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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권 주자 벤 카슨, '감옥에서 동성애자 되는 것'(동영상)

  • 박수진
  • 입력 2015.03.06 14:41
  • 수정 2015.03.09 13:21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벤 카슨이 "이성애자가 감옥에 가서 동성애자가 돼 출소한다"고 발언해 큰 비판 여론에 부딪혔다.

샴쌍둥이 분리 수술에 성공하는 등 신경외과 의사로 명성을 쌓은 벤 카슨은 지난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곧바로 정치 경력을 시작했다. '오바마케어'를 비판하며 정치적 유명세를 얻었고,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크리스챤포스트에 따르면 카슨은 지난해 한때 공화당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테드 크루즈에 이어 2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카슨은 CNN에 출연해 동성결혼 합법화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가 반대의 뜻을 밝히며 앵커와 나눈 대화 중 논란이 된 부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카슨: 저는 헌법에 적힌 대로 할 겁니다. 국민들 뜻대로요.

앵커: 국민들 100%가 동성 결혼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답한다면요? 노예제나 다른 소수자 문제도 여론에 따라 법이 바뀌었는데요.

카슨: (동성결혼은) 경우가 다릅니다. 사람들은 인종을 자기 마음대로 정할 수 없습니다.

앵커: 성적 지향은 정할 수 있다는 건가요?

카슨: 물론이죠.

앵커: 선택으로 동성애자가 된다고 생각하세요?

카슨: 물론이죠. 이성애자들이 감옥에 들어가서 나올 때는 동성애자로 출소합니다. 그 사람들이 그 안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한번 스스로 답해보세요.

카슨은 이어 다음과 같이 자신의 반대 이유를 정리했다.

중요한 건 이겁니다. 동성애자들이 왜 결혼을 하려고 할까요? 권리를 원하기 때문이에요. 재산권, 자녀 접견권, 이런 것들이죠. 저는 사람들이 동성애자든 아니든, 동성애자들이 뭘 하든 상관 안 합니다. 그렇지만 (동성애자들이 그런 권리를 얻기 위해서) 결혼의 정의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이 대담한 인터뷰가 논란이 되자 카슨은 같은 날 저녁 사과했다. 그가 낸 사과문(일부, 링크) 중 주요 부분을 옮기면 이렇다.

저의 언어 선택이 동성애 문제에 대한 제 마음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동성애자가 되는지 저는 모릅니다. 상처가 되고 불화를 일으킬 만한 표현을 한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기분이 상하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저는 동성애자들에게 헌법에 명시된 보호와 인권을 보장해주기 위해 수년 동안 노력해왔습니다. 저는 동성애자들의 시민 결합을 지지합니다. 각 주가 동성결혼 합법화를 절차에 따라 거부할 권리도 지지합니다.

이 인터뷰는 카슨의 대선 출마 기금을 모으기 위한 위원회가 출범한 다음 날 나온 것이다. 허핑턴포스트US는 지난주 미국 보수주의정치행동회의의 연간 행사에서 진행한 공화당 예비 대권 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카슨이 4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카슨의 동성 결혼 관련 문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2013년, 카슨이 존스홉킨스의과대학 졸업식 초청 연사로 서기로 했다가 졸업식 직전 '동성 결혼 합법화는 수간과 소아성애로 이어질 것'이라는 발언을 하는 바람에 연설이 취소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카슨은 5일, 샌 해니티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더는 그 문제에 대해 발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밝힌 침묵의 이유는 '진보 언론이 동성애자 권리에 대해 질문하면서 말이 부풀려지는 상황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다.

영상: 샌 해니티 라디오 인터뷰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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