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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이 '비서 가방'이 된 이유

  • 남현지
  • 입력 2015.03.02 10:55
  • 수정 2015.03.02 11:20
ⓒgettyimageskorea

"루이비통은 너무 평범해졌다"

2011년 중국의 한 억만장자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지금, 중국에서 루이비통은 '비서 가방'으로 불릴 만큼 '더' 평범해졌다.

2월 27일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루이비통이 중국 내에서 아직까지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핵심 소비자층은 사회적 신분을 상징하는 루이비통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는 사무직 여성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이 매체는 에티켓 학교 인스트튜트사리타(Institute Sarita) 사라 제인 호의 말을 인용, "이제 더이상 구찌나 루이비통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없다. 내 제자들은 높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기 위해 10년 전부터 에르메스 가방을 샀다"고 전했다.

루이비통의 이러한 추세는 중국에서 비교적 새로운 브랜드인 에르메스의 매출 성장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2일 "작년 중국에서 에르메스의 매출은 16%나 증가했다"며 "에르메스는 1997년 중국 시장에 들어온 이후 천천히 세력을 확장해나갔다. 최근에는 구찌나 루이비통에 비해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도 중국과 비슷한 상황이다. 루이비통 가방은 길에서 3초에 한 번씩 눈에 띈다해서 '3초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특유의 패턴인 '모노그램(LV로고)' 덕분에 더 알아보기가 쉽다. 이렇듯 누구나 알아보는 가방이 된 루이비통은 작년 '워너비 명품'의 왕좌에서 밀려났다. 지난 11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강석훈 의원(새누리당)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해외여행 때 많이 사오는 명품가방 순위'에서 프라다와 샤넬에 밀려 2012년 1위에서 2014년(1~7월) 3위로 떨어졌다고 한국 경제는 보도했다. 강 의원은 "이는 국내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대의 명품백으로 옮겨갔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루이비통이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모노그램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루이비통은 작년부터 가방에서 로고를 없애는 '로고리스(logoless)'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과거 명품은 과시의 수단이었지만, 지나친 과시는 세련되지 못하다고 여기는 것이 작금의 트렌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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