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4년 12월 23일 06시 09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6월 01일 14시 26분 KST

[허핑턴 인터뷰] "아직도 불편한 '간편결제' 이용하십니까?" | 황승익 한국NFC 대표

당신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모바일결제'를 한 기억을 떠올려 보자. 위메프, 쿠팡, 티몬과 같은 소셜커머스도 좋고, 옥션, G마켓이나 11번가 같은 오픈마켓도 좋다. 결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살 물건을 고른다. 배달받을 주소를 입력한다. 구매 결정 버튼을 누른다.

2. 전자금융거래약관,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안내, 개인정보 제공 및 위탁 안내 등 3가지에 동의버튼을 누른다.

3. 결제할 카드를 선택한다.

4. 카드 결제의 경우 '일반결제' 혹은 '간편결제'를 선택한다. (카드사마다 결제 시스템은 모두 다르다.)

5-1. 일반결제를 선택했다면, 카드번호 16자리를 모두 입력한다. 이후 일반결제 비밀번호와 카드 뒤에 있는 CVC 번호 3자리를 입력한다.

5-2. 간편결제를 선택했다면, 결제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결제가 끝난다.

※ PC 환경에서는 액티브X까지 깔아야 한다. 액티브를 X를 깔고 나면, 당신의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들이 모두 초기화되고 이 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의 결제 시스템은 이처럼 사용자 친화적이지 않다. PC보다 그나마 편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도 이처럼 복잡하다. 그러나 국내 이용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불편한 웹 결제 시스템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핀테크'(FinTech) 사업이 뜨고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는 첨단 IT기술을 활용해 기존 금융과 구조·제공방식·기법 면에서 차별화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다. 최근 웹 결제 단계를 간소화해 이용자들이 사이버상에서 거래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국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런 핀테크 사업은 해외시장에서 이미 앞서 나가고 있다. 미국 '페이팔' 애플의 '애플페이'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텐센트의 '텐페이'가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알리페이는 이미 국내 진출에 진출해 자국민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연간 15조 원 규모의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 역시 결코 안전지대가 아니다.

당국도 이러한 위기감을 인지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9일 '제2차 IT·금융 융합 촉진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열고 국내 핀테크 업체들이 사전적 규제를 사후점검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바꿔 핀테크(FinTech)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이나 카드사 등이 핀테크 업체들의 신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충분히 안전성을 검토하고 나중에 사고가 발생하면 무거운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규제 틀이 바뀌는 것이다. 핀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게는 희소식이다.

'핀테크'에 대한 뜨거운 바람이 불고 있는 최근,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황승익 한국NFC 대표를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한국 NFC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황승익 한국 NFC 대표

- NFC (근거리무선통신)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우리나라에 NFC는 실패한 사업 아닌가.

= 맞다. 처음에 NFC 사업에 뛰어들던 3년 전, 모두가 말렸다. 상용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발상을 바꿨다. 스마트폰을 카드로 쓰는 게 아니라 리더기로 쓰고, 신용카드를 읽히는 방식이다. 우리 국민이라면 하루에 2번씩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하는 행동들과 똑같다. 단말기를 보급하지 않아도 기존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황승익 한국NFC 대표가 NFC 결제 시스템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 NFC 사업의 시장성을 밝게 보는가.

= 애플페이가 NFC결제 서비스의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3년 전에 나왔다. 당시, 두 가지 문제 때문에 실패했다. 첫 번째는 문화적인 차이였다. 우리는 종업원에게 카드만 주면 바로 결제가 된다. 그러나 기존 NFC 결제는 앱을 실행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한 뒤에 NFC리더기에 접촉해야 한다. 명동에서 시범적으로 벌였는데 단계가 복잡하다 보니 이용하는 사람들이 극히 드물었다. 두 번째는 NFC 단말기에 누가 투자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었다. 통신사냐 카드사냐 밴 사업자냐의 결론이 아직까지 나지 않아 3년째 표류 중이다. 미국은 밴 사업자가 없고 카드사 단말기가 모두 다르다. 그럼에도 가능해 진 것은 대행 프랜차이저들이 참여하면서부터였다.

