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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라니아 왕비 "IS에서 I를 빼자. 그들은 전혀 이슬람적이지 않다"

요르단의 라니아 왕비는 자칭 IS(Islamic State)라고 부르는 조직에는 이슬람적인 면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그녀는 지난 3월 5일 허핑턴포스트가 개최한 '직업의 미래' 컨퍼런스에 참석 중이었다. 허핑턴포스트 창립자인 편집인 아리아나 허핑턴과의 대화 중 라니아 왕비가 "IS에서 I를 제거하면 좋겠다. 왜냐면 그들은 전혀 이슬람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녀는 "IS는 종교와는 아무란 관계도 없는 광신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적인 공조 차원에서도 그 조직의 종교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것은 이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들에게 당치 않은 합법성을 부여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라니아 왕비는 또한 "IS는 '이슬라믹'이라는 명칭을 유지하고자 하는데, 그래야 그들을 겨냥한 모든 행위를 자동으로 이슬람에 대한 전쟁이라고 정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바라는 대로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자기들의 투쟁이 서양과 이슬람 사이의 대립처럼 인식되는 거다. 그래야 단원 모집이 더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그녀는 IS에 대한 조치를 아랍권에서 주도하고 다른 국가들은 조연 역할을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런 전략 중 하나가 특히 청소년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차원에서의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이슬람권의 정체성을 IS가 맘대로 납치하여 임의로 정의하게 두면 안 된다. 우리의 이야기는 우리가 밝혀야 한다."

라니아 왕비는 "극단주의자들은 인류를 종교와 문화적인 단층선으로 나누어 아랍인과 무슬림에 대한 서양의 고정관념을 더 부추기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쟁은 문명 세계와 이 세계를 중세로 돌려놓고자 하는 미친 세력과의 싸움이다. 그런 시야로 이 문제를 주시하면 우리 모두가 함께 협력해야 하는 사안이라는 것이 자명해진다."

라니아 왕비는 사람들이 IS에 입문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다고 했다. 즉, 소속감, 모험심,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가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녀는 그 구조를 피라미드 형태라고 설명했다.

"피라미드 꼭대기에는 조직의 이념을 생성하는 이들이 있는데, 난 그들이 가장 사악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종교에나 극단주의나 광신은 존재하지만 그들은 주변부에 기생할 따름이다. 그런데 이 조직이 주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배후에 지지 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돈과 인프라로 그들을 지지했고, 그걸 기반으로 자기들의 이념을 확장할 수 있었다. 피라미드 중간에는 정치적인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즉, 자기가 사회에서 소외됐고 사회에 정의가 없다고 믿는 사람들 말이다. 피라미드 바닥에는 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사람들, 빈곤에 떠는 사람들, 실업자들이 있는데, 사실 이런 사람들이 현혹되기 가장 쉽다. 꼭대기의 몇몇을 빼 놓고는 사람들은 대체로 이런 취약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IS의 이념에 빠진다."

라니아 왕비는 사람마다 IS에 가담하는 이유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군사력을 포함해) 여러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조건 전장에서 이 싸움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이 전쟁의 중심에는 이념이 도사리고 있으며, 총알로 이념을 죽일 수는 없다. 더 좋은 아이디어로만 그런 이념을 제거할 수 있다."

*이 기사는 허핑턴포스트US의 Queen Rania: Let's Drop The First 'I' In ISIS. There's Nothing Islamic About Them을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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