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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06일 05시 40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2월 06일 06시 26분 KST

총, 특권, 거짓말 : 글로벌 패션의 속살 6 (하)

4. 안전한 비즈니스

2013년 4월24일 다카 외곽 사바르에서 8층 높이 라나플라자 건물이 무너져 최소 1129명의 의류노동자가 숨졌다. 그로부터 8년 전 62명이 스펙트럼스웨터 공장 건물이 무너져 62명이 숨졌다. 1990년 이후 방글라데시 의류공자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건물붕괴 사고만 23건에 이른다. 이 사고들로 1750명의 의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비슷한 형태로 반복되는 인명사고는 ‘사고’가 아니라 ‘살인’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할 것이다.

2013년 4월24일, 공장 앞은 어수선했다. 전날 휴가중인 달리아에게 조장 슈문이 전화를 걸어와 건물 벽에 금이 많이 가 수리하느라 공장이 하루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이날은 공장 문을 열지 어쩔지 몰랐지만, 노동자들은 무단결근으로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일단 8시까지 출근을 했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건물 안으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웅성거리는 노동자들에게 팬텀어패럴 생산책임자 이무란이 소리를 쳤다. “지금 들어가지 않으면 ‘출근 보너스’를 못 받는다.” 방글라데시 의류공장들은 노동자들의 지각과 결근을 막기 위해 ‘출근 보너스’를 준다. 보통 월 200타카(약 2600원)인 출근 보너스를 받으려 달리아와 동생 폴리는 매일 아침 30분씩 부지런히 걸었고, 늦잠이라도 잔 날이면 아깝지만 15타카를 내고 릭샤를 탔다.

“월급에서 지각 벌금으로 1000타카(약 1만3000원)를 깔 수 있다. 월급을 못 받을 수도 있다.” 이무란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건물주 소헬 라나까지 나타났다. “건물은 안전하다. 작은 금이 있었고, 어제 기술자들이 와서 고쳤다. 문제없으니까 들어가라.” 공장장들과 마스탄(폭력배)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왔다. 팬텀어패럴 공장장 자말이 “대량선적물량 마감이 닥쳤다. 빨리 일해야 된다”고 소리쳤다.

라나플라자 붕괴 당시 건물 안에서 작업중이던 달리아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함께 일하던 동생 폴리는 그러지 못했다. 달리아가 폴리의 사진을 앞에 둔 채 사고 당시 상황을 떠올리고 있다. 유신재 기자

나흘 전 토요일 잔업까지 마친 자매는 3일짜리 휴가를 받았다. 폴리의 맞선을 위해 아버지와 두 자매는 네프로코나의 고향 마을로 향했다. 달리아 가족이 고향을 떠나 다카 교외 사바르로 이사한 것은 2008년이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작은 가구점이 망했고 15만타카(약 200만원)나 되는 큰 빚을 얻었다.

이사온 다음날부터 달리아는 이모의 손을 잡고 의류공장에 일을 나가기 시작했다. 눈치가 빠르고 손이 야무진 달리아는 일을 빨리 배웠다. 한달 반 만에 보조 딱지를 떼고 재봉틀을 잡았다. 2000타카(약 2만6000원)로 시작한 월급은 공장을 옮길 때마다 올라 팬텀어패럴에서는 9000타카를 받았다. 2010년 폴리도 언니를 따라 팬텀어패럴에 합류했다. 폴리도 일을 시작한 지 한달 만에 재봉틀을 잡았다.

야채 노점상을 하던 아버지도 “알라의 도움으로” 곧 집 근처 시장에 야채가게를 냈다. 가족은 4년을 부지런히 일해 빚을 모두 갚았다. 이제 각각 스물셋, 스물둘이 된 딸들의 결혼을 생각할 만큼 여유가 생겼다. 폴리의 신랑감은 같은 고향 출신의 군인이었다. 유엔 작전에 자원해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군인은 방글라데시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그제껏 사진 속 폴리만 본 군인은 다행히 신붓감을 마음에 들어했다.

휴가를 마치고 출근한 달리아와 폴리는 팬텀어패럴, 뉴웨이브, 에더텍스 등 3개 공장 노동자 3000여명과 함께 상점과 은행 등이 모두 대피한 건물 안으로 떠밀리듯 들어갔다. 건물 4층, 약 130명이 일렬로 앉아 일하는 C라인에서 자매는 약 25미터 거리를 사이에 두고 재봉틀 앞에 앉았다. 영국의 패스트패션 브랜드 ‘프라이마크’ 티셔츠를 만들기 위해 재봉틀을 돌렸다. 재봉틀은 곧 멈췄다. 정전이었다. 전력 사정이 안 좋은 방글라데시에서는 매일 서너번씩 전기가 나간다. 이윽고 건물 층마다 설치된 발전기가 커다란 소음과 진동을 일으키며 돌아가기 시작했다.

