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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코 하람이 여성을 자살폭탄범으로 이용하는 이유

ⓒASSOCIATED PRESS

*허핑턴포스트는 매주 세계의 헤드라인에 거론되는 주제로 전문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보코 하람이 여성 자살폭탄범을 어떻게 악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영국 전문가 엘리자베스 피어슨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지난 3월 1일 온몸에 폭탄을 두른 어린 소녀가 나이지리아 동북부 포티스컴이라는 마을 시장에서 폭탄을 터트렸다. 자신은 물론 다섯 명이 사망했다. 목격자들에 의하면 소녀는 약 7세 정도로 보였다고 한다. 바로 전 주에도 근처에 위치한 다마투루라는 도시에서 젊은 여성이 자폭을 하면서 10여 명이 죽었었다. 목격자들은 폭탄범이 약 16세 정도 되어 보였다고 했다.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근처에서 구걸하던 어린이었다.

폭탄 사건의 배후에는 나이지리아 북동부를 무대로 무자비한 반란을 선동하고 있는 극단주의조직 보코 하람이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보코 하람은 작년 치복이라는 도시에서 수백 명의 여학생들을 납치했는데, 지난 1년 사이에 여성과 소녀가 주범인 자살폭탄 테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월드 포스트는 킹스칼리지 런던 국가안보학과의 '젠더 & 급진주의' 연구자인 엘리자베스 피어슨과 이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 그녀는 나이지리아 안보 네트워크 회원이며 나이지리아 여성 자살폭탄범 전문가이기도 하다.

-언제부터 보코 하람이 자살폭탄범을 이용했나?

=보코 하람의 첫 자살폭탄 사건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2011년에 첫 발생했다. 대단한 이변이었다. 왜냐면 나이지리아에 이전에는 자살폭탄 사례라는 자체가 없었고 따라서 사회 문화적으로 용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제 여성 자살폭탄 사건이 처음 발생했나?

=작년 6월에 첫 여성 자살폭탄 사건이 있었다. 어느 중년 여성이 나이지리아 북동부 곰베에 위치한 병사를 폭탄으로 살해했다. 6주 사이에 여섯 차례의 자살폭탄 사건이 발생했는데, 모두 여성이나 소녀가 벌인 테러였다.

-자살폭탄 빈도는 현재 어떤 어떤가?

=첫 '파도'라고 할 수 있는 작년 여름의 6주간에 걸친 폭탄 사례가 끝나자 약간의 소강 상태에 들어갔다. 그런데 11월부터 다수의 자살폭탄 사건이 매월 벌어지고 있는데 이제까지 집계된 바로는 27명의 여성/소녀가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성 자살폭탄 사례도 그치지 않고 있다. 이런 폭탄 사건은 참으로 놀랄만한 수준이다. 2014년만 따져도 전 세계의 여성 자살폭탄 사례의 85%가 나이지리아에서 벌어졌다. 보코 하람은 매우 적극적으로 이 전략을 이용하고 있다.

-보코 하람 같은 조직이 자살폭탄범을 이용하는 이유는?

=보코 하람의 첫 자살폭탄 사건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보코 하람과 이슬람 과격분자들의 밀접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이해했다. 그리고 그게 종교적인 열망에서 비롯됐든 아니면 이념이나 돈 문제에서 비롯됐든, 연결성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는 점점 늘고 있다. 최근에 소개된 보코 하람 영상을 분석하면 IS의 기법을 많이 모방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나이지리아에 외국어를 사용하는 과격분자들이 이미 투입되어 있다는 소문도 있다.

그런데 여성 자살폭탄범을 계속 이용한다는 사실은 보코 하람이 특히 그런 극적인 행동을 적극 수용한다는 증거다. 왜냐면 알케에다 지도자들은 여성들이 전투에 투입되는 것 또 자살폭탄범으로 이용되는 것을 전반적으로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2004년에서 2006년 사이, 이라크 알카에다 세력이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 통치하에 있을 때만 예외였다.

