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5년 02월 02일 06시 18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2월 02일 06시 20분 KST

'여성' 신입사원이 더 아프다

facebook

[월요 리포트] 신입사원이 아프다

2013년 7월 대기업에 입사한 김아무개(29·여)씨. 취업 준비만큼 고된 신입사원 연수를 마치자 며칠째 환영 술자리가 이어졌다. 태어나서 입사 전까지 마신 술의 총량보다 많다는 느낌이었다. 몸은 힘들어도 입사 뒤 반년가량은 남들보다 일찍 출근해 거의 매일 밤 11시까지 일했다. “여자라서…”라는 말을 듣기 싫어서 ‘부모님이 돌아가시지 않는 한 필참’이라는 부서 회식 문화에 일주일에 두세 번 있는 술자리도 빠질 수 없었다. 상사들은 예고 없이 회식을 통보했고 오래전 잡아놓은 선약은 물거품이 됐다.

입사 1년 만에 몸무게가 7㎏이나 늘었다. ‘위기감’에 아침식사를 걸렀지만 건강만 더 악화됐다. 지난해 11월 정기 건강검진에서 지방간 진단을 받았다. “술이 원수”였다. 불규칙한 식사 시간, 자극적인 음식 섭취는 위염(만성표재성위염)을 불렀다.

야근과 술, 스트레스, 무엇보다 남성 위주의 직장 문화는 특히 젊은 여성 신입사원의 건강을 위협한다.

<한겨레>와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의 신입사원 건강실태 분석 결과에서도, 여성 신입사원들이 남성에 견줘 더 큰 고통을 겪고 있음이 드러났다. 남성 신입사원의 입사 전후 진료비 증가율은 6%(21만원→23만원)였는데 여성은 두배 이상 높은 15%(32만원7천원→37만7천원)였다. 김형렬 가톨릭대 교수(직업환경의학)는 “안정기든 스트레스 상황이든 여성이 모든 질병에서 남성보다 취약하다”고 말했다.

젊은 여성한테 스트레스는 무월경이나 하혈 등 생식계통 질환으로 이어진다. 직장 생활 3년째를 맞는 정아무개(26·여)씨는 “20대 중반에 입사해 오랫동안 과로에 시달린 30대 여자 선배들은 결혼하고 나서 난임이나 자궁질환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건보공단 통계를 보면, 월경이 끊기거나 불규칙해져 병원을 찾은 환자는 특히 20~30대에 집중됐다. 여성 인구 10만명당 20대가 4298명, 30대 3347명으로 전 연령대 평균 1451명과 견줘 두세배에 이른다.

정재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해결되고 나면 대부분 정상적인 생리 주기를 찾지만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아 정신건강의학과와 함께 협의 진료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주 사회건강연구소장은 “젊은 여성이 직장에 들어가면 처음 접하는 경직된 문화 탓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다”며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멘토-멘티 프로그램 등도 ‘성인지적’(젠더) 관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관련 기사: <취업난 뚫어도 '전쟁터' 사는 신입사원 5명의 사연> 바로 보려면 여기를 클릭!

PRESENTED BY 오비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