달리아의 집 한쪽 벽에 폴리의 사진과 사고 직후 폴리를 찾기 위해 만든 전단지가 걸려있다. 유신재 기자

작업이 재개되고 채 5분도 지나지 않았을 무렵, 굉음과 함께 뿌연 먼지가 달리아의 시야를 가렸다.

잠시 정신을 잃었다 깨어보니 바깥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회색 먼지를 뒤집어쓴 몸 곳곳이 욱신거렸다. 팔과 무릎에서 피가 났다. 눈을 들어보니 공장이 있던 8층 높이 라나플라자 건물이 주저앉아 있었다. 아수라장 속에서 달리아를 발견한 낯선 사람들이 달려와 병원으로 옮기려 했다. 달리아는 그들의 손을 뿌리쳤다. 아직 먼지가 가라앉지 않은 잔해 주위를 기어다니며 외쳤다. “폴리, 폴리.”

코린트식 기둥 위에 돔형 지붕을 얹은 현관, 긴 회랑으로 둘러싸인 정원, 흰 대리석 바닥이 특징인 다카 고등법원은 유럽 르네상스 건축 양식을 충실히 따른 건축물이다. 영국 식민지 시절인 1905년 동벵골(지금의 방글라데시)과 아삼(지금의 인도 북동부 지역)을 통치하는 총독의 관저로 지어졌다. 1858년부터 1947년까지 이 나라에서 홍차와 황마 등을 헐값에 가져간 서구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노동력으로 생산된 옷을 헐값에 가져간다.

다카 고등법원 건물은 영국 식민지 시절 총독 관저로 지어졌다. 이 나라의 사법부는 의류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인 등 특권층의 범죄를 처벌하는 데 매우 무능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유신재 기자

라나플라자 붕괴 나흘 뒤인 지난해 4월28일 사이디야 굴룩을 비롯한 세 명의 여성 활동가들이 고등법원을 찾았다. 타즈린패션 화재사건 피해자들을 돕던 이들은 라나플라자 붕괴를 목격하면서 사고 책임자를 강력히 처벌하는 것만이 반복되는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라나플라자 붕괴로부터 꼭 5개월 전인 2012년 11월24일 다카 외곽 아슐리아 지역에 자리한 타즈린패션 공장에서 불이 났다. 3층까지만 짓도록 허가를 받은 건물은 9층까지 지어졌다. 1층에는 쉽게 불이 붙는 원단이 가득 쌓여 있었다. 비상탈출 계단은 없었다. 각 층 입구마다 설치된 철문은 밖에서 잠겨 있었다. 1층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5층까지 집어삼켰다. 쇠창살이나 대형 환풍기를 간신히 뜯어내고 뛰어내린 노동자들은 부상을 입었다. 그러지 못한 최소 112명의 노동자들은 목숨을 잃었다.

여성 활동가들은 이날 고등법원에 타즈린패션 화재 책임자들을 신속히 재판해 달라는 청원서를 냈다. 이들의 청원에 따라 고등법원이 심리를 연 5월30일, 화재 발생 반년여 만에 타즈린패션의 모기업인 투바그룹의 소유주 델와르 호세인이 처음으로 법정에 섰다. 법무장관 출신 변호사 피다 모하마드 카말이 변호를 맡았다.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법정에 나온 델와르 호세인은 의기양양했다. 그는 사이디야와 친구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너희들이 나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너희는 나한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2012년 11월24일 화재로 최소 112명의 의류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은 타즈린패션 공장 앞으로 릭샤가 지나가고 있다. 화재 이후 공장 건물은 폐쇄됐다. 유신재 기자

델와르 호세인의 태도는 허풍이 아니었다. 그는 의류기업인들의 이익단체인 방글라데시의류제조수출협회(BGMEA) 회원이었다. 현지 최대 규모 의류기업 중 하나인 모함마디 그룹의 루바나 헉 사장은 “델와르는 협회 고위층과 매우 가깝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다. 타즈린 화재 직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타즈린패션 화재 하루 뒤 아슐리아 경찰서는 ‘신원미상’의 가해자들을 입건했다. 셰이크 하시나 총리까지 나서서 신속한 수사를 장담했지만, 이후 5개월이 넘도록 수사는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방글라데시 전체 수출의 80%를 의류산업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 협회와 기업인들의 힘은 막강하다. 다카 시내 하티르질 호숫가에 서 있는 협회 본부 건물은 의류업계의 힘을 상징한다. 2008년 완공된 15층 높이의 유리 건물은 불법적으로 취득한 국유지 위에 지어졌고, 건축과 환경과 관련된 여러 법률을 위반했다. 2011년 고등법원은 이 건물을 철거하라는 결정을 내렸지만 아직까지 굳건히 버티고 있다. 지난해 기준 공식적으로 방글라데시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29명이 의류기업 소유주다. 친인척이나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사업을 하는 이들까지 합하면 국회의원의 절반 이상이 의류산업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현지 노동단체들은 보고 있다. 1980년대부터 의류공장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을 조사해온 현지 여성단체 우비니그의 파리다 악터 사무처장은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 대부분 의류산업에 이해관계가 있다. 대다수 언론사도 의류산업과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의류제조수출협회(BGMEA) 건물은 이 협회와 협회 회원들이 누리는 초법적 특권을 상징한다. 온갖 법률을 무시한 채 지어진 이 건물에 대해 법원은 철거명령을 내렸지만, 명령이 집행될 기미는 없다. 유신재 기자

