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5·16을 쿠데타(군사정변)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오랫동안 답을 회피하다가, 청문회 공개부분 마지막 순서에 마지못해 수긍했다.
- 5·16을 쿠데타라고 생각하나.
= (5·16 쿠데타의) 용어에 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 교과서에 쿠데타로 돼 있다.
= 교과서를 보지 못했다. 그렇게 규정하는 용어에 대해 굉장한 생각을 해보지 않았고 개념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 교과서에 있는 5·16 쿠데타를 '잘 모르겠다'라고 하는 건 솔직하지 않다.
= 역사적 사건을 국가 안보에 기여했느냐 안 했느냐는 관점에서 보면 5·16은 국가 안보를 강화한 역사적 계기가 됐다. 그때 60년대 우리가 굉장히 북한보다 어렵지 않았느냐.
- 그건 사사로운 생각 아닌가.(맞다) 국정원장에 취임하면 다른 정의를 가져야 하지 않겠나.
= 연구하고 검토하겠다.
- 5·16을 지지하는 육사 생도들의 행진에 참여했다.(당시 육군 사관학교 3학년)
= 그 때는 특별한 생각이 없었다. 그냥 나오라니까 나간 것이다.
- 그렇다면 5·16은 안보적인 관점에서 의거였고, 국운의 결단이었다고 생각하는 건가.
= 연구를 더 하겠다.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자, 이 후보자는 결국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했다.
"법률적, 학술적으로 군사정변, 군사쿠데타로 규정하고 있음을 확인하였음. 확인결과 군사정변, 군사쿠데타로 볼 수 있겠음."
그러자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교과서에 나오고, 아이들도 다 아는 걸 국정원장 후보자가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거 연구 안해도 애들도 다 안다. 이미 토론이 끝난 거다. 국정원장 후보자께서 이렇게 (마지못해 에둘러)답변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다. 안보에선 국민의 신뢰도, 경제성장도 중요하다. 안보는 꼭 후보자께서 보는 그 관점만 안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