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당신이 이란 핵 협상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들

  • 김도훈
  • 입력 2015.03.19 07:02
  • 수정 2015.03.19 12:33
U.S. Secretary of State John Kerry, left, listens to Iran's Foreign Minister Mohammad Javad Zarif, right, before resuming talks over Iran's nuclear program in Lausanne, Switzerland, Monday, March 16, 2015. The United States and Iran are plunging back into negotiations in a bid to end a decades-long standoff that has raised the specter of an Iranian nuclear arsenal, a new atomic arms race in the Middle East and even a U.S. or Israeli military intervention. (AP Photo/Brian Snyder, Pool)
U.S. Secretary of State John Kerry, left, listens to Iran's Foreign Minister Mohammad Javad Zarif, right, before resuming talks over Iran's nuclear program in Lausanne, Switzerland, Monday, March 16, 2015. The United States and Iran are plunging back into negotiations in a bid to end a decades-long standoff that has raised the specter of an Iranian nuclear arsenal, a new atomic arms race in the Middle East and even a U.S. or Israeli military intervention. (AP Photo/Brian Snyder, Pool) ⓒASSOCIATED PRESS

이란 핵 문제로 수년간 협상이 진행되어왔다. 이란과 6개 주요 국가의 협상자들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의 틀을 타결할 수 있는 기한은 이제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이란과 P5+1(고정 유엔 안보리 국가 다섯+독일)은 이란 핵 협상 마감 날짜를 3월 31일로 정해뒀다. 협상 틀이 결정되면 6월 말까지 세부적인 사항이 조정될 예정이다.

이번 협상은 이란이 원자력 발전 기술을 이용해 핵무기 개발에 나설 것을 우려하는 세계 주요 국가들의 걱정에서 발족됐다. 이란은 평화로운 목적에서 원자력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국제 위기관리 협회(International Crisis Group)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알리 바에즈와 이번 협상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이번 협상을 통해 이란과 세계 주요 국가들이 목표로 삼는 것은 뭔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지난 12년 동안 국제 사안으로 다뤄져 왔으며 이란과 서방 국가들의 대립 사유였다. 이란 입장에서는 핵 개발을 정상화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이차적 목표는 핵 개발로 야기된 경제적 제재를 푸는 거다. P5+1은 이란의 핵이 정말로 평화로운 목적으로만 개발되기를 바란다. 따라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자 한다.

2013년 11월 양측 각자의 궁극적인 목표를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우선 단기적 경제제재 완화에 대한 대가로 이란은 당시 가동 중이던 핵 개발을 중단했다. 이란이 이번 협상에서 바라는 것은 더 확실한 경제제재 완화다. P5+1이 바라는 것은 이란이 기존의 핵 개발을 중지하는 것은 물론, 핵 개발이 평화로운 목적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사찰단이 평가할 수 있게 감시 체계를 수립하는 거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안건은?

=협상이 진행형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전개되고 있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실현 가능성 있는 협의문이 어떤 것일는지는 추측할 수 있다. 우선 원자력 발전소나 핵무기 일부로 이용 가능한 우라늄 농축 활동을 이전 수준으로 돌릴 것이다. 약 2만 개 되는 기존의 원심분리기를 6천에서 8천 개 수준으로 줄일 거다. 또 이미 농축된 우라늄양을 약 8천 킬로에서 천 킬로 미만으로 내릴 거다. 이런 조치가 이뤄진다면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하려고 해도 그 기간이 현재 예상인 3개월에서 12개월로 늘게 된다. 그 대가로 이란에 대한 이제까지의 경제 제재가 순차적으로 제거될 거다.

-'좋은' 협상이라고 볼 수 있는가?

=좋다는 것은 관점에 따라서 다르지만, 기억해야 할 점은 이거다. 원래 외교라는 건 모든 대상이 완벽하게 만족할 만한 대답을 내놓을 수는 없고, 결국 타협이라는 게 요구된다. 잘 분석해보면 이번 협상으로 이란의 핵 개발이 사실 거의 차단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선 좋은 협상이라고 생각한다. 위험 요소를 모두 제거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없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협상이 이뤄지면 이란은 우라늄 농축 활동을 되돌릴 것이고, 협상이 없다면 이란은 농축 용량과 핵 개발을 더 강화해 몇 달이 아니라 몇 주 사이에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될 거다. 검사 체제도 협상을 통해 예상할 수 있는 그런 엄격한 검사 체제보다 훨씬 더 약할 거다. 그리고 이미 비축된 농축 우라늄양이 줄어들기는커녕 증가할 거다.