여성 활동가들의 청원에 따라 고등법원이 경찰을 압박했지만 델와르 호세인에 대한 수사는 더디기만 했다. 경찰은 화재 발생 13개월 만인 2013년 12월22일에야 델와르 호세인을 비롯한 13명을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델와르 호세인은 이미 자취를 감춘 뒤였다.

지난 2월9일 아침, 여성 활동가 사이디야는 타즈린패션 생존자 수마야와 함께 병원에서 의료진 면담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마야는 화재 당시 2층에서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얼굴을 다쳤다. 그 직후 코에서 발생한 근섬유종양이 눈과 뇌까지 퍼졌고, 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를 받는 중이었다. 오전 9시30분께 사이디야는 법원에 출입하는 기자 친구로부터 델와르 호세인이 법원에 나타났다는 전화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도주한 뒤 발부된 구속영장에 대해 보석을 신청하러 온 것 같다는 게 기자의 설명이었다. 사이디야는 다른 활동가들에게 재빨리 소식을 알리고 릭샤에 올라탔다.

법정 안에는 거의 10명에 달하는 변호사들이 델와르 호세인을 변호하러 나왔다. 변호사 가운데 한명이 갑자기 외국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치켜들었다. 노란색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 하늘색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 파란색 이탈리아 대표팀 유니폼이었다. 변호사는 “투바그룹이 피파(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브라질 월드컵대회 계약을 따냈다. 회장이 구속되면 계약대로 납품할 수 없을 것이다. 방글라데시가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제껏 비슷한 사건에서 다른 공장주들이 구속된 적이 없는데 왜 호세인만 구속되어야 하느냐’, ‘호세인이 아니라 공장 관리자들의 책임이 크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수마야의 아버지가 죽은 딸을 위해 기도해줄 ‘이맘(이슬람교의 지도자)’을 기다리고 있다. 타즈린패션에서 일하던 수마야는 불길 속에서 가까스로 살아나왔지만 암을 얻었고, 지난 3월21일 16살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유신재 기자

그사이 언론사들은 인터넷으로 델와르 호세인의 보석신청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법정 안에 50여명의 기자가 모여들었다. 법정 밖에서 “사주를 처벌하라”고 외치는 목소리들이 들렸다. 한참 동안 굳은 표정을 짓고 있던 판사가 마침내 결론을 내렸다. “보석을 기각한다.” 델와르 호세인은 법정구속됐다. 화재 발생 후 약 15개월 만이었다. 법정 안에서 환호성이 울렸다. 법정 밖으로 나온 사이디야의 눈에 수백명의 시민이 눈에 들어왔다. 그들은 “사주 처벌”을 끝없이 외쳤다.

사이디야는 “경찰과 지방법원은 워낙 부패가 심하다. 그래서 고등법원에 청원한 것이다. 그래도 솔직히 델와르 호세인이 보석으로 풀려날 거라고 생각했다. 1990년 사라카가먼츠 화재 이후 계속된 사고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공장주가 처벌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라나플라자 사건을 계기로 공장주들이 쉽게 법망을 빠져나가는 관행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섣부른 것이었다. 라나플라자 건물주 소헬 라나는 사건 나흘 만에 이웃나라 인도로 탈출을 시도하다 국경 지역에서 체포됐다. 집권 여당인 아와미연맹의 지구당 간부인 그는 건축기준을 무시한 건물을 지어올렸다. 지난 3월24일 법원은 소헬 라나의 건축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보석을 받아들였다.

나머지 혐의에 대한 보석신청도 받아들여지면 소헬 라나는 형이 확정될 때까지 감옥에서 나오게 된다. 등을 떠밀다시피 노동자들을 위험한 건물로 밀어넣은 라나플라자 입주 공장 소유주 2명은 진작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 5일에는 타즈린패션 소유주 델와르 호세인이 수감 6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방글라데시의류제조수출협회는 사건 직후부터 델와르 호세인과 소헬 라나 등의 보석을 청원해왔다.

라나플라자 건물 잔해 속에서 달리아의 동생 폴리의 주검이 발견된 것은 사고 8일 뒤였다. 그사이 달리아의 가족은 폴리를 찾기 위해 신랑감에게 보여주려고 찍은 사진을 수천장 인쇄했다. 고향 마을에서 올라온 친척과 친구들까지 라나플라자 붕괴 현장과 병원, 수많은 주검이 안치된 학교 운동장을 뒤지고 다녔다.

