으로 중국의 LGBT 커뮤니티도 안정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타오바오는 침구 회사인 Bliss와 게이 데이팅 앱인 Blued와 함께 이번 여행을 주최했다. 타오바오 대변인은 "이런 캠페인으로 동성 커플들의 꿈과 희망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우린 증명하고자 한다."고 허핑턴포스트에 설명했다. "또 이번 행사를 통해 타오바오 플랫폼의 특징과 독창성도 부각됐다."

LGBT 커뮤니티에 대한 공식 지지를 발표함으로 타오바오와 모회사인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매우 생소한 상황에 발을 디딘 거라고 볼 수 있다. 어느 조사 단체에 따르면 중국의 LGBT 커뮤니티 시장은 3천억 달러 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가 동성애를 이전 세대보다 더 잘 받아들인다고는 해도, 기성세대 중국인들은 아직도 LGBT 관계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자기 자녀들이 커밍아웃하는 것을 끔찍하게 여긴다.

리유 신(오른쪽)과 후 지동(왼쪽)이 지난 주 7주년 기념일을 자축하고 있다.

중국 부모는 손주에 대한 집착이 심하기로 유명한데, 게이 커플은 합법적으로 아이도 입양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자식의 의무 중 하나가 손주를 생산하는 것이라 때로는 동성애자가 이성애자와 결혼을 하는 경우도 많고, 종종 이성의 동성애자와 '계약 결혼'을 하는 사례도 있다.

리유는 이전 남자 친구가 여자와 결혼을 하면서 해어진 경험이 있다고 말한다. 리유와 후는 현재 '절반은 커밍아웃'한 상태라고 한다. 즉, 친한 친구와 동료에게는 둘 사이를 공개했지만 가족에게는 아직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둘은 도심을 손잡고 걸어 다니거나 중국에서 가장 큰 쇼핑 사이트에 'We Do' 영상을 올릴 정도로는 자유롭다.

리유는 "가족에게 직접 커밍아웃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사실을 부모와 형제가 알게 된다면 설명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한다. 그는 엄마가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다며, 언제쯤 동성결혼이 중국에서 인정될지는 도저히 추측하기 힘들다고 고백한다. 그래도 알리바바가 주최한 이번 LA 결혼식이 매우 특별하다고 말한다.

"중국의 동성결혼 문제를 개인으로선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다만 이런 의식에 참여한다는 것은 늘 바라던 꿈을, 또 기억에 영원히 남을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는 점에서 기쁘다"

*이 기사는 허핑턴포스트US의 California Dreaming: Alibaba Helps LGBT Chinese Couples Get Married In Los Angeles를 번역, 가공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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