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9호선 봉은사역' 놓고 불교 vs 개신교 '충돌'

  • 원성윤
  • 입력 2015.03.13 08:55
  • 수정 2015.03.13 10:15
ⓒflickr : Jirka Matousek

봉은사역 명을 놓고 불교계와 개신교가 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서울시는 이 역의 이름을 ‘봉은사’로 확정 고시했지만, 기독교 단체에서 ‘종교 편향’을 주장하며 시에 가처분신청 제기 방침을 밝히는 등 종교 간 갈등 양상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1. 봉은사역 vs 코엑스역

개통을 앞둔 서울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의 명칭을 놓고 개신교 측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특정 사찰 이름 대신에 인접한 코엑스 이름을 넣어 코엑스역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불교계의 생각은 다르다. 문화일보에 따르면 역명 병기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고, 인근 삼성역에 코엑스를 뜻하는 ‘무역센터’를 병기하고 있는 만큼 봉은사역에 코엑스를 또 병기할 필요는 없다는 이유였다.

또 서울시의 ‘역명 제·개정 절차 및 기준’에 따르면, 해당지역과 연관성이 뚜렷하고 지역실정에 부합하는 옛지명, 법정 동명 등이 없을 경우 ‘역사에 인접하고 있는 고적, 사적 등 문화재 명칭’ 등으로 역명을 선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 불교계 “총신대역, 신학대학 지하철역도 있으면서”

불교계에선 “코엑스는 30년도 안 됐지만 봉은사는 1200년이 넘은 문화유산”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전국에 망월사 백양사 희방사 직지사 등 사찰 이름을 딴 역(전철 포함)이 많은데 왜 봉은사만 문제 삼느냐는 항변이다.

BBS ‘양창욱의 아침저널’에 출연한 퇴휴스님은 이렇게 설명한다.

퇴휴스님 : 그럼 오늘날 각 동네마다 보면은 버스 정거장이나 마을버스 정류장이 수 없이 있는데 교회이름, 성당이름 등등의 이런 종교 이름을 딴 그런 정거장들이 많지 않습니까? 또는 역명 가운데 총신대역이라는 신학대학, 역에서 몇 km나 떨어져있는 그 신학대학 이름까지 따가지고 짓는단 말이에요? 이런 것들을 봤을 때 유독 봉은사역을 문제 삼는다라고 하는 거 자체가 이건 불합리하고 일방적 주장이다, 특히 봉은사라고 하는 곳 자체가 서울의 대표적인 지역이다 보니까 아마도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 것 아니겠느냐 이렇게 보고요. 그 다음에 이제 봉은사 주변 일대, 뭐 코엑스, 경기고, 경기고등학교죠? 어느 자동차 회사에 팔린 한전 부지. 그 일대가 전부가 다 봉은사 땅이라는 건 역사적 사실 아닙니까? (3월 10일, BBS 양창욱의 아침저널)

3. 개신교계 “친불교 성향 박원순 시장 개입”

개신교 단체는 또 “친(親)불교 성향의 박원순 시장이 개입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박 시장은 취임 전 봉은사의 미래위원장(2007∼2010년)을 지낸 바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 특수관계인 국민일보는 2월23일 기사에서 박원순 시장에 대해 “서울시의 불교 지원 예산도 급증했다”며 “올해 서울시의 불교 예산은 51억7450만원으로 오세훈 전 시장 때보다 2.6배 이상 늘었다. 개신교 예산은 1억5000만원, 가톨릭은 3억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는 “박 시장이 템플스테이·불교박람회 지원, 전통사찰 관광자원 조성 등 친불교 정책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정책이 그해 8월 발표한 ‘조계사 부근 성역화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22년까지 2600억∼3500억원을 투입해 조계사 부근 2만8577㎡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로, ‘조계종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불사(佛事)’로 불린다. 극락전, 팔상전, 템플스테이 체험관을 새로 건립하고 불구점, 승복집, 불교서점, 관광버스 지하 주차장 등을 만들어주는 사업으로 거액의 혈세지원이 예상된다. (국민일보, 2월 23일)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사회 #봉은사역 #역명 논란 #봉은사 #박원순 불교 #개신교 반발 #개신교 #봉은사역 코엑스역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