라나플라자 건물 붕괴 현장 앞에서 매달 24일 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모여 보상금 지급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유신재 기자

희생된 의류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은 더디기만 하다. 지금까지 달리아의 가족은 지방정부로부터 장례비 2만타카(약 26만원), 총리실로부터 긴급지원금 10만타카, 바이어인 프라이마크로부터 4만5000타카 등 모두 16만5000타카(약 216만원)를 받았다. 폴리의 죽음에 대한 보상금은 언제 얼마를 받게 될지 모른다. 사건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전체 사망자가 몇 명인지 불분명하다. 현지 노동단체인 의류노동자연대 활동가 타슬리마 악터는 “주검이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가 많다. 노동부, 군, 경찰이 저마다 다른 숫자를 내놓고 있다. 신원확인을 못하고 매장한 주검도 291구나 된다. 사망보상금 규모를 정하기 위한 위원회가 꾸려졌지만 좀처럼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21개월 전 일어난 타즈린패션 화재 사망자들의 보상금도 아직 다 지급되지 않았다. 최소 112명의 사망자 가운데 주검이 확인된 99명의 유족들은 70만타카(약 910만원)씩 받았다. 진화에 17시간이 걸린 불길 속에서 많은 노동자들의 주검은 재로 변했다. 유전자 감식으로 13명의 신원이 확인됐지만 이들에 대한 보상금은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 노동자 가족들을 상대로 2년 가까이 조사를 벌여온 사이디야 굴룩은 최소 12명에서 최대 23명의 사망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족들을 대리하는 변호사 아사두자만은 이 화재가 단순한 산업재해가 아니라 고용주의 잘못으로 일어난 게 명백한 만큼 70만타카보다 훨씬 많은 보상금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타즈린패션 공장의 불길 속에서 가까스로 살아나왔지만 암을 얻은 수마야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지난 3월21일 숨졌다. 라나플라자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달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또다른 의류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인상된 최저임금 덕분에 팬텀어패럴에서보다 약 1000타카 많은 1만타카(약 13만원)를 월급으로 받는다. 하루아침에 1129명의 사망자와 2500여명의 부상자가 나온 마을에서 아버지의 야채가게는 장사가 예전 같지 않다.

5. 바이어의 호텔

1100여명의 사망자를 낸 라나플라자 붕괴 사건으로 서구 소비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저렴한 인건비로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제3세계 노동자들의 생명을 도외시한 글로벌 의류 브랜드들에 대한 비난이 최고조에 달했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일제히 방글라데시 공장 안전진단에 나섰다. 사진은 다카 인근 사바르의 한 의류공장에서 작업중인 노동자들의 모습. 유신재 기자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는 어디를 가나 사람이 참 많다. 자동차들은 수많은 행인과 릭샤를 뚫고 길을 내기 위해 쉼없이 경적을 울린다. 처음 다카를 방문하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괴로워하는 게 차와 사람이 만들어내는 소음이다. 거리의 소음은 건물 안까지 비집고 들어와 정신을 흔들어 놓는다. 골목마다 낙엽과 쓰레기를 태우면서 올라오는 연기와 비포장도로의 흙먼지가 뒤섞인 공기는 들이쉬기 거북하다. 갖가지 장애를 호소하는 걸인들의 눈길은 마주하기도, 피하기도 불편하다. 얇은 옷쯤은 쉽게 뚫는 모기는 외국인의 피에 더욱 끌리는 것만 같다. 다카는 쾌적한 도시와는 거리가 멀다.

그런 다카에도 예외가 있다. 상업지구인 굴샨 지역에 자리한 웨스틴다카 호텔은 전혀 다른 세계다. 승용차의 트렁크와 밑바닥까지 살피는 경비원,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 국제공항 수준의 보안검색대를 거쳐 로비에 들어서면, 이 도시에서는 좀체 보기 힘든 조용하고 세련되고 쾌적한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이 ‘별 다섯개짜리’ 호텔의 하룻밤 숙박료는 약 400달러, 방글라데시의 중견 봉제공이 서너달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이만한 돈을 내고 이 호텔에 묶는 투숙객은 대부분 글로벌 의류 브랜드 기업에서 납품공장을 관리하는 임직원, 즉 ‘바이어’들이다.

수많은 인파와 차량, 릭샤로 붐비는 다카의 거리는 늘 시끄럽고 먼지가 자욱하다. 유신재 기자

지난 2월 호텔 회의실에서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갭(GAP)이 다음 시즌 생산 계획을 의논하는 회의를 열었다.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온 임직원들과 갭 다카 연락사무소 직원들, 그리고 방글라데시 공장주 10여명이 참석했다. 갭 쪽 사람들은 방글라데시 공장주들이 그동안 잘해왔다는 둥 앞으로도 함께 잘해보자는 둥 공치사를 늘어놓았다. 미국이나 영국에서 유학을 한 듯 영어가 유창한 젊은 공장주 한명이 다른 모든 공장주가 마음속에 품고 있던 질문을 조심스럽게 던졌다. “납품가격을 인상해줄 수 있을까요?”