만약 협상이 없다면 1년에 핵무기 1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의 플루토늄 생산 중수형 원자로를 이란이 보유하게 될 텐데, 그렇게 되면 플루토늄 조각을 이용한 핵무기를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협상이 되면 원자로를 변형하여 1년에 1킬로 미만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로 변한다. 그럴 경우 이란은 8년이 걸려야 핵무기를 완공시킬 수 있게 된다.

이란 입장에선 협상이 된다면 경제 제재만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 시장에 다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협상 없이는 계속 격리 상태로 남게 되고, 제재도 더 심해질 것이며 최악의 경우 증폭되는 대립으로 무력행사까지 감수해야 될 수도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 중인 미국 외 5개국과 이란

-이번 협상을 보는 이란의 관점은?

=8천만 명의 인구를 가진 이란은 매우 큰 국가이자 다원적 문화가 존재하는 국가다. 따라서 다양한 반응이 감지된다. 이란 정부가 도입한 기존 협상 방안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사람들도 있지만 또 지지하는 수도 많다. 협상이 깨지기를 바라는 매우 시끄러운 소수 강경세력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란인은 경제 제재로 인해 겪어온 수년 동안의 어려움과 격리 상태에 지쳐있다. 2013년 대선에서 하산 루하니가 정권을 잡게 된 사례만 봐도 이란인 대다수가 이 문제가 타결되기를 바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중과 언론의 총체적인 지지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또 정치 지도층도 협상을 지지하고 있다.

-47명의 미국 공화당 상원들이 서명한, 이번 협상을 다음 미국 대통령이 백지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 편지를 이란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전체 협상이 무산되길 바라는 의도에서 편지가 보내졌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있다. 이란 언론과 당국의 반응을 관찰한 결과, 편지 내용은 목표물을 빗나갔다. 우선 이란인들은 그런 말에 별로 놀라지 않는다. 왜냐면 미국 의회가 백악관이 하는 일에 협조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아니까. 이란이 미국 정부와 타결한 협상안 중 경제 제재에 관한 사항들은 미국 의회에 승낙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도 안다. 따라서 미국 의회가 경제 제재를 제거하지 않으면 이란도 약정을 안 지킬 것이다.

또 이란은 미국 경제제재보다는 유엔 경제제재에 더 중점을 두어왔다. 왜냐면 유엔 경제제재가 다른 국가들의 제재 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다음 미국 대통령이 이번 협상을 폐지한다고 해도 유엔의 뒷받침 없이 미국은 다른 국가들의 협조를 얻기 어려울 거다. 협상 초기 단계에서 유엔 경제 제재를 제거하는 것이 이란의 목표다.

-이란 협상을 미국 공화당 의원들만 이번 달에 비판한 게 아니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미국 의회 연설에서 이번 협상을 '나쁜 협상'이라고 열거하였다. 그런 그의 발언에 이란은 놀랐나?

=일반 이란인들은 이번 협상이 그 정도로 정치화될 줄은 몰랐기 때문에 꽤 놀라는 눈치였다. 네타냐후 연설은 처음으로 협상을 파벌 이슈로 보여지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란이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느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 이란이라는 국가가 더 이상 발전하면 안 된다는 속내가 네타냐후 내면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이란은 알고 있다.

연설 이후 많은 미국 민주당 의원이 네타냐후를 배척하게 됐는데, 네타냐후와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협상에 맞서기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왜냐면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무효로 만들 만큼의 상원 지지표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설은 매우 강했지만, 이스라엘 총리와 공화당 의원들이 일부러 협상을 무효화하기 위해 불가능한 요구를 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 거다. 이란에 더 많은 압력을 가하기 위해 민주당 지지가 중요했는데 네타냐후의 연설과 공화당 의원들의 편지 때문에 그런 지지는 이제 자취를 감췄다.

-이번 협상을 통해 확실한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가?

=난 조심스럽게 낙관적이다. 지난 몇 주 동안의 대화로 가장 까다로운 농축 문제가 어느 정도 타결됐기 때문에 말이다. 미래 이란의 농축 수용력에 대한 문제 해소로 다른 사안도 덩달아 해결될 수 있다. 이렇게 이란 핵 문제 타결의 가능성이 높아진 건 처음이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What You Need To Know About The Iran Nuclear Negotiations를 번역, 가공한 글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이란 핵 협상 #핵 #원자력 #이란 #중동 #네타냐후 #핵무기 #국제정치 #국제 #분쟁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