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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08일 01시 55분 KST

노사정위원장, '비정규직 4년 연장'에 '쓴소리'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격차 해소를 위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편을 놓고 정부와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간에 미묘한 시각차가 드러나고 있다.

대통령 소속 노사정위원회의 김대환 위원장이 경제 총괄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노동정책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노동 정책에 대해 잇따라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면서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고용부와 노사정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35세 이상 기간제·파견 근로자가 일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까지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고용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대해 "근본적인 대안으로는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 방안은) 원래의 법 취지대로 차별을 바로잡는 것보다는 오히려 그 기간을 다소 연장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비정규직 대책은 기본적으로 차별을 줄이고 정규직으로의 전환을 쉽게 하는 그런 방안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워낙 지금 우리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또 정규직 고용이 많이 늘어날 전망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아마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우선 기간제 기간이라도 좀 늘려서 이 국면을 좀 넘어가 보자는 의도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의 일반해고 요건 명확화 방침에 대해서는 "해고에 대한 요건 자체가 워낙 불분명하게 돼 있어 분쟁이 일어난다"며 "다만 이것이 정규직의 해고를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용도로 사용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하루 앞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피력한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노사정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장관은 지난 5일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기간 연장이 기간제와 파견 근로자의 수요를 늘려 비정규직을 양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장관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은 현장을 다니면서 느꼈던 점들을 담은 것"이라며 "과도기적으로 할 조치를 고민해 일차적으로 내놓은 것이 비정규직 기간연장으로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간을 연장하면 경영계에 유리하고 기간을 줄이면 노동계에 유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며 "현장에 가서 당사자와 기간제 근로자를 쓰는 기업들을 진솔하게 조사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안을 찾으면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쓴소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한 방송사 프로그램에 출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정규직 해고요건 완화 발언에 대해 "(정규직) 해고 요건 완화 등은 맞는 방향도 아니고 논의할 시기도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잇따른 반대 입장 표명은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추진하려는 정부의 계획이 노사정위 논의 단계부터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대해 "노동시장의 하향평준화 가져올 개악"이라며 반대하는 노동계는 물론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의 야당의원들도 정부안의 원안 통과를 막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립적이어야 할 노사정위원회마저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정책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 시작 전부터 부정적인 견해를 밝힘에 따라 3월 말로 정해진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편과 관련한 노사정 대타협이 도출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해소라는 큰 방향성은 정부안이나 김 위원장의 생각이 같다고 본다"면서도 "최근 내놓은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차별시정 신청 대리권을 노조에 주고 고의·반복적 차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명령을 활성화하는 등 강력한 차별 해소 대책들이 담겨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노사정 대화기구의 수장으로서 노동계를 의식하면서 중재자 입장에서 정부에 쓴소리를 하는 것 같다"면서 "각종 설문조사 등 비정규직 당사자 처지에서 어떤 방안이 최선인지는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사정위는 오는 9일 노동시장구조개선 특위를 열어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편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노사정위는 통상임금, 근로시간, 정년연장 등 3대 현안을 다룰 전문가 그룹을 보강하는 등 2월까지 일괄(패키지) 합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3월까지 연석회의를 열어 최종 합의안을 도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