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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장 화재] 눈물 바다된 희생자 빈소

  • 김병철
  • 입력 2015.03.23 16:35
  • 수정 2015.03.23 16:41
ⓒ한겨레

"어쩌나, 어쩌나, 예쁜 내 새끼!"

강화도 캠프장 화재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이모(37)씨와 두 아들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은 일순간 울음바다로 변했다.

23일 오후 3시께 빈소에 도착한 이씨의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울부짖다 장례식장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씨의 어머니는 가족들에게 부축돼 아들과 두 손자의 영정이 나란히 놓인 빈소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이 모습을 지켜본 조문객들은 일순 말을 잃었다.

침통한 표정의 친척과 지인 40여명은 빈소 앞 복도와 대기실에 삼삼오오 모여 몇 마디씩 대화를 나눴지만, 그나마도 이어질 말을 찾지 못해 끊기기 일쑤였다.

잠시후 답답한 가슴을 풀어내려는 듯 담배를 피우러 나온 이씨 할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그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이번 사고로 숨진 11살, 6살 된 두 손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좋은 아이들이었다"고 말한 직후 다른 유족에게 이끌려 빈소로 돌아갔다.

이씨의 친척이라는 60대 남성은 "(이씨가) 아버지, 어머니께 너무 잘 했고, 정말 착했다"고만 말했다.

이씨 부자와 함께 캠프에 왔다가 목숨을 잃은 이씨의 중학교 동창 천모(36)씨와 아들(7)의 빈소도 대기실 하나를 사이에 둔 채 같은 장례식장, 같은 층에 차려졌다.

인천 강화도 동막해수욕장 인근의 한 글램핑장 내 텐트시설에서 불이 나 어린이 3명을 포함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가운데 3명은 일가족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이날 인천지방경찰청이 화재 현장 인근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캡처한 사진.

22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강화병원에서 이날 오전 강화 동막해수욕장 인근 캠핑장 내 텐트에서 화재로 숨진 5명의 관계자들이 오열하고 있다.

천씨의 유족은 오후 4시께 빈소에 도착했고, 역시 울음바다가 이어졌다.

천씨의 지인이라는 30대 남성은 굳은 표정으로 "이번 사고는 분명한 인재"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9시께 사망자 5명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했다.

사인은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 중독으로 판명됐고,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판단에 시신을 모두 유족에게 인계했다.

이씨와 천씨 부자는 전날 오전 2시 9분께 강화군 화도면 동막해수욕장 인근 캠핑장에서 난 불로 목숨을 잃었다. 다행히 이씨의 둘째 아들(8)은 옆 텐트에 있던 박모(43)씨가 구조해 2도 화상만 입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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