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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6일 11시 12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2월 16일 11시 12분 KST

나랏돈을 빼먹는 여러 가지 방법

David Rogowski, AOL

공공기관의 연구개발 예산을 횡령하거나 부당하게 쓰는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예산 관리의 허점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16일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 등 21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공기관 R&D 투자 관리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유흥주점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하거나 대학교수가 연구원을 허위로 등록해 인건비를 횡령하는 등 고질적인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카드 무단사용에 허위증빙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수원, 한전원자력연료주식회사, 한국전력공사 등 3개 기관 소속 임직원은 2010년부터 2013년말까지 유흥주점이나 노래방에서 512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로 1억1천900만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 소속 연구원의 한 직원은 2013년 9월 유흥주점에서 89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뒤 기술개발 관련 연구회의에 돈을 썼다고 서류를 제출했다.

이들 기관에서는 업무 수행 이외에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써서는 안 되고 이를 어길 경우 카드를 회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대학교수가 가짜 연구원 등록해 횡령

공공기관의 용역을 받아 연구 과제를 수행한 대학교수가 예산을 횡령한 사례도 적발됐다.

모 대학 산학협력단의 한 교수는 한수원과 연구 용역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18명의 가짜 연구원을 등록해 2억8천여만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교수는 이를 위해 차명 계좌까지 개설했으며, 빼돌린 돈은 오디오 구입비 7천200만원 등 개인적으로 사용했다.

또 실제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들의 인건비 6천200만원 상당도 횡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부 R&D 투자권고도 '주먹구구'

미래창조과학부가 공공기관의 R&D 투자규모를 정해 권고하는 제도 역시 허술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부는 매년 공공기관별 투자실적과 경영여건 등을 종합해 R&D 투자권고 금액을 산정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각 기관이 R&D와 무관하게 부풀린 투자계획을 검토도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권고액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2012년도 R&D 투자 우수 공공기관으로 선정됐지만 실제 투자실적은 이에 크게 못 미쳤다.

◇기관별 연구과제 중복성 검토 의무화

감사원은 이런 문제와 관련해 미래부 등 해당 부처에 7명의 문책을 요구하는 등 68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

기관별로 연구과제의 중복성 검토를 의무화하고, 이 과정에서 객관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의 심의 참여를 적극 권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연구 담당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연구 결과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는 한편 부실 사례에 대해서는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한수원 등 일부 기관은 실패로 결론난 과제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았고 일부 기관은 성공 사례에 대해 전혀 보상책을 내놓지 않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연구기획 단계부터 평가 및 보상 단계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점검과 사후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공공기관의 R&D 사업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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