2013년 최소 1129명이 숨진 라나플라자 건물 붕괴 사건은 방글라데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서구의 소비자들이었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 에이치앤엠(H&M)은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많은 의류를 납품받는 최대 바이어다. 스웨덴의 시민들은 카를요한 페르손 에이치앤엠 회장의 웃는 얼굴과 라나플라자 건물 잔해 앞에서 울먹이는 방글라데시 여성의 얼굴을 대비시킨 광고 포스터를 들고 시위에 나섰다.

글로벌 바이어들이 머무는 특급호텔 웨스틴다카는 다카에서 매우 드문 쾌적한 공간이다. 유신재 기자

서구의 다른 여러 나라들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세계 2위 의류수출국 방글라데시에서 제품을 공급받지 않는 유명 브랜드는 거의 없다. 서구의 ‘윤리적 소비자’들은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생명을 대가로 이윤을 극대화하는 글로벌 바이어들을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에이치앤엠이 앞장서서 국제 노동단체 등과 손잡고 ‘방글라데시 화재 건물 안전 협정’(Accord on Fire and Building Safety in Bangladesh·이하 ‘어코드’)에 서명했다. 뒤이어 카르푸르(까르푸), 막스앤스펜서, 자라 등 유럽의 주요 바이어들이 동참했다. 갭, 월마트, 노스페이스 등 북미 지역의 주요 브랜드들도 ‘방글라데시 노동자 안전을 위한 동맹’(Alliance for Bangladesh Worker Safety·이하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

월마트는 2012년 화재가 난 타즈린패션에 불법 재하청을 줬다는 이유로 심코 공장과 거래를 끊었다. 한때 14개 라인을 운영하던 이 공장은 현재 4개 라인만 가동하고 있다. 유신재 기자

바이어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 방글라데시 공장들에 대한 안전진단이 시작됐다. 어코드와 얼라이언스는 방글라데시 공장주들에게 방화문과 스프링클러 등 화재안전 설비를 갖추도록 요구했고,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공장에는 소속 바이어들이 일감을 주지 않도록 했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방글라데시 공장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이처럼 조직적으로 나선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위해 바이어가 먼저 양보하겠다는 호의도 보였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의류노동자의 법정 최저임금을 3000타카에서 5300타카로 올렸지만, 공장주들은 큰 폭의 비용 증가를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이었다. 에이치앤엠 방글라데시 연락사무소의 데이비드 사브먼 사장은 지난해 12월 모든 납품공장들에 전자메일을 보냈다. 그는 “임금인상을 지지한다”며 “임금인상이 비용 증가를 뜻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임금인상의 영향을 받는 모든 주문에 대한 납품가격을 조정하겠다. 이후 모든 주문도 새로운 최저임금에 맞춰 가격협상을 하겠다”고 썼다. 미국의 갭도 마찬가지였다.

갭은 지난 4월 <한겨레>에 보낸 전자메일을 통해 “갭이 납품공장의 임금을 결정하지는 않지만, 숙련되고 생산성이 높은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공장주들이 충분한 임금을 주어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공장주들이 법적 최저임금 또는 해당 지역의 산업기준에 맞는 임금 중 높은 금액을 노동자들에게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바이어들이 끝내 포기하지 않는 게 ‘불법 재하청’에 대한 태도다. 예전부터 글로벌 바이어들이 생산기지에서 일어난 사고로 인한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되풀이해온 변명이 ‘불법 재하청’이다. 2012년 최소 113명의 의류노동자가 숨진 타즈린패션 공장 화재 때도 마찬가지였다. 화재 당시 타즈린패션 노동자들은 미국 월마트에 납품하기 위한 옷을 만들고 있었다.

라나플라자 붕괴사건 직후 스웨덴에서는 카를 요한 페르손 에이치엔엠(H&M) 회장의 얼굴사진을담은 포스터가 제작됐다. 이 포스터는 페르손 회장에게 ‘더 많은 패션 희생자가 필요하냐?’고 묻고 있다. 서구 소비자들의 압박에 에이치엔엠을 비롯한 글로벌 의류 브랜드들은 ‘방글라데시 화재 건물 안전 협정’(Accord on Fire and Building Safety in Bangladesh)과 ‘방글라데시 노동자 안전을 위한 동맹’(Alliance for Bangladesh Worker Safety)에 서명했다.

