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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11일 11시 47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4월 13일 14시 12분 KST

그는 왜 한국을 사랑하게 됐을까 | 다니엘 튜더 인터뷰

"50, 60년 전엔 한국이 이런 부자 나라가 되리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예요. 불가능해 보였을 테죠. 그런가 하면 지금의 한국 젊은이들은 한국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자신감 있고 성공한 사람으로 살기에는 타인과 나를 늘 비교하는 문화가 팽배하고 스펙, 성공 등을 너무 따지는 사회니까요. 아무리 부자이고 잘 생겼어도 그보다 뛰어난 사람은 당연히 있잖아요. 그러니 아무리 많은 것을 갖추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가 한국인 것 같아요. 한국은 절대적 결과보다 상대적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죠. 이 책을 통해 제가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한국은 좋은 나라이지만 한국 사람들이 스스로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손미나의 INTERVIEW | 다니엘 튜더

영국인 '다니엘 튜더'를 아는 한국인은 꽤 많다. 그는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는 '연예인' 같은 외국인도 아니고 '한국 여성과 결혼한 친한파'도 아니다. 처음 이름을 알린 것은 이코노미스트 특파원 시절 그가 쓴 '한국 맥주는 맛없다' 라는 기사 한 편의 여파였다. 당시 맥주 업계가 발끈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관심이 지속된 것은 그가 내친김에 경리단 한복판에 맥줏집을 차려버렸기 때문이었다. 엄청난 추진력이다! 또 어떤 이들은 그의 첫 책인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를 읽고 한국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치밀한 연구 기록에 감탄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니엘 튜더씨는 이 같은 독특한 이력만으로 단순히 평가해버리면 안 될 사람이다. 우선 그는 영국 최고의 명문인 옥스퍼드대에서 철학, 정치학, 경제학을 전공하고 맨체스터대학에서 MBA코스를 밟은 수재이다. 실력 있는 저널리스트, 작가, 비즈니스맨 등 여러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게다가 그의 한국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국에서 산 시간도 7년쯤 된다. 대학로 근처 서민들이 사는 지역에 둥지를 틀고 평생 머물고 싶다던 그는 얼마 전 눈물을 머금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에는 명백한 차이가 있지 않나요? 저는 한국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던 그가 왜 떠나야만 했을까.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이코노미스트 특파원으로 파견되었기 때문인가요?"

외국인을 만나면 가장 처음 묻게 되는 질문 중 하나. 어떻게 해서 한국에 오게 되었나 하는 것이다.

"아니오. 처음엔 축구를 보기 위해 갔어요. 2002년 월드컵 때 옥스퍼드 동창인 한국 친구와 2주 동안 방문했었죠. 그때 붉은 악마가 되어 응원을 다니면서 한국적 정서에 푹 빠졌어요. 정 많은 한국인들을 좋아하게 되었고요. 축구와 월드컵, 흥이 곁들여 있는 문화도 매력적이었죠. 그래서 2004년부터 한국에서 영어 강사도 하고 금융회사 주식 트레이딩 관련 일도 했어요. 그러다 2007년에 석사과정을 밟기 위해 맨체스터로 돌아갔지요. MBA를 하면 좋은 금융회사에서 돈도 많이 벌고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착각했기 때문이었죠. 막상 영국에 돌아가 공부를 하면서 고민이 많았지더라고요. 왜 내가 금융맨이 되고 싶은지, 궁극적으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 될 것인지 등 근본적인 고민들이요. 결국 이쪽 저쪽의 돈을 옮기는 일, 로비해서 돈을 주무르는 일을 하게 될 텐데 그것은 사회적, 윤리적 의미가 미미하다는 결론을 내렸죠. 지나친 야욕에 사로잡혀 점점 자신의 본 모습을 잃어가는 런던의 금융업 종사자들을 가까이서 많이 본 것도 영향이 있었고요. 석사 후 스위스의 금융회사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는 실제로 제가 매일 조금씩 슬퍼진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바로 그때 잠시 인턴십을 했던 이코노미스트지에서 한국 특파원으로 일해보겠느냐고 연락을 해왔어요. 그렇게 2010년에 다시 한국으로 갔지요."

우연이라고 하기엔 운명 같은 한국과의 인연. 그래서일까. 다니엘 튜더씨는 결국 한국에 관한 책까지 펴내게 되었다.

