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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제작에 쓰겠다' 팬 돈 빌려 갚지않은 가수 피소

  • 박세회
  • 입력 2015.03.23 03:19
  • 수정 2015.06.25 12:37
ⓒShutterstock / bikeriderlondon

희소병으로 고생하는 팬에게 접근해 "음반을 낼 자금이 필요하다"며 돈을 빌리고는 갚지 않은 가수가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23일 서울 강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따금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밀던 가수 A(41)씨의 30대 팬 B(여)씨는 A씨가 총 400만원을 빌렸지만 갚지 않았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최근 경찰에 냈다.

B씨는 가수 A씨 측에서 진행하는 결혼식 축가를 신청하면서 A씨를 처음 알게 됐다.

이후 B씨는 개인 블로그를 만들어 5년 동안 A씨의 노래를 홍보하며 팬으로 응원했다.

그러던 2011년 10월 A씨가 B씨에게 인터넷으로 쪽지를 보내 "내 노래를 홍보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며 접근했다.

A씨는 "주위에 친구도 없고 말할 사람도 없어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A씨는 음반에 들어갈 곡을 B씨에게 불러주기도 했고 노래 제목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상의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돈 이야기가 나왔다. A씨가 "음반을 발매하는 데 돈이 부족하니 300만원을 빌려달라"고 부탁한 것.

몇 번이고 거절한 B씨는 "매달 30만원 이상 갚겠다"는 말에 돈을 전달했고 또다시 빌려달라는 요구에 한 달 뒤에는 100만원을 더 보냈다.

하지만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도 음반 소식도 없고 돈을 갚지도 않았다.

참다못한 B씨가 변제를 요구하고 나섰지만 A씨는 "빚을 갚을 돈이 없다. 이미 3천만원의 빚이 있는데 당시 빌린 돈도 음반에 쓴 것이 아니라 다른 빚을 갚는 데 썼다"고 털어놨다.

A씨는 "죽을 때까지 돈 받을 생각하지 마라", "돈 나올 구멍이 없으니 너도 그냥 포기하고 지내는 게 속 편할 거다"는 등의 말을 하며 되레 B씨의 속만 긁었다.

2013년 4월 연락까지 끊기자 B씨는 결국 지난 1월 A씨를 고소하려고 경찰서를 찾았다.

B씨는 "고소장에 쓰지는 않았지만 A씨의 아이가 아프다는 말을 듣고 병원비에 쓸 250여만원을 더 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시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음반을 제작하려 했지만 누적된 빚이 있어 잘 안 됐다"며 "언젠가는 돈을 갚을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경제적 도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매니저에게 사기를 당하기도 해 생활이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경찰은 이번 주 내로 A씨에 대한 고소 사건 조사를 마무리 짓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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