보코 하람이 이런 전략을 채택한 이유 중에 하나는 여학생 납치로 조성된 불안을 더 극화시키려는 이유에서 일 수 있다. 치복에서 여학생 300명이 납치된 지 겨우 몇 달 후에 자살폭탄의 첫 '파도'가 엄습했다. 학생들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그렇지 않아도 증가한 상황에서 이들이 자살폭탄범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증거는 없다. 하지만 언론의 관심을 충분히 자극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여성 자살폭탄을 처음 강행한 이유와 이런 폭탄 범행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는 다를 수도 있다. 첫 여성 자살폭탄 사건 직후 보코 하람은 세력 확장이라는 이득을 보았는데, 보안군들의 집중이 분산된 것을 기회로 북동부 나이지리아의 여러 도시를 점령할 수 있었다. 여성 자살폭탄 사건의 장점을 깨닫게 된 셈이다. 그러니 이런 이점을 살려서 자기들의 세력을 계속 키우고자 하는 것이고, 그런 목표가 수그러들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여성 자살폭탄범 정체에 대해 아는 바는?

=정보가 입수돼도 미미하거나 상충될 경우가 많다. 매우 복잡한 상황이다. 그 지역과 지역 사람들과의 접촉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더 어려운데, 신뢰도가 낮은 지역 보도도 문제다. 또 아무도 책임을 선언하지 않은 자살폭탄 사건도 빈번하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보코 하람 자체가 다수의 파벌로 형성된 느슨한 고리 조직이기 때문이다.

-여성이나 소녀들은 어떻게 보코 하람에 영입되며 자살폭탄 사건에 어떻게 투입되는가?

=최근 들어 가족들이 개입되어 이런 행동을 강요한다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작년 7월 자살폭탄을 장치한 소녀를 채포했는데 그때 그녀는 13세 언니와 중년 남성과 함께 있었다. 또 지난 12월에 체포된 13세 소녀는 보코 하람 지지자인 아버지가 강요해서 자살폭탄을 시도했다고 실토했다. 또 지난 11월에 터졌던 자살폭탄 사건 때 여성 자살폭탄범을 두 남자가 동행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그렇다면 그 여성이 폭탄을 정작 터트릴까를 우려해서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사건에 개입된 어린이를 자살폭탄범이라는 말로 정의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의도 있다. 8살 자리가 어떻게 자살폭탄 행위를 하고 안 하는 것에 대한 자기 입장을 표시하겠는가 말이다.

분쟁 상황에서의 여성과 남성 취약점은 다르게 표출된다. 여성 자살폭탄범의 대다수가 보코 하람에 의해 강제로 범행을 저질렀을 확률이 높지만, 그렇다고 개인 의지에 의한 범행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보코 하람을 지지하는 여성들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왜냐면 보코 하람이라는 조직이 잔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매우 매력적인 강한 이념을 이들에게 제시하기 때문이다.

-보코 하람에 여성조직이 따로 편성되어 있는가?

=나이지리아 군부는 작년 7월에 보코 하람에 여성조직이 따로 존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첩자 활동이나 기존 보코 하람 멤버의 배우자 역할을 할 여성 동지 영입 활동을 하던 세 여자를 체포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8월에는 여성 자살폭탄범 교육 담당인 남자 대원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전장에서는 여자의 흔적이 없다. 전투 피해자 중 여성을 발견한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시의 눈을 피하기 용이한 여성들이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는 것도 사실이다. 여성들이 보코 하람을 위해 무기를 밀수하다가 체포된 2013년의 사건이 한 예다. 또 최근에는 여성 복장을 한 남자들이 무기 밀수를 하다가 잡힌 사례도 있다.

-여성 자살폭탄 사건이 지속될 거라고 믿는가?

=2015년이 됐다고 이 전략이 사라진 것 같진 않다. 물론 지금처럼 보코 하람이 어린이를 폭탄 희생자로 계속 이용하다가는 사람들의 원망을 살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그들이 선택한 일종의 도박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 자살폭탄범을 활용하는 것이 보코 하람의 약세를 나타내는 신호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왜냐면 외부 압력이 강할 때 여성을 이용하는 조직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코 하람은 그 어느 때도 특별히 급박한 상황에 처해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무력 팽창의 강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신병 영입에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예측하기도 힘들다. 싸움의 대가로 돈도 주고, 그렇지 않을 땐 위협이나 납치도 마다하지 않으며, 지지 기반도 탄탄하다. 야심이 커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필요할 뿐이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US의 How Boko Haram Uses Female Suicide Bombers To Terrorize Nigeria를 번역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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