지난 18일 온라인쇼핑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모바일쇼핑 시장 규모는 22조4,600억 원으로 올해에 비해 70.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인터넷쇼핑에서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43%에 달하게 된다. 반면 PC 기반의 인터넷쇼핑은 29조7,900억 원으로 올해보다 6.8%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PC쇼핑은 2012년 33조9,6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3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이제 더 이상 ‘모바일’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2~3년 전만 해도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를 주장했지만, 이제는 올해는 ‘온니 모바일’(only mobile)을 주장하고 있다.

= 같은 생각이다. 온니 모바일이다. 실례로 옥션 같은 경우에도 지난해 모바일 매출 20%에서 올해 50%를 넘어섰다. 소셜 커머스는 80%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 블랙프라이데이 경우 역시 모바일 쇼핑이 PC 쇼핑을 넘어섰다. 이처럼 모바일쇼핑이 늘어나는 데는 손안에 간편한 것도 있지만, 액티브X를 안 깔아도 된다는 점이 있다. 또 모바일 쇼핑이 좀 더 싸다. 검색 엔진을 통해서 들어올 경우 PC처럼 수수료를 안 줘도 되기 때문이다. 한 번이라도 모바일로 쇼핑을 해본 사람은 PC로 돌아가기가 어렵다.

황 대표는 불편한 결제를 지우고 싶은 마음에 지우개를 제작했다며 기자에게 선물로 줬다.

- 모바일로 확장할 수 있는 시장은 어떤 것이 더 있을까.

= 홈쇼핑 시장이다. 현재는 ARS로 카드번호를 입력하고 있는데, NFC 결제가 도입되면 결제 시스템이 이쪽으로 많이 바뀔 것이다. 홈쇼핑 사업자도 모바일앱을 많이 배포하고 있는데, 쇼호스트가 물건을 팔면서 카드를 한 번씩 대면서 결제하면 된다고 알려주면 된다.

- 각종 규제로 한국 모바일 금융서비스업은 중국보다 2년 정도 뒤처졌다는 주장을 하셨다.

= 한국 알리페이 지사장에게 직접 들은 내용을 전하자면 이미 중국에서는 ‘알리페이’가 간편결제 앱이 아니다. 결제는 기본 기능이고 사용자들끼리 송금, 알리페이 앱을 통해서 택시, 병원 등 예약 시스템으로 나아가고 있다. 메신저 기능도 물론이다. 또 선불형 충전 시스템인 알리페이에 미리 충전된 금액들을 모아 펀드로 돈을 굴리고 모은 돈을 이자로 주는 서비스로까지 발전했다. 우리는 결제에만 목을 메다 보니 이미 중국 시장보다 많이 뒤처졌다.

- 중국의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 일례로 중국의 솔로데이였던 11월11일이 당시 알리페이로만 10조원이 결제됐다. 초당 8만건이 처리됐고 그 수치가 세계최고다. 이는 페이팔보다 크고 아마존 보다 크다. 전세계 가장 큰 결제시스템이 된 거다. 70대 택시기사도 알리페이로 택시비를 받을 정도니 말이다.

- 알리페이의 한국 진출 가능성은?

= 알리페이 지사장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2년 전부터 한국에 진출하려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박근혜 대통령도 만났지만, 한국시장은 규제가 많아서 할 수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대신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을 상대로 서비스 방향을 바꿨다. 실제로 명동 지하철역 출구에는 알리페이를 알리는 광고로 뒤덮여 있다. 또 최근 롯데 면세점에 알리페이가 들어갔는데 첫 달에 500만원으로 매출이 저조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55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알리페이 시스템

- 핀테크 스타트업을 하다보니 어려운 점은.

= 핀테크 스타트업을 하는 분들을 보면 금융 출신이 한 명도 없다. 과도한 규제라든지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 IT에 있는 사람들은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도전하는 것이다. 핀테크는 기존 금융사와 제휴하지 않으면 존립이 안 된다. 기존 금융권이 핀테크에 관심을 많이 두고 핀테크 스타트업을 가지고 이용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게 바람이다.

- 규제 때문에 힘들어 보인다. 한국NFC도 금융감독원의 보안성 심사 자격도 얻지 못했는데

= 그렇다. 금감원의 보안성 심의는 핀테크 스타트업이 신청할 자격이 없다. 은행이나 카드사, 전자결제대행업체(PG)만 보안성 심의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도 전자결제대행업체(PG)사에 수수료 절반을 내고 심의를 신청했다.

