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IS 유적 파괴'에 두려움 커지는 리비아

  • 허완
  • 입력 2015.03.09 07:13
  • 수정 2015.03.09 07:20
In this Saturday, Feb. 21, 2015 photo, Libyan soldiers try to fix a weapon that jammed during clashes with militants on the frontline in Al Ajaylat, 120 kilometers (75 miles) west of Tripoli, Libya. Army forces in Libya have been fighting Islamic and tribal militias since last September. (AP Photo/Mohamed Ben Khalifa)
In this Saturday, Feb. 21, 2015 photo, Libyan soldiers try to fix a weapon that jammed during clashes with militants on the frontline in Al Ajaylat, 120 kilometers (75 miles) west of Tripoli, Libya. Army forces in Libya have been fighting Islamic and tribal militias since last September. (AP Photo/Mohamed Ben Khalifa) ⓒASSOCIATED PRESS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가 이라크 고대문화 유산을 파괴하는 것을 지켜보는 리비아 고고학계에서 리비아 유적지가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리비아는 고대 지중해 문화의 중심지로 고대 유적이 즐비한 곳이다. 로마시대 유적지인 렙티스 마그나와 사브라타, 그리스 시대 유적지 키레네, '사막의 진주'로 불리는 가다메스 유적 등 5곳이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트리폴리대학 고고학연구소장인 무스타파 투르즈만 교수는 8알(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모든 게 예측 불가하다. 유적들, 특히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에 있는 유적들이 커다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세월 때문에 훼손된 유적은 복원을 하면 보호할 수 있지만 사람과 폭발에 의한 것은 보호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아직 IS가 리비아 유적을 파괴하진 않았지만 지중해 연안의 데르나와 시르테를 장악한 IS에 유적들이 마음만 먹으면 곧 닿을 위치에 있다.

관련기사 :

리비아 고고학계는 2012년 말리 내전 기간 팀북투의 문화 유적을 지키려는 고고학계의 노력을 본받아 박물관 출입을 봉쇄하고 일부 작은 유물들은 숨겨놓기도 했지만 역부족이라고 호소한다.

유네스코 주재 리비아 부대사로 지명된 하페드 왈다는 "IS 행태를 보면 리비아에서도 일부가 따라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며 "치안 부재와 혼돈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염려한다.

뚜렷한 방안이 없는 리비아 고고학계는 일단 외부에 유적 보호를 위한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영국 레스터대학의 데이비드 마팅리 교수는 고대 유적을 파괴하는 모술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리비아 고고학계 인사들과 유네스코 내 아랍권 대표들 사이의 이메일이 많아졌다면서 "그들의 메시지는 '도와달라. 리비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은 끔찍한 일이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다만 학계의 우려가 비단 IS를 향한 것만은 아니다.

2011년 시민군 봉기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축출된 이후 잠시 안정을 찾는 듯 했던 리비아가 다시 내전에 빠져들면서 주민들에 의한 유적지 파괴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치안 부재를 틈타 약탈과 파괴가 자행되고 있다. 일부는 BC 1만2천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아카쿠스 암벽 벽화들의 일부가 파괴됐고 무장한 약탈자들은 1738년 건축된 트리폴리의 카라만리 모스크의 타일과 대리석들을 훔쳐가기도 했다.

더욱이 법질서 부재 속에서 유적지를 훼손하거나 잠식하는 건물들이 새로 들어서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왈다 지명자는 "현 시점에서 최대 위협은 주거지가 유적지를 잠식하는 것"이라며 한 가족이 키레네 인근의 고대 정착지를 완전 파괴해 새 집을 지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이 리비아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2013년 이집트에선 주민들이 외부에 덜 알려진 피라미드 옆에 묘지를 무단으로 만들기도 했다.

레스터대학의 마팅리 교수는 리비아의 현상은 이런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유적지 훼손과 파괴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마팅리는 위성 사진을 통해 리비아뿐만 아니라 중동 전체에 걸쳐 있는 150만개의 유적지들의 손상 여부를 관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최근 사막 도시 주윌라에서 10세기에 지어진 이슬람 묘지들이 파괴된 것을 발견했다.

리비아에서 내전이 진행되는 탓에 유적 보호가 더 힘든 일이 되고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관련기사 : Isis vandalism has Libya fearing for its cultural treasures (가디언)

이슬람국가(IS)의 유적 파괴 on The Huffington Post

Life After Qaddafi — Libya: A Broken State - VICE NEWS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