"이코노미스트 특파원으로 다시 찾은 한국에서 4년 동안 살며 책을 내셨습니다.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를 쓰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왜 유럽에는 한국에 관해 읽을 만한 책이 없을까 늘 궁금했어요. 1998년 마이클 브린(Michel Breen)이 쓴 이후 한국에 대한 책이 하나도 안 나왔어요. 한국 전쟁, 조선시대, 경제 기적 등에 관한 것은 있지만 '실제' 그리고 '현재' 한국의 모습에 관한 책은 없었던 거예요. 뉴욕이나 런던의 서점에 중국, 일본, 태국에 관한 책은 꽤 많은데 비하면 이상한 일이죠. 저는 한국을 소개하는 책은 존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었어요.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면 내가 직접 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영어권 사람들 중 한국에 관심은 있지만 잘 모르는 이들이 많아요. 한국이 어떤 나라인가, 한국인들이 어떤 사람들인가를 알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책이죠."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의 원서 제목은 [Korea : The Impossible Country]다. 그의 눈으로 본 한국은 왜 '임파서블'한 곳이었을까?

"50, 60년 전엔 한국이 이런 부자 나라가 되리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예요. 불가능해 보였을 테죠. 그런가 하면 지금의 한국 젊은이들은 한국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자신감 있고 성공한 사람으로 살기에는 타인과 나를 늘 비교하는 문화가 팽배하고 스펙, 성공 등을 너무 따지는 사회니까요. 아무리 부자이고 잘 생겼어도 그보다 뛰어난 사람은 당연히 있잖아요. 그러니 아무리 많은 것을 갖추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가 한국인 것 같아요. 한국은 절대적 결과보다 상대적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회죠. 이 책을 통해 제가 전하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한국은 좋은 나라이지만 한국 사람들이 스스로를 불안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한국이 제3의 기적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썼어요.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나라, 인간을 만족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요. 저는 한국이 좋아요. 좋은 나라라고 생각해요. 한국적 정서가 저랑 잘 맞기도 하고요."

그의 책에는 상당히 흥미로운 인물들과의 인터뷰가 등장한다. 그중에는 유명인도 있고, 정치인도 있고, 심지어 무속인도 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누구일까?

"기타리스트 신중현씨요. 원래 존경하고 좋아하는 인물이었어요. 그분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만남 자체가 영광이었죠. 몸은 약해 보였지만 여전히 카리스마 있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공연에도 초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고요. 신중현은 가장 한국적인 음악을 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바로 이거다!' 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좋은 음악을 찾다 보니 한국 인디 음악과 옛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예를 들어 김추자, 김정미 같은 뮤지션들이요."

이렇게 젊은 외국인의 입에서 김추자 선생의 이름이 튀어나오다니 정말 놀랍지 않은가. 하긴 본인이 직접 기타를 연주한 지도 꽤 되었고 한때는 홍대 인근에서 밴드를 만들어 공연도 했을 정도로 아마추어 뮤지션 활동 경력까지 있는데다 '비틀스에 대한 사랑'이 DNA에 박혀 태어난다는 영국인이 아닌가. 그러한 이의 한국 음악 현주소에 대한 의견은 어떨까.

"요즘 한국의 케이팝이나 한류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예술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아요. 좋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죠.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느낌이랄까요? 다른 나라로 수출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한가지죠. 영국이나 일본도 그런 보이 밴드(Boy bands) 상품이 많기 때문에 그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지만, 한국은 그것을 더 상업적으로 팔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본질적인 예술은 뒤에 감추어져 있어요. 텔레비전 보면 케이팝, 아이돌 아니면 발라드잖아요. 발라드는 90년대까지는 괜찮았는데 2000년대 들어서 나온 곡들에는 깊은 감성이 담겨 있지 않은 것 같아요. 그냥 비즈니스의 일환으로 보여서 마음에 들지 않아요.

물론 한류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너무 폭이 좁아요. 한류에 어떤 것들이 포함되나요? 드라마와 케이팝 정도일 거예요. 이왕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거, 한국의 독립 영화, 인디 음악, 전통 문화 등을 알렸으면 좋겠어요. 한국은 5천년 역사를 가진 나라인데 '한국 = 소녀시대'가 되는 게 안타까워요. 지금보다 훨씬 더 균형 잡힌 한국의 이미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봐요. 실제로 한류는 아시아를 제외한 유럽에서는 화제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팬들이 있긴 하지만 아주 소수예요. 유럽 사람들은 아이돌에 열광하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요. 아무튼 한국에서 진짜 음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고는 믿고 있어요. 3호선 버터플라이나 윈디시티, 롤러코스터 같은 그룹들이죠."