처음에 월마트는 이 공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발뺌했다. 곧 공장 잔해 속에서 월마트 브랜드 라벨이 붙어 있는 제품이 발견됐다. 그러자 월마트는 원래 계약을 맺은 ‘심코’라는 공장이 몰래 타즈린패션에 재하청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코는 주문물량이 너무 많아 월마트 쪽에 보고한 뒤 재하청을 준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월마트는 20년 넘게 거래해온 심코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거래를 끊었다. 이미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구에 도착한 심코의 이전 계약물량도 받지 않고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결국 14개 라인을 운영하던 심코 공장은 현재 4개 라인만 가동하고 있고, 약 1500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바이어들의 논리는 ‘우리와 직접 계약을 맺은 공장에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것은 우리 책임이지만, 그 공장이 몰래 또다른 공장에 재하청을 주면 관리감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라나플라자 붕괴 이후 불법 재하청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는 더욱 강경해졌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의 공장주들은 바이어들의 이런 태도가 위선이라고 말한다.

루바나 헉 모함마디그룹 대표이사는 “바이어는 납품공장의 생산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안다. 공장이 한가지 스타일을 10만개만 생산할 수 있는데 50만개를 주문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나머지 40만개는 누가 만들 것인지 물어야 한다. 하지만 바이어들은 그런 질문을 잘 하지 않는다. 바이어들은 그 이상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어들은 모두 납품공장의 시설안전과 근로조건 등에 대한 기준을 갖고 있다. 바이어들은 이 기준에 맞는 공장들과 계약을 맺는다. 업계에서는 이런 공장들을 ‘5성호텔’에 빗대어 ‘5성공장’이라고 부른다. 5성공장은 바이어로부터 실제 생산능력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주문받는다. 초과 물량은 다른 공장으로 재하청된다. 흔히 ‘그림자공장’이라고 불리는 이들 공장은 시설과 임금 등 모든 면에서 열악하다. 바이어는 그림자공장 덕분에 더욱 싼 가격에 제품을 구입한다. 하지만 바이어들은 그림자공장과 직접적 계약관계에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 공장에서 일어나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피해 갈 수 있다.

방글라데시의류제조수출협회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공장은 지난 4월 기준 4417개다. 등록되지 않은 공장에 대한 통계는 없지만 현지 기업인들은 2000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미등록 공장은 등록된 공장으로부터 재하청을 받아 운영된다. 등록된 공장 사이에서도 재하청이 일어난다. 재하청을 받은 공장이 또다른 공장에 재하청을 주는 일도 일어난다. 재하청이 거듭될수록 시설은 열악해지고, 노동자들의 임금은 낮아지고, 관리감독의 눈길은 멀어진다.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비즈니스인권센터는 지난 4월 발간한 보고서(바로가기)에서 재하청이 방글라데시 의류산업의 핵심 요소라고 분석했다. 재하청 구조 덕분에 방글라데시 의류산업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높은 생산성을 자랑한다. 심코 회장인 무자파르 시디크는 “재하청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갭은 미국 매장 직원들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7.25달러에서 10달러로 38% 인상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11일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갭 매장을 방문해 아내와 두 딸을 위한 옷 세 벌을 154.85달러를 주고 샀다. 그는 “(임금인상은) 직원과 그 가족들뿐만 아니라 전체 경제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은 원가 상승을 뜻할 뿐이다.

지난 2월 다카의 호텔 회의실에서 납품가격 인상을 기대하며 미국에서 온 갭 임원의 답변을 기다리던 공장주들은 이내 낙담했다. 이날 미팅에 참석한 한 공장주는 “납품가격을 올릴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여서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것이 갭의 답변이었다”고 전했다. 또다른 공장주는 “바지의 경우 납품가격이 8~9달러이고, 미국 매장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30~40달러다. 우리 인건비가 40% 올랐는데 어떻게 가격을 더 낮추라고 할 수 있나. 이건 비합리적인 압력이다. 갭 안에는 우리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 모든 직원이 가격을 더 깎는 것으로 자기 실력을 증명하려고 안달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갭과 에이치앤엠에 모두 납품하는 한 공장주는 “에이치앤엠이 가격을 올려준 것은 그때뿐이었다. 그다음 시즌 계약부터는 가격이 예전 수준 또는 그 이하로 다시 내려갔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부담을 하겠다고 한 것은 언론에 보여주기 위한 쇼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파즐룰 헉 전 방글라데시고용주연합회 회장은 “바이어들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항상 임금인상을 환영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비용을 분담해달라고 요구하면 거절한다. ‘임금이 오른 건 알겠는데,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공장들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는 식의 말을 자주 듣는다. 그들은 캄보디아에 가면 ‘방글라데시가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고 말할 것이다. 경쟁이 너무 심하다. 다른 나라 공장들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 공장들끼리도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고 있다. 바이어는 항상 경쟁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6. 어닝 서프라이즈

서울 만리동 영원무역 건물. 영원무역의 최대 바이어는 ‘노스페이스’ 브랜드를 소유한 미국 기업 브이에프시(VFc)다. 영원무역은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방글라데시 등지에서 전세계 노스페이스 제품의 약 40%를 생산하고, 한국에선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연간 매출은 1조5000억원(연결 손익계산서 기준) 안팎으로 시가총액(발행 주식 총가치)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안에 든다. 이정아 기자

카르나풀리강은 치타공을 끼고 벵골만으로 흘러들어간다. 강 서쪽 하구에는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큰 치타공 항구가 자리잡고 있다. 이 나라에서 만든 옷을 외부로 내보내는 관문이기도 하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인 방글라데시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의류를 수출한다.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기 어렵지만 원래는 치타공 항구 건너편이 국제항구였다.

