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유로화 급락 : 유럽으로 눈길 돌리는 직구족들

  • 허완
  • 입력 2015.03.16 07:21
  • 수정 2015.03.16 07:22
ⓒShutterstock / Peter Bernik

유럽으로 눈을 돌리는 ‘직구(직접구매)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9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환율 덕분이다. 머니투데이가 16일 전한 한 주부의 사연을 보자.

주부 진수아씨(35·가명)는 유럽 해외직구를 통해 국내 판매가의 3분의 1도 안되는 값에 전기레인지(인덕션)을 설치했다. 진씨가 독일 아마존에서 찾아낸 제품은 유명 가전브랜드 지멘스의 인덕션(EH675MV17E)으로 가격은 599.99유로(한화 71만9000원)였다.

이 제품의 국내 백화점 판매가는 428만원. 진씨는 "제품가격에 해외배송 대행비 15만원, 관세 14만원, 설치비용 30만원까지 총 130만원 정도 들었다"며 "인덕션을 설치하는데 3주정도 걸렸지만 손품을 판 덕분에 300만원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3월16일)

보도에 따르면, 한 해외배송대행 전문 사이트 자체 통계에서 올해 1~2월 독일 직구는 1년 전에 비해 2.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가장 인기가 높았던 직구 대상 국가는 미국이었다. 지난해 5월 관세청이 발표한 통계를 살펴보면, 미국으로부터의 직구가 전체 해외직구의 74%를 차지했다. 독일은 5% 수준에 불과했다.

유럽이 직구족들의 공략 대상으로 새롭게 떠오른 건 환율 때문이다. 유로화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유로 환율은 지난 13일 현재 1198.45원으로 지난해 12월31일(1322.42원)보다 9.4% 하락했다. 원·유로 환율이 119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06년 1월 이후 9년만에 처음이다.

특히 해외 직구가 급증했던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11월28일) 당시 환율과 비교하면 4개월새 13.1%(유로당 180원)나 떨어졌다. 면세한도(한화 15만원) 기준으로 따져봐도 지난 연말에는 113유로 이하 상품만 세금이 면제됐지만 지금은 125유로 이하 상품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머니투데이 3월16일)

유로 환율이 떨어진 건 3월부터 시작된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양적완화는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경기부양 정책이다. ECB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로존의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

물론 국내 직구족들은 유럽의 경제 상황보다는 지금의 이 유로화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더 관심이 많을 게 분명하다.

ECB는 지난 1월 ‘3월부터 최소한 내년 9월까지’ 월 600억 유로씩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양적완화 조치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도 유로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심지어 유로화가 계속 떨어져 올해 연말에는 ‘1달러=1유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직구족들이 기억해야 할 결론은 하나다. 유럽, 이제 유럽이다.

관련기사 :

유로화 '바닥 모를' 하락...'1달러=1유로 시대' - YTN

Euro's slide in 60 seconds - FT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