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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02일 06시 20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3월 04일 14시 12분 KST

이게 우리 집 간판이다냥!

동네 산책로인 불광천을 걷다가 '스시냥'이란 초밥전문점 간판을 보고 저거다 싶었다. 고양이 이미지를 활용한 간판을 모아보자! 홍대와 합정, 상수동, 이태원, 가로수길과 압구정까지 3일 동안 발품을 팔며 고양이 간판을 모았다. 생각보다 고양이를 적용한 간판이 그리 많지 않았고, 모은 간판을 보니 홍대, 합정 일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시선을 사로잡는 간판 속 고양이

고양이는 길에서 빌어먹고 살아도 너저분하지 않다. 가끔은 집고양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깔끔함과 품위를 유지한다. 인간으로 치자면 노숙자지만 당당한 표정과 자세에서 뿜어져 나오는 묘한 매력. 정말 거부할 수 없다. 간판 속의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보편적인 형태의 지루한 간판에 그저 고양이 이미지 하나 올렸을 뿐인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낡아빠진 간판이라도 고양이를 얹으면 왠지 모를 매력이 느껴진다.

동네 산책로인 불광천을 걷다가 '스시냥'이란 초밥전문점 간판을 보고 저거다 싶었다. 고양이 이미지를 활용한 간판을 모아보자! 홍대와 합정, 상수동, 이태원, 가로수길과 압구정까지 3일 동안 발품을 팔며 고양이 간판을 모았다. 생각보다 고양이를 적용한 간판이 그리 많지 않았고, 모은 간판을 보니 홍대, 합정 일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결국, 홍대 잔치네!"라고 말한다면 크게 반박할 수는 없지만. 재밌게 읽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무튼,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고양이 간판을 모았다.

기획의 시작이었던 스시냥. 불광천 언저리에 조용히 자리하던 초밥전문점. 직접적인 고양이 이미지를 내세운 건 아니지만 이른바 고양이형 말장난 '~냥' 체를 쓴 것이 더 눈길을 끈다. 초밥의 핵심은 결국 생선이고, 생선가게하면 고양이니까 나름의 연상 효과도 좋다.

문래동 골목을 걷다가 얻어걸렸다. 진짜 얻어걸렸다고 해야 맞을 정도로 좁은 골목 안쪽에 있던 간판. 투박한 앵글에 매달린 고양이가 간판의 전부였고 무엇을 하는 집인지도 알 수 없었지만, 명확하게 기억에 남는다. 고양이의 힘.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북카페 즐거운 작당. 작당이란 단어와 선글라스 낀 고양이 표정이 묘하게 잘 맞아서 자꾸 쳐다보게 된다.

고양이 간판을 모으는데 헬로키티 카페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분홍색 익스테리어에 고양이, 누가 봐도 헬로키티. 분홍색 건물 자체가 랜드마크이자 거대한 사인.

건물 입구에 붙은 고양이 그림. 원래는 "흥!"자인데 누군가 점을 찍어 "홍!"으로 만들었다. 홍대라고 그런 건 아니겠지? 아무튼, 고양이 표정이 너무 리얼해서 한참을 쳐다봤다. 간판은 아니지만,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이미지.

합정역 근처에서 발견한 벽화. 제리에게 항상 당하는 톰이 떠올라서 조금 슬프기도 하고 ㅎㅎㅎ.

가게 앞 남는 공간에 그린 그림. 단순한 벽화가 아니라, 방향을 알리는 실용적인 기능까지 담았다. 실용성을 위트로 풀어내면 효과는 배가 된다. 공간안내를 재미있게 푼 것, 단순한 벽화가 아니라 사인시스템이다.

진짜 고양이들이 사는 카페 플로랄 고양이. 긴 설명 필요 없는 간판. 시선 강탈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인가 싶었다.

결국 간판은 시선 강탈 게임이다. 가독성 대결. 가게 앞에 이런 입간판이 있다면 진짜 그냥 지나치기 쉽지 않다. 그야말로 시선 강탈형 간판.

남루한 간판에 이래저래 디테일도 많고 뭔가 혼란스러운데 왠지 게으른 고양이는 진짜 이럴 것 같아서 묘하게 합이 맞는 간판.

보편적인 채널사인을 서체로 한번 흔들고, 고양이로 방점을 찍었다. 평범함과 비범함은 그리 멀지 않다. 획일성과 몰개성이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널사인을 흥미롭게 만드는 묘안을 제시하는 것 같다.

마지막은 성수동 수제화 타운에서 찾았다. 깐깐한 표정으로 수제화 타운을 오가는 사람들을 내려보는 고양이. 그 어떤 주문도 척척 다 받아 줄 것 같은 신뢰가 느껴지는 듯한 사인.

* 월간 사인문화에 게재된 기사를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맞게 재편집한 것입니다. 사인문화 지면에 실린 내용, 분량과는 다소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