천년 넘게 배가 드나들던 옛 항구 뒤쪽에 영원무역이 세운 한국수출가공공단(KEPZ)이 자리잡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드넓은 공단엔 공장 네댓개만이 휑뎅그렁하게 서 있다. 인구는 많고 땅은 비좁은 방글라데시에서 축구장 700개를 지을 수 있는 넓은 면적(산업용 땅 기준)을 외국 기업에 통째로 내준 것이다. 한때 비옥한 농지였던 공단 터 대부분이 아직까지 놀고 있다.

지난 1월9일, 이 공단 안 7번 공장에서 미싱보조사로 일하던 파빈 악터(21)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파빈의 흔적은 빠르게 지워졌다. 치타공대학병원에 실려간 주검은 따라간 동생 나시마도 모른 채 부검이 이뤄졌다. 자정께 조그만 시골마을 근디빠라의 집으로 돌아온 주검은 오래 머물지 못했다. 마을 이장과 회사에서 온 듯한 낯선 사람들이 “냄새가 날 수 있다”며 매장을 서둘렀다. 원래 망자를 곧바로 땅에 묻는 게 무슬림의 관습이지만, 한밤중의 매장은 드문 일이다.

치타공을 끼고 흐르는 카르나폴리강이 벵골만과 만나는 하구에 방글라데시 최대 항구인 치타공 항구가 자리잡고 있다. 이 나라에서 만든 옷은 이 항구에서 배에 실려 세계 각지로 수출된다. 류이근 기자

파빈은 집 근처 ‘앵무새 연못’ 옆에 묻혔다. 어렸을 적 동생과 함께 멱도 감고 빨래도 하던 연못에는 앵무새들이 찾아왔지만, 큰 나무들이 잘려나간 지금은 오지 않는다. 장례를 치른 지 며칠 뒤에는 직책도 이름도 알 수 없는 회사 사람들이 파빈의 집으로 찾아왔다. 그들은 파빈의 사원증과 월급명세서 등 서류를 몽땅 가져갔다. 집에 남은 파빈의 기록은 총에 맞아 쓰러진 모습을 담은 흐릿한 사진 한 장이 전부다.

파빈이 마지막으로 받은 월급명세서엔 4500타카(약 6만원)가 찍혀 있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1000타카(약 1만3000원) 넘게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월급은 700타카(약 9300원) 인상에 그쳤다. 회사가 수당을 깎은 탓이었다. 파빈이 죽은 지 며칠 뒤에야 노동자들은 제대로 오른 월급 봉투를 받을 수 있었다. 파빈은 월급을 받지 못했지만 그 가족은 회사에서 60만타카(약 803만원)를 보상받았다. 파빈의 어머니인 마제다 카툰이 평생 만질 수 없는 큰돈이었다. 그는 보상금을 손도 대지 않은 채 아는 사람에게 맡겼다. 이자가 나오지 않는 은행 계좌에 넣어뒀다는 얘기를 들었을 뿐, 어떻게 보관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카툰은 “딸은 나를 엄마라고 부르지만, 돈이 나를 엄마라고 부를 순 없다”고 말했다. 세상 어디에서도, 죽은 딸을 돈이 대신할 순 없다.

지난 1월 방글라데시 치타공 외곽에 있는 한국수출가공공단(KEPZ) 내 영원무역 공장에서 최저임금 인상 시위 도중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파빈의 어머니가 딸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다. 류이근 기자

파빈이 출퇴근하던 길에 본도르바자르란 꽤 큼직한 마을이 있다. 이곳에서 자동차로 2~3분만 더 달리면 한국수출가공공단 정문 앞에 이른다. 마을은 아라칸왕조 전 고대 때부터 번성했던 곳이다. 예로부터 미얀마, 타이, 포르투갈, 스페인 등지에서 배를 타고 온 상인들이 드나들었다. 상인들은 이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과 보석, 동물 가죽, 상아, 향신료를 사갔고, 감자와 구아바, 파인애플 등을 전해줬다. 이제는 외지에서 온 공단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한다.

<한겨레>는 지난 3월 이곳에서 생활하는 영원무역 노동자 1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노동자들의 월급은 수당까지 모두 더해 평균 7350타카(약 9만8000원)였다. 그나마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지난해보다 늘어난 액수였다. 공단이 가동을 시작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경력은 대개 2년 남짓이었다. 응답자의 다수는 남성들로, 여성의 급여는 이들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노동자들은 보통 방값으로 1200타카(약 1만6000원)를 내고 있었다. 저축을 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3명뿐이었다. 저축액은 평균 410타카(약 5500원)에 그쳤다.

