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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의 늪 : 한국 경제성장률 6분기 연속 0%대 전망

  • 허완
  • 입력 2015.03.17 06:18
  • 수정 2015.03.17 06:21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 등 경기 부양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한국 경제는 '저성장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초 실물지표 부진에 1분기 경제 성장률도 0%대에 그쳐 6분기 연속 0%대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국내외 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을 잇달아 검토 중이다.

15일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연초 산업생산과 수출 등 지표가 부진하고 소비 심리도 좋지 않아 전기 대비 1분기 성장률이 0%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성장률이 낮았던 작년 4분기에 대한 기저효과가 있을 텐데도 0%대라면 경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소 관계자도 "유가 하락에 따른 효과가 소비 등에서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등 1분기 경기 회복 흐름이 당초 전망보다 약하다"라며 "4분기가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그보단 좋아지겠지만 전분기 대비 0%대 성장률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은 세수 부족에 따른 재정 집행 차질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쳐 9개 분기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도 이보다 성장률이 크게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3년 3분기 1.1%까지 오른 전기비 성장률은 그해 4분기 0.9%를 시작으로 지난해 1분기 0.9%, 2분기 0.5%, 3분기 0.9%, 4분기 0.4%까지 계속 0%대에 머물고 있다.

이번 1분기도 0%대로 나타나면 6분기 연속 0%대 성장을 지속하는 것으로, 2011∼2013년 9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 기록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의 부진을 딛고 올해 1분기에는 경기가 반전할 것으로 애초 전망했으나 연초 실물지표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1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7% 줄었으며, 특히 광공업 생산 감소 폭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3.7%에 달했다. 수출도 1월과 2월 각각 0.7%와 3.4% 줄었고 1월 소비도 3.1% 감소했다.

여기에 물가상승률이 3개월째 0%대에 머무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통상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효과 등으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1분기부터 부진한 성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간 성장률 전망에도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국내외 기관들은 3% 중후반대로 발표했던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하거나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올해는 전기비 성장률이 4분기보다 크게 높아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2∼4분기에 1%씩 성장해도 연간 성장률은 국내외 기관들의 기존 전망치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심상찮은 경기 상황에 지난 12일 금리 인하를 단행해 사상 첫 1%대 기준금리 시대의 막을 연 한은은 올해 1월에 제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3.4%)를 내달에 다시 하향 조정할 것임을 예고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3.4%를 내놨던 LG경제연구원은 경기 하방 위험이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해 오는 4월 경제 전망을 수정할 방침이다.

LG연 관계자는 "1∼2월 등 1분기 수치 흐름을 봤을 때, 금리 인하 등 정책 효과를 어느 정도 감안하긴 하겠지만 기존 전망보다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저유가가 긍정적이긴 하지만 소비심리가 워낙 위축돼 있어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3.7% 전망치를 발표한 금융연구원도 하향 조정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금융연 관계자는 "(3.7%에) 지난해 4분기가 반영이 안 돼 있는데, 4분기를 반영하면 3.3% 정도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수출 부진 등을 고려해서 더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연구원(3.7%)과 현대경제연구원(3.6%)도 전망치 하향 조정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오는 5월에 거시경제 지표 전망치를 조정할 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KDI는 지난해 12월에 올해 성장률을 3.5% 내외로 전망하면서 "세계경제가 예상대로 성장세를 회복하고 대내적으로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이 원활히 실행될 경우"라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당시 KDI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3.8%로 기준을 잡았다. 하지만 IMF는 지난 1월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로 하향 조정해 KDI가 5월에 기존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외국 기관들은 이미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렸다.

IMF는 지난달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3.7%로 내렸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10일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5%로 하향해 처음으로 2%대 전망치를 내놓기도 했다.

데카방크(3.3%→3.0%), 무디스(3.4%→3.0%), IHS이코노믹스(3.1%→3.0%), 도이치방크(3.6%→3.4%) 등도 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낮췄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 교수는 "올해 성장률은 3% 달성이 힘들 것 같다"며 "앞으로의 경기 회복 여부는 부동산 시장 온기에 힘입은 건설투자 증가와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 회복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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