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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을 우울하게 하는 3가지 통계

  • 허완
  • 입력 2015.03.04 05:47
  • 수정 2015.03.04 08:35

얼마 전 어떤 높으신 어른은 “인생이란 것은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라 고난의 연속”이라며 “힘든 생활도 즐겁게 경험하길 바란다”고 청년들을 위로(?)했다.

최근 한 1등 신문은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 ‘덜 벌어도 덜 일하니까 행복하다’는 이들이 늘어났다며 ‘달관 세대’라는 신조어를 선보이기도 했다.

청년들도 인생에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 없다는 것쯤은 안다. 문제는 ’힘든 생활’이 곧 끝나고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것.

아래 3가지 통계에 2015년 한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고난’이 담겨 있다. ‘달관 세대’라는 말조차 사치스러울 지경이다.

관련기사 : 당신, 이래도 ‘달관’할 수 있는가? (한겨레)

1. 0%대 : 20~30대 가계소득 증가율

지난해 20∼30대 가구주 가계의 소득 증가율이 0%대로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에 50대는 7%대, 60세이상은 4%대의 증가율을 각각 나타냈다.

4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3만9천612원으로 전년보다 0.7%(2만9천486원) 늘었다.

이런 증가율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낮은 것이다. (연합뉴스 3월4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였다. 20~30대 가구주 가계의 소득은 사실상 줄어든 것.

가장 큰 원인은 청년실업 증가와 고용의 질 악화가 꼽힌다.

올해 초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로 1999년 이후 가장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어렵게 취업을 하더라도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들이 취업자의 19.5%에 달했다.

관련기사 :

2. 21.8% : 청년 체감실업률

청년층(15~29세) 체감실업률이 정부 공식 청년실업률의 약 3배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나 우리 나라 청년 실업문제가 훨씬 심각한 수준으로 지적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의원이 2일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 청년층의 체감실업자는 107만1000명, 체감실업률은 21.8% 나타났다.

정 의원은 "이는 정부가 발표한 청년층 공식 실업자 수 39만5000명의 2.7배에 달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의 청년실업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3월2일)

체감실업률은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에 취업한 ‘불완전 취업자’를 실업자로 간주해 산출한 통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9세 이하의 체감실업률은 30대(8.2%), 40대(7.8%), 50대(9.4%), 60대(17.5%)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다.

3. 57.6% : ‘5포 세대’

경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세대'도 모자라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5포세대'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2030세대 28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애, 결혼, 출산, 대인관계, 내 집 마련 중 한 가지 이상을 포기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57.6%가 '있다'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0.2%(이하 복수응답)가 '결혼을 포기했다'고 답했으며 △내 집 마련 46.8% △출산 45.9% △연애 43.1% △대인관계 38.7%가 뒤를 이었다. (머니투데이 3월3일)

보도에 따르면, 포기하게 된 이유 중 1위(중복응답)는 ‘모아놓은 돈이 없어서(49.8%)’였다. ‘현재 수입이 없거나 너무 적어서(43.1%)’와 ‘웬만큼 돈을 모아도 힘들어서(40.9%)’가 그 다음 순위였다.

눈에 띄는 건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향신문이 전한 바에 따르면,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이유로는 ‘어차피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7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일자리시장이 경색되면서 사회로 진입하는 시기가 늦어지고, 결혼이나 주택 구입도 점점 지연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전세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높고, 물가상승률이 임금상승률보다 높은 상황에서 30대가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기 쉽지 않은 사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1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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