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넴초프 암살,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AP

러시아의 대표적 반정부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55)의 피살 사건이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로 알려진 넴초프의 여자 친구는 “범인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고, 범행 현장 인근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당시 상황이 찍혔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넴초프가 총을 맞고 숨진 지난달 27일 밤, 넴초프와 함께 있던 우크라이나 모델 안나 두리츠카야(23)가 사흘간 조사를 받은 뒤 키예프로 귀국했다고 <타스>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넴초프와 3년 가량 알고 지냈다고 말한 두리츠카야는 사건 뒤 러시아 독립방송인 <도시트 티브이>와의 인터뷰에서 ‘모스크바에 있는 지인의 아파트에 사실상 감금되어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넴초프를 쏜) 그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뒤에 있었다”며 “그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현지 언론은 두리츠카야가 170~175㎝의 키에 짧고 어두운 색 머리카락의 남성을 용의자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공개된 넴초프 피살 당시 현장을 찍은 폐회로티브이 화면를 보면 당일 밤 11시31분께 넴초프가 총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 이 폐회로티브이는 시가 관리하는 기상관측용 카메라로 해상도가 떨어져 현장의 차량과 사람의 움직임 정도만 식별 가능하다. 암살 장면은 당시 현장을 지나던 제설차량에 가려 찍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현지 언론에서는 경비가 삼엄한 러시아 대통령궁 앞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을 찍은 폐회로티브이 영상이 없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어 의문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연방경호국(FSO)은 ‘대통령궁 인근 폐회로티브이들이 당시 모두 궁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넴초프 피살 장면이 찍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간 <코메르산트>는 익명의 내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당시 인근 폐회로티브이들이 정비를 위해 작동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 정보기술국 대변인 옐레나 노비코바는 “시 운영 카메라”들은 모두 당시 정상 작동되고 있었다며, 모두 수사당국에 제출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한편 넴초프의 장례식에 참가하려던 폴란드와 라트비아 정치인들이 입국을 거부당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두 나라는 모두 옛 소련의 영향권 하에 있었던 나라들로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러시아를 비판해왔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