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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잘 나가는 미국경제, 금리 조기인상?

  • 허완
  • 입력 2015.03.11 05:55
  • 수정 2015.03.11 06:03
Federal Reserve Chair Janet Yellen removes her glasses as she testifies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Wednesday, Feb. 25, 2015, before the House Financial Services Committee hearing:
Federal Reserve Chair Janet Yellen removes her glasses as she testifies on Capitol Hill in Washington, Wednesday, Feb. 25, 2015, before the House Financial Services Committee hearing: ⓒASSOCIATED PRESS

미국의 양호한 고용 상황이 되레 뉴욕 증시에 악재가 되고 있다.

지난주 발표한 2월 고용 지표가 좋게 나온 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조만간, 이르면 6월께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조기인상론에 다시 불을 지핀 탓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그렇지 않아도 주요 통화와 비교해 초강세를 보이는 달러화의 가치를 더욱 밀어올림으로써 외국에서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신흥국 금융 시장도 외화자본 유출 등으로 말미암아 요동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내주 17∼18일 열릴 금리·통화정책 회의, 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전격 단행하고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한 출구 전략에 본격 돌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도 지난해 12월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적어도 향후 두 차례 회의, 즉 올해 1월 및 3월 회의에서는 정책 변경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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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주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성명에서 '인내심'(patient)이라는 단어가 빠진다면 연준이 다음 차례인 6월 FOMC 회의에서 첫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논리와 전망이 더욱 탄력을 얻고 실제 그렇게 될 공산도 크다.

연준은 11년 전인 2004년에도 1월 FOMC 회의 때 '상당기간(considerable time) 초저금리'라는 용어를 '인내심 발휘'라는 표현으로 대체하고 나서 5월 회의에서는 이 언급마저 없앤 뒤 6월부터 1%였던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따라서 2008년 12월부터 제로(0) 수준인 0∼0.25%의 초저금리 기조를 6년 이상 이어온 연준이 6월 FOMC 회의를 금리 인상 단행의 '적기'로 여긴다면, 또 과거 전철을 그대로 밟는다면 지난해 12월부터 '상당기간'을 대체해 선제안내(포워드가이던스)로 동원해온 '인내심' 용어를 이번 성명에서 빼버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마침 이번 회의에는 옐런 의장의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어 연준의 출구 전략 청사진을 상세하게 설명하기에도 시의적절하다.

이런 정황에다가 지난주 노동부가 발표한 2월 고용 통계(실업률 5.5%, 신규 일자리 29만5천 개 창출)가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보다 훨씬 좋게 나오면서 금리 조기인상론을 부채질한 셈이 됐다.

실업률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08년 5월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일자리는 올해 1∼2월 평균 26만7천 개가 만들어져 지난해 평균(26만 개)을 상회하면서 1999년 이후 가장 왕성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기·고용 상황에 파란 불만 켜진 게 아니고 국제 유가 하락과 달러화 강세 현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떨어져 각종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2%)를 훨씬 밑돌고 있어 연준이 쉽사리 정책 변경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난주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2만 건으로 한 주 전보다 7천 건 증가하면서 최근 10개월간 최고치까지 상승한 게 그 사례다.

게다가 실업률 하락과 고용 확대가 연준이 원하는 대로 임금 근로자의 소득 상승이나 시간제(파트타임) 근로자의 전일제(풀타임) 전환 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연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어쨌거나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에서 '나 홀로' 선전하는 미국 경제를 고려하면 연준이 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초 등으로 마냥 늦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최근 대세를 이루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 소재 OANDA의 크레이그 얼람 선임 시장분석가는 이날 AP 통신에 "6월이건 9월이건 연준 금리 인상은 반드시 올 것이고, 그것도 머잖았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말,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미국 연준의 발표 소식을 전하는 미국 TV 뉴스의 자막.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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