- 기술은 올해 3월에 이미 나왔지만, 이 보안성 심사 때문에 8개월이나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

= 기술적으로는 이미 올 4월에 완성돼 있었다. 그러나 보안성 심의가 심의 기간에 대한 규정이 없다 보니 길게 심의할 때는 1년 넘게 심의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기간 예측이 힘들어져 투자받고 사업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히 금감원이 제시한 수십 개의 보안성 심사 기준을 충족시키려다 보니 관공서만 8개월이나 드나들었다. 이처럼 규제에 묶이다 보면, 미래 예측이 힘들다는 게 사업상 가장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핀테크 열풍이 불면서 금융감독원도 태도를 바꾸면서 숨통이 트였다. 보안성 심사 기간 단축도 약속받았고, 최근 금감원 내에 핀테크 지원 상담센터도 개설된 점은 긍정적이다.

- 이 핀테크 지원상담센터를 통해 금감원에 요청한 '전자상거래 시 카드사 제공 결제 시스템 사용 의무화' 조항 폐지요청에 대해 지난 4일, 즉시 폐지 하기로 확정했다.

= 2005년 9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전자거래 안정성 강화 대책이 그동안 전혀 손질되지 않았다. '전자상거래 시 무조건 카드사에서 만든 결제시스템만을 사용해야만 한다'는 조항이 문제였다. 이용자들이 결제 시 신용카드사부터 선택한 뒤, 해당 카드사의 시스템으로 이동해 안심클릭, ISP 안심결제, 앱카드 등 복잡한 결제방법을 또 한 번 선택하고, 각각의 카드사마다 다른 모양의 결제창을 보여줌으로써 이용자들이 신용카드 결제가 복잡하다고 느끼게 만들었던 원인 중 하나였다.

- 한국에서 모바일 결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까.

= 우리나라는 좋은 환경이다. 신용카드 보급율 1위, 교통카드 사용도 1위다. 쇼핑몰의 경우 장바구니 담아두고 결제하지 못하는 비율이 30~50% 정도에 달한다고 한다. NFC 환경이 갖춰지고 나면, 최소 매출이 10%가 늘어날 것이다.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수수료가 저렴한 편이다. 휴대폰 소액결제의 경우 신용카드 수수료의 2배이다. 결제를 신용카드로 돌리면 수수료 비용이 줄어들 수 있다.

- 모바일쇼핑과 관련된 업체들은 주목하고 있을 것 같다.

= 11번가 등 20여개 업체 대기 중이다. 최근 ‘배달의 민족’의 경우 높은 수수료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배달앱의 경우 휴대폰 소액결제로 이뤄지다보니 원래 수수료가 높다보니 원가 구조가 비싸진다. NFC 간편결제를 하게 되면 현재 8~13% 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NFC 간편결제가 상용화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 쇼핑몰들의 매출액이 많이 늘어날 것이다. 온라인 쇼핑, 장년층 나이 드신 분들, 스마트폰 익숙하지 않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충분히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쇼핑 시장이 커지면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 영역이 많이 나올 것이다. 게임이든 쇼핑몰이든 포털이든 결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가 핵심 관문 중의 하나이다.

- 일각에서는 소비를 지나치게 간편해진 것 때문에 소비를 조장할 수도 있다고도 지적한다.

= 일부 지름신의 유혹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경제에서는 소비가 줄어드는 게 가장 큰 리스크라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경제상황이 안 좋을 때 소비가 줄어들어서 장기 디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다. 모바일 쇼핑이 늘어난다고 해서 충동구매가 이뤄지는 건 아니다.

- 해킹의 위험은 없는 걸까.

= 기존 아마존이나 페이팔이 스마트폰에 결제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해킹을 위험성은 있다고 봐야 한다. 100%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비밀번호만 노출되지 않으면 이 서비스는 안전하다. 우리 시스템은 스마트폰에 결제정보가 저장되지 않고, 단말기와 카드의 접촉만으로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그런 위험성에서는 벗어나 있는 편이다.

황승익 한국NFC 대표

PRESENTED BY 호가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