자신이 보고 느낀 '한국'을 이야기하는 그의 태도는 사뭇 진지했다. 어쩌면 한국인들조차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한국 문화의 바탕들, 핏대 세워 비판하고 좌절하지만 냉철하게 반성하지 못했던 사회적 문제들을 그는 한국에 사는 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했던 것이리라. 처음에 한국이라는 나라는 그에게 하나의 작은 점이었지만, 이제는 특별한 형상이 있는 이미지가 되어가고 있었다.

"사실 직접 와 보기 전에는 한국에 대해 아무 의견이나 관심이 없었어요. 막연히 먼 나라, 수도가 서울이고 88올림픽이 열렸고 현대자동차가 만들어지는 곳 정도로 알고 있었을 뿐이죠. 그런데 막상 살아본 후 제가 생각하는 한국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사람들이에요. 한국말로 정이 무섭다는 말도 있잖아요. 바로 그런 거지요. 한국에 살면서 타인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 됐어요. 저는 영국 사람이고 영국을 사랑하지만, 한국에서 살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많이 겪었고 전보다 분명히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나라가 한국이에요."

얼마 전에는 그의 신간이 서점에 깔렸다. 제목은 [North Korea Confidential] 북한에 대한 책을 써내다니, 이것은 그의 다음 행보에 대해 많은 사람이 예측했던 것을 뛰어넘는 발상인 듯싶다.

"우선 축하드려요. 북한에 대해서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된 거예요? 책까지 쓰려면 엄청나게 조사를 하셔야 했을 텐데요."

"북한에 대한 영문 책을 읽어보면 주로 핵이나 전쟁 가능성에 대해 얘기하는데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를 썼을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 사람들의 진짜 삶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 없어서 쓰고 싶었어요. 북한 사람들의 의식주와 교육 등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문화에 초점을 맞추었죠. 북한의 패션이나 팝 음악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너무 놀라는데, 사실 그곳도 정치적인 문제를 빼놓고 보면 아주 평범함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잖아요? 책을 쓰려고 평양과 평성을 7일 정도 여행했어요. 그때 북한 맥주가 한국 맥주보다 맛있다는 기사를 쓰기도 했고요. 북한에 대한 인상을 말하자면, 한마디로 촌스러운 한국 같았어요. 60년대 혹은 70년대 한국 같이요. 어린 아이들이 강에서 물놀이를 하고, 부모님은 옆에서 강물에 빨래를 하고요. 문화적인 뿌리는 한국과 비슷하지만 현대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요. 북한의 모든 것은 독재를 홍보하는 재료로 포장되어 지겨울 정도였어요. 사실 조금 우울하기도 했고요."

"한국 정치에 관한 책도 내신다고요?"

"네. 한국 민주주의가 위험한 상황에 빠지고 있다고 생각해서요. 한국 언론의 자유가 없어지고, 정부나 여당, 야당이 균형 잡힌 정치를 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니까요. 건전한 비판이나 견제 등이 한국 정치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한국적 권위주의나 한국 민주주의 현실에 관한 이야기가 될 거예요."

이렇게 한국 사랑이 각별한 그를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게 만든 일은 무엇일까.

"창업을 준비하고 있어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온라인 매체를 준비 중입니다. 물론 한국이 그립지만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훌륭한 기회임이 분명해요. 조만간 런던에서 론칭할 예정이고요."

"온라인 미디어라고 하면 허핑턴포스트와 라이벌이 되는 건가요?"

"아마도요?(하하) 허핑턴포스트코리아의 좋은 기사들 잘 보고 있고요, 비즈니스적으로도 스마트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매체에 나올 수 없는 내용들을 볼 수 있어 좋아요. 보다 부드러운 진보 매체가 한국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한국판 론칭이 특히 반가웠어요. 늘 무거운 얘기만 늘어놓기보다 가벼운 얘기들도 중간 중간에 있어 더 좋고요. 이전의 한국 진보 언론들은 몸에 좋지만 너무 써서 먹기 힘든 약 같았다면,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는 몸에도 좋은데 달콤한 캡슐에 들어있어 복용하기 좋은 약이랄까요?"

한국에서 오래 살았고 기자 출신이라지만 이런 인터뷰를 한국어로 진행할 정도로 한국어 실력이 출중하다는 것은 감탄할 만하다. 그만큼 자기 앞에 놓인 일에 열심이라는 뜻일 테고 혹여 그가 너무 일에만 빠져 있는 사람은 아닐까 하는 궁금함이 일었다.

"기자에, 맥줏집 사장에, 이제는 온라인 미디어 창업까지... 굉장한 워커홀릭 같은데요? 일과 사랑, 혹은 프로페셔널한 삶과 개인적 삶 중에 무게 중심은 어디에 두시나요? 또 다니엘씨 인생의 궁극적인 꿈이 있다면요?"