서울역에서 공덕역으로 넘어가는 만리재 중턱에 다다르면 오른편으로 노스페이스 로고가 박힌 커다란 인공암벽이 서 있다. 비록 암벽을 타는 사람을 볼 순 없지만, 세계 최대 스포츠웨어 주문자상표부착(OEM) 생산 업체의 알림판으로는 손색이 없어 보인다. 암벽 왼쪽 8층짜리 건물엔 영원무역의 해외수출 부서가 자리잡고 있다. 경기도 성남에 본사로 쓰이는 비슷한 규모의 건물이 따로 있다. 만리재 건물 1, 2층에는 영원무역의 자회사인 영원아웃도어가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노스페이스와 에이글, 브로드피크, 골드윈 등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까지 와서 옷을 사는 사람은 드물다. 매장은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자신들이 어떤 옷을 만드는 회사인지 보여주려는 전시장처럼 보인다.

서울 만리동 영원무역 건물. 이정아 기자

지난 3월14일 오전 10시, 만리재에 있는 영원무역 건물 앞은 비교적 한산했다. 지하 1층에서 영원무역과 영원무역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렸지만, 주주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1층 로비에서 경비원과 정장 차림의 중년 남성이 주총장 출입을 통제했다. 이날 영원무역이 주총에서 통과시킨 의안 5건 가운데, 이사의 보수한도액 승인도 있었다. 사외이사 3명을 포함한 이사 8명의 보수지급 한도액은 올해 40억원이었다. 매년 그렇듯 회사가 낸 원안대로 안건이 승인됐다. 보수한도액은 전년도와 같은 액수였다.

전세계에 4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영원무역 그룹을 이끄는 성기학 회장은 지난해 주식회사 영원무역에서 16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그는 영원무역의 지주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에서도 19억원을 챙겼다. 이와 별도로 영원무역홀딩스 지분 약 17%를 갖고 있는 그는 11억5500여만원의 배당을 받았다. 성 회장은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와이엠에스에이(YMSA)에도 46%의 지분(2011년 말 기준)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비상장사여서, 열람 가능한(공시된) 감사보고서만을 봐서는 얼마를 배당했는지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다. 방글라데시를 비롯해 다른 나라에 있는 계열사에서 성 회장이 얼마나 받는지도 역시 알 수 없다. 영원무역은 “회장이 방글라데시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등 임원을 맡고 있지만 보수는 따로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시로 확인 가능한 성기학 회장의 지난해 임금과 배당만도 한국수출가공공단에서 일하는 방글라데시 노동자 약 4000명의 연간 급여와 맞먹는다. 영원무역과 영원무역홀딩스가 3월 주총에서 통과시킨 주주 배당금은 모두 더하면 150억원이 넘는다. 1년 동안 주식을 보유한 대가로 주주들에게 지급된 보상이 방글라데시 1만2000여명의 연봉(1인당 약 120만원 기준) 총액에 해당된다.

방글라데시 치타공과 수도 다카 등지에 있는 영원무역 14개 계열사에서 일하는 6만여명의 노동자들은 연간 약 1조원어치 옷과 신발 등을 생산한다. 이는 영원무역 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다. 인건비와 재료비 등을 다 빼고서 영원무역은 지난해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장사를 해서 돈을 얼마나 잘 버는지 보여주는 지표를 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이라 하는데, 영원무역의 영업이익률은 15%가 넘는다. ‘방글라데시의 삼성전자’로도 불리는 영원무역은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13%)을 넘어섰다. 물건을 만들어 팔았을 때 남는 게 많지 않은(부가가치가 낮은) 탓에 후진국형 산업으로 불리기도 하는 의류산업에서 글로벌 브랜드의 하청업체가 장사를 해서 이익을 내는 솜씨가 세계적인 첨단 정보기술(IT) 기업보다 나은 셈이다.

영원무역은 주생산기지인 방글라데시 공장에서 10여명의 사상자가 나온 사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월(1분기) 깜짝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18%나 뛰었다. 방글라데시에서 올해부터 시행된 최저임금 인상도 영원무역의 성장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은 것이다. 2010년 치타공수출가공공단(CEPZ)에서 영원무역 노동자들에 대한 테러와 이튿날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뒤에도, 이 회사의 실적이나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를 타왔다.

방글라데시에서 더 유명한 영원무역은 이제 한국에서도 점차 친숙한 기업이 돼가고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과 6호선이 교차하는 공덕역에 가면 지하 이동통로 벽에 ‘영원’ 광고판이 붙어 있다. 영원무역이 국내 판권을 갖고 있는 노스페이스의 광고모델은 배우 공효진, 이연희다. 영원무역이 지난해 