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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2월 05일 10시 13분 KST

서울 서촌, 개발 제한된다

한겨레

오는 9월까지 경복궁 서쪽의 한옥지구인 ‘서촌’에서 주택을 음식점으로 바꾸는 등의 용도변경이 금지된다. 또 이곳에서 4층 이상으로 건물을 짓거나 증축하는 행위도 완전히 금지된다.

이는 최근 서촌에 외부인이 들어와 주거지를 상업화 하는 등의 부작용이 급격하게 확대되자 이곳의 도시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 서촌의 급격한 변화를 막기 위한 고강도 조처다.

서울시는 4일 오후 제2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서울 종로구 체부동 등 14개동 58만2297㎡ 일대에 대해 개발행위 허가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경복궁 서측 지구단위계획구역 개발행위허가제한(안)’을 수정가결했다고 밝혔다. 개발행위 허가 제한은 이곳의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 최대 2년 동안 적용된다. 다만 지구단위계획이 고시될 예정인 오는 9월께에는 규제가 풀릴 가능성이 높다.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변에 고층 건물이 속속 들어오면서 원래 가지고 있던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 왼쪽은 2008년, 오른쪽은 2014년의 모습.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용도변경 금지 조처다. <한겨레> 분석 결과(▶‘서촌’에 사람과 돈이 몰려오자…꽃가게 송씨·세탁소 김씨가 사라졌다<한겨레> 2014년 11월24일치 1면 참조)를 보면, 서촌에서는 사람이 살던 한옥이 겉모습은 그대로인채 내부를 다시 꾸며 술집이나 식당, 카페 등으로 바뀌는 사례가 최근 들어 빈번하다.

이 과정에서 원주민이 쫓겨나고, 거주환경 악화로 마을을 떠나는 주민이 늘어나는 등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부정적 측면이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다. 서촌 한옥지구의 멋도 퇴색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관할 관청인 종로구에 신고만 하면 쉽게 할 수 있는 용도변경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 제기돼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용도변경 제한은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이 지역 주민들도 꼭 필요하다고 공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주거용 건축물 이외의 건축물은 아예 신·증축이 금지된다. 특히 주거용으로 쓸 예정이라도 4층 이상으로 신축하거나 증축하는 건축행위는 제한된다. 기존의 규제가 개별 주소지에 따라 적용되다 보니 한옥 주변 건물에 대해서는 높이 규제가 이뤄지지 않았고, 고층빌딩 사이에 한옥이 둘러싸이는 사례까지 나타나 서촌이 갖는 고즈넉한 골목길은 물론 한옥지구가 갖는 전반적인 경관적 특성까지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지적이다.

물론 이미 건축허가나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거나, 종로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향후 재정비 방향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는 이번 제한 조처에서 제외된다.

서울 종로구 서촌 지역에서는 일반 건축물에 둘러싸여 있는 한옥의 모습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식의 강력한 규제는 오는 9월께 서촌의 구체적인 도시계획 방향인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 젠트리피케이션에 따른 급격한 변화를 일단 중단시켜둬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시작됐다. 양준모 서울시 한옥관리팀장은 “현재와 같은 강력한 규제는 오는 8~9월께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기 전까지의 한시적인 조처다. 향후 만들어질 지구단위계획에서는 지금처럼 규제가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팀장은 “주민들이 협정을 맺어 스스로 규제를 만들어가는 영국의 ‘마을 디자인 선언’(VDS·Village Design Statement)과 같은 방식으로 주민(지역에서 일을 하거나 세들어 사는 분들을 포함한 개념)들이 스스로 규제를 만드는 ‘주민협정’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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