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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 강할수록 영웅은 강해진다

강적은 영웅이 피해 갈 수 없는 기본 코스이지만 복수는 그렇지 않다. 위대한 영웅은 결코 복수하지 않는다. 시련의 목적지는 성공이지 복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화 <드래곤 볼>을 다시 떠올려 보자. 주인공 손오공은 적들을 무찌르고 그들의 친구가 된다. 그리고 더 강한 적이 나타났을 때, 친구가 된 예전의 적들은 든든한 동료가 되어 영웅과 함께 싸운다. 손오공은 복수하지 않았다, 용서했다.

  • 김우정
  • 입력 2015.03.11 13:43
  • 수정 2015.05.11 14:12

자, 와라 크라켄! by Captain, Jack Sparrow

강한 적이 위대한 영웅을 만든다.

80년대를 강타했던 만화 <드래곤 볼>은 주인공 손오공의 성장 드라마다. 야무치, 천진반, 피콜로, 베지터, 프리져, 셀, 마인 부우... 이름만 나열해도 어마 무시한 손오공의 적들이다. 지구와 우주를 지키기 위해 손오공은 목숨을 걸고 적들을 무찌른다. 전투를 치르면서 초샤이어인으로 성장하는 손오공을 보는 재미가 이 만화의 관전 포인트다. 적이 강해질수록 주인공도 강해진다는 대표적인 이야기.

우리의 선장 잭 스페로우 또한 강한 적들을 만나면서 성장한다. 캡틴 바르보사와 데비 존스, 검은 수염 같은 해적들부터 제임스 노링턴 같은 해군 제독, 그리고 스페인의 국왕까지. 잭의 적들도 하나하나가 결코 만만치 않다. 강적은 위대한 영웅을 만든다. 부패의 끝에서 배신은 시작되고 독재의 정점에서 혁명이 탄생하듯이, 세상을 구하는 영웅에게 거대한 적이 선사하는 혹독한 시련은 기본 옵션이다.

리더의 인생은 결코 순탄할 수 없다. 사업을 하는 리더는 더더욱 그렇다. 제품 개발, 투자 유치, 판로 개척 등의 곳곳에 적이 도사리고 있다. 사업의 적은 모방, 불황, 도산 등의 이름으로 리더를 괴롭힌다. 하지만 가장 상대하기 힘든 적은 내부의 적이다. 가장 믿었던 사람의 배신이야말로 가장 치명적인 결정타가 될 수밖에 없다. 잭 스페로우 역시 믿었던 부하와 사랑하는 연인에게 배신 당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복수.

강적은 영웅이 피해 갈 수 없는 기본 코스이지만 복수는 그렇지 않다. 위대한 영웅은 결코 복수하지 않는다. 시련의 목적지는 성공이지 복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화 <드래곤 볼>을 다시 떠올려 보자. 주인공 손오공은 적들을 무찌르고 그들의 친구가 된다. 그리고 더 강한 적이 나타났을 때, 친구가 된 예전의 적들은 든든한 동료가 되어 영웅과 함께 싸운다. 손오공은 복수하지 않았다, 용서했다.

잭 스페로우 역시 마찬가지다. 괴팍한 성격 탓에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그 또한 결코 복수를 위한 항해를 떠나지 않는다. 자신을 배신했던 캡틴 바르보사의 저주를 풀어주고(물론 자신도 풀어야 했기 때문에), 자신을 팔아넘겼던 윌 터너에게 플라잉 더치맨의 선장이 되는 관용(물론 자신이 하기 싫어서)을 베푼다. 수많은 적들이 잭을 죽이려고 하지만 그저 도망칠 뿐, 복수 따윈 안중에도 없다.

강한 적을 만나 본 리더들은 안다. 그들로 인해 내가 성장할 수 있었음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그 시련이 나를 더욱 성숙한 리더로 만들어 주었음을. 그렇다고 더 강한 적을 애써 찾아 나설 필요는 없다. 다만 두려움을 직시하는 용기로 무장할 뿐이다. 적은 늘 항상 언제나 나보다 크고 강하다. 그래서 두렵다. 하지만 결코 잊지 말자. 저 거대한 파도 뒤에 세상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보물섬이 있다는 사실을. Drink up, me 'earties, yo ho!

중요한 건 목적이 아니라 과정 이랬지! by Captain, Jack Sparrow

본 원고는 리더십 전문 매거진 월간 '리더피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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