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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심금 울린 고 '이강석 경정' 메모

ⓒ연합뉴스/경기지방경찰청

'관리자의 주도적 현장대응.'

화성 엽총 살인사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용의자를 설득하던 중 순직한 남양파출소장 고(故) 이강석 경정이 생전 근무일지에 적은 메모가 동료 경찰관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홍보기획계 소속 김경률 경사는 1일 이 경정 영결식에 쓸 추모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전날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를 방문했다.

파출소장이 앉던 빈 책상 등 고인의 흔적을 촬영하던 김 경사는 혹여 고인의 자필 메모를 찍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근무일지를 들춰봤다.

근무일지는 신고사건에 대한 조치사항은 물론 경찰관들이 '교양'이라고 부르는 지휘관의 전달사항까지, 파출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록하는 서류다.

일지를 읽어내려가던 김 경사는 고인이 생전에 적어놓은 메모를 발견하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일지에는 '관리자의 주도적 현장대응, 무사안일 소극적 근무형태 지양, 중요 사건사고 시 지휘 감독자 반드시 현장 임장(출동) 지휘체계 확립'이란 글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파출소장으로서 이 같은 직업의식을 갖고 일해 온 고인은 총기 사건 당시에도 부하직원들보다 솔선수범해 현장으로 달려갔다가 변을 당하고 만 것이다.

김 경사는 페이스북에 이 사진과 함께 '고인의 흔적을 찾으러 방문한 파출소엔…(중략)…그의 필체가 있었다. 너무 의미 있게 다가와 온몸에 힘이 빠져버렸다. 너무 슬픈 하루다'고 썼다.

그는 "이젠 고인이 된 선배 경찰관의 투철한 사명감에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며 "경찰복을 벗는 날까지 고인의 그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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