"저는 일에 더 중심을 두는 스타일이에요. 영원히 그렇지는 않겠지만 당분간은 일에만 집중하려고 해요. 어릴 적부터 인생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도 많았고, 창의적인 일에도 관심이 많았고요. 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하고 런던에서 뱅커나 변호사가 된 친구들을 보면, 돈은 많은 벌지만 지루한 삶을 살고 있어요. 행복하지 않은 거죠. 인생은 한 번뿐이니까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어요. 제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기자가 되었고, 또 책을 썼어요. 이제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죠. 모든 것을 던져 책을 쓰고 싶고,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고 싶다는 야망도 생겼고요. 한국을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이 비즈니스가 잘 되면 세상의 언론 구조를 바꿀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결정했어요. 5년이나 10년 후에는 좀 더 느리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고요. 음, 인생의 궁극적인 꿈이라면 언론 구조를 바꾸는 혁명적인 비즈니스도 있지만 동남아나 인도 등에서 자선 사업도 하고 싶어요. 아주 좋은 소설 한 권도 쓰고 싶네요.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결혼하고 아이들 낳으면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거예요. 지금은 당연히 일에 집중하고 싶지만 언젠가는 작가 겸 아빠로 사는 것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이에요."

우연한 기회에 기자가 되었다고 하지만, 또 다양한 꿈을 가슴에 품고 있지만 내가 아는 다니엘 튜더는 그야말로 뼛속까지 저널리스트이다. 그러한 그가 얼마 전 세계인들을 충격 속에 몰아넣고 수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샤를리 엡도 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끝으로 물어보았다.

"먼저, 음... 정말이지 슬픈 일이죠. 테러범들이 한 짓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도 필요 없고, 어떤 방법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어요. 그 자들은 목표를 이뤘지만 결과적으로 세상을 무슬림과 그 나머지로 분열시켰어요. 사람들은 두 사회가 정반대라고 생각하고 있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저는 샤를리 엡도가 하고 있는, 무슬림을 공격하거나 놀리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그보다는 그런 사건이 유럽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보통의 사회는 어느 정도의 불쾌한 발언을 금지하잖아요? 완전히 자유롭게 발언하는 것은 어디에서도 어렵죠. 그런데, 불쾌한 발언을 한다고 해서 사형을 시키지는 않잖아요. 지금 수백만 명의 파리 사람들은 테러범들한테 'fuck you'를 날리고 있어요. 정말 'fuck them'한 일이에요.(다니엘 튜더씨는 꼭 이 표현을 써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슬람을 모욕하고 싶은 의도는 추호도 없지만 최소한 내가 어떤 말을 했을 때 내 삶이 두려워지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돼요. 누군가 올바르고 존중받을 만한 행동을 했다면, 우리 또한 조금은 용감해져야 하고 폭력을 행하려는 사람들에게 저항해야 합니다."

"이번 테러의 근원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사건 자체의 발단이 된 것이 샤를리 엡도가 이슬람에 대한 풍자 만평을 실었기 때문이잖아요. 풍자와 조롱을 구분하는 선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해요?"

"샤를리 엡도의 경우, 제가 불어를 잘 못해서 정확히 판단은 어렵지만, 그래도 그 그림을 보면 왜 무슬림들이 싫어했을지 이해는 가요. 아마 도를 넘었다고 생각했겠죠. 그렇지만 이건 이번 사건이 일어난 진짜 이유의 1퍼센트도 안될 거예요. 중요한 건, 이 사건을 그냥 넘기면 계속해서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누군가가 살인을 저지를 거라는 거예요. 지금은 풍자나 조롱의 선이 어디인지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그들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를 생각해야 해요. 우리가 무슨 말만 하면 죽이려 드는 사람들을요."

현재 런던에 머물고 있는 다니엘 튜더씨는 여전히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친구들과 한국어로 이야기하며 소주잔을 기울여 하루의 회포를 푼다. 음산한 추위와 구름 낀 하늘, 한국 같은 '정'이 존재하지 않는 도시 런던에서 서울을 그리워하며 원대한 꿈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월드컵 응원에 열을 올리던 학생에서 한국에 대한 적나라한 기록을 담은 책의 저자로, 맥주 맛에 빗대어 대기업의 횡포를 꼬집는 특파원에서 맥줏집 사장으로 변신한 다니엘 튜더. 이제 곧 세상에 내놓을 그의 포부 넘치는 비즈니스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또 그 다음에 우리가 보게 될 또 한 번의 변신은 어떤 것일지 몹시 궁금한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PRESENTED BY 오비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