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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 이후 : 사진작가들이 3/11 일본 대지진의 상처를 사진으로 표현하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해자(Japanese Trench) 바닥에 있는 두 개의 플레이트가 어긋나는 일이 벌어졌다. 지역인들은 그때까지 한 번도 느끼지 못한 대 요동을 겪었다. 9.0 위력의 도호쿠 지진은 6분 이상 계속됐으며 그 여파가 얼마나 컸던지 일부 지역의 토향이 거의 8미터나 위로 솟구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1900년 이후 세계에서 4번째로 가장 큰 지진이었으며, 일본 역사상 가장 큰 지진이었다.

2011:04:02, Minamisanriku, Motoyoshi, Miyagi Prefecture from North East Earthquake Disaster Tsunami 2011 Portfolio, 2011, Miyoshi Kōzō

그런데 지진은 소위 말하는 '삼대 재앙'의 시초였을 뿐이었다. 한 시간도 채 안 되어 대형 쓰나미가 일본 해안을 엄습했고 수많은 해변 마을을 한꺼번에 삼켰다. 마지막으로, 거의 10미터나 되는 파도가 도쿄 북쪽에 위치한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 발전소를 덮치면서 발전소의 작동이 중단됐다. 그 결과로 발전소 원자로 중에 반이 과열됐고 핵원료가 폭발하며 방사선 낙진 가능성을 야기했다. 수만 명의 지역인들이 집을 버리고 대피했다. 그리고 수천수만 톤의 물로 발전소 폭발을 방지하려는 사투가 시작됐다. 그런데 2011년 11월 도쿄 전력은 적어도 45 톤의 방사성 물이 발전소에서 빠져나갔으며 태평양에까지 번졌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3/11로도 알려진 이 삼대 재앙 사건은 일본에 크나큰 타격을 입혔다. 2015년 2월까지 사망자 수 만 15,89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경제적인 손해는 2,500억 달러에서 5,000억 달러 사이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런 끔찍한 사건의 진정한 비용은 측량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이번에 열린 ‘재앙 이후: 3/11에 대한 일본 사진작가들의 반응’이라는 전시회는 이 엄청난 비극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한다.

Rasen kaigan (Spiral Shore) 45 from the seris Rasen kaigan (Spiral Shore), 2012,

Shiga Lieko

이번 그룹 전시회에선 17명의 사진작가가 약 100편의 작품을 공동으로 발표했다. 일본의 유명 작가서부터 유망한 신인 작가까지 나이는 28세에서 82세까지 다양한 인사가 포함됐다. 이런 끔찍한 일이 왜 생겼는지 정의하기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들은 2011년 3월 11일 재앙과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과거를 기록하려고 한다.

전시회를 주관한 앤 E. 해빙가는 “3/11에 대한 일본 사진작가들의 반응은 매우 빨랐다. 초기부터 좋은 작품들이 나왔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들의 다양한 시각을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 매우 독특한 면은 여기 소개된 여러 작품들이 서로 소통한다는 것이다.”

전시회는 보스턴 미술관에서 개최되고 있는데 모두 두 부분으로 나눠졌다. 한 부분은 지진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다른 부분은 후쿠시마 재앙에 대한 주제를 다룬다. 분노, 고통, 황량함, 때로는 아름다움을 묘사하며 작가들은 사진이란 매체의 한계에 도전한다.

’11 6 2, 2011, Nobuyoshi Araki

악명 높은 일본 포토그래퍼 중 하나인 아라키 노부요시도 이번 전시회에 참여했다. 그는 자기의 번뇌 상태를 묘사하기 위해 238개의 필름을 가위로 긁었다. 깊은 흠이 죽죽 간 흑백 사진들이 그 결과인데, 노출된 상처 또는 도움을 요청하는 손톱 긁기 같은 느낌을 준다. 신페이 마케다는 매우 이색적인 방사능 사진법이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방사능 영향을 입은 지역을 묘사했다. 그는 후쿠시만 현 근처에서 방사선을 받은 토양을 모았다. 매우 공포스러운 현실을 시각적으로 모호하게 담은 그의 이미지는 방사선에 노출된 토양을 무슨 별자리를 묘사하는 것처럼 이상하면서도 아름답게 나타낸다.

Trace #16, Lake Hayama (Mano Dam) from the series Trace, 2012, Shimpei Takeda

깊은 비극 속에도 예술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보여줬다. 각자의 방식에 따라 사건에 대해 기억하고 질문하며 경이로움을 표시했다. "작가들은 파도가 빚어낸 피해에 집중하기보다는 쓰나미로 파괴된 커뮤니티가 입은 물리적, 정신적 파장을 묘사했다."고 보스턴 미술관은 성명으로 밝혔다. "후쿠시마 발전소의 폭발을 기록하기보다는 타격받은 지역을 덮고 있는 보이지 않는 핵 입자와 그런 부분이 일본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사진작가들이 이 주제를 직설적으로든 은유적으로든 계속 다룰 거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다음 세대의 사진작가들도 그 발자국을 따를 거라고 확신한다."

전시회 '재앙 이후: 3/11에 대한 일본 사진작가들의 반응'은 4월 15일부터 6월 12일까지 보스턴 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아래는 이번 전시회 작품의 일부다.

*이 기사는 허핑턴포스트US의 Japanese Photographers React To The Tragic Aftermath Of Japan's 'Triple Disaster'를 번역, 가공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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