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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려고 하지 마라!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단 한 가지다. 늙은이에 대한 비판에 언젠가 영향을 받아 활동을 포기하고 늙게 되는 것 말이다. 그래서 당신들의 비판을 듣지 않기 위해 귀를 닫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이미 매우 외로운 여정이다. 제발 내게 돌을 던지지 마라! 가만히 내버려 두라!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충분히 사랑해 주길 바란다!

  • Yoko Ono
  • 입력 2015.03.23 07:56
  • 수정 2015.05.23 14:12

내 나이가 되면 개성이 확실해야 한다. 그러니 제발 있는 그대로인 나를 바꾸려고 하지 마라. 나는 내 또래 다른 노인들처럼 늙고 병드는 것이 싫다. 제발 또 하나의 늙은이를 만들어내지 마라.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무대에서 열심히 노래할 때 지나치게 비판적이다. 박자가 조금 엇갈리거나 음을 살짝 놓치면 내게 클래식 가수 기준을 요구하며 탓한다. 솔직히 내 목소리가 어떻든 난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바라는 그만큼 내가 목소리에 신경을 쓴다면, 목소리가 아마 잠겨 죽을 거다. '숙달된' 목소리의 공연을 듣고자 한다면 클래식 공연에 가길 바란다. 내가 아주아주 어릴 때 도망친 그런 클래식 공연들 말이다. 난 나만의 틈새를 따로 만들었다. 내가 클래식 음악을 연주한다면 내 음악이 아닐 것이다. 예를 들어 이기 팝(Iggy Pop) 같은 대단한 락가수도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을 만들어 유명한 것처럼, 나도 마찬가지다.

나를 자유롭게 놔두길 바란다. 제발! 당신들의 말과 생각으로 날 늙은이 취급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이다. 내 공연에 오지 않아도 좋다. 난 내 목소리로 최선을 다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의 에너지를 받아들이든지 입을 다물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 바란다.

나의 80세 생일 공연에 대해 비평가. 당신은 내가 노래 시작에 맞춰 가사를 부르는 것이 어떠냐고 충고했는데, 난 노래 시작 바로 전이나 후에 가사를 시작하는 것을 좋아한다. 클래식 음악에서는 그런 경우가 많다. 기억하는가? 그렇지? 즉, 나는 클래식 음악에서 배운 것을 음악에 적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니 제발 날 내버려두길 바란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음악이 내 입을 통해 나올 수 있게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음악이 아름다울 수가 없다. 내 음악은 신비롭게 아름답다. 내가 이 행성에서 겪은 수많은 세대의 경험을 복합한 음악이다. 신비로운 눈으로 세상을 보며 태어난 시점, 별의별 새로운 생각과 겁이 없던 똘똘한 유년기, 매우 활기차고 반항적인 십 대, 섹시하던 20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 그리고 현재까지 모두 말이다. 거기다 세계의 모든 전통 음악, 아무 두려움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목소리, 또 다른 행성들에서 오는 음악까지 내 음악에 포함됐다. 난 그것들을 존중하고 아끼며 내 몸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음 하나하나에 감사한다.

나에 대한 또 하나의 비판: 뮤직 비디오 '배드 댄서(Bad Dancer)'에서 내가 입은 반바지가 너무 짧았다는 것. 그게 그렇게 나쁜 것인가? 더 짧은 반바지를 입고 춤추는 가수는 비난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내 나이 사람들에 적용하는 복장 기준마저도 따로 있는가?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단 한 가지다. 그런 늙은이에 대한 비판에 언젠가 영향을 받아 활동을 포기하고 늙게 되는 것 말이다. 그래서 당신들의 비판을 듣지 않기 위해 귀를 닫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이미 매우 외로운 여정이다. 제발 내게 돌을 던지지 마라! 가만히 내버려 두라!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충분히 사랑해 주길 바란다!

요코 오노 레논

뉴욕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K 블로거이자 예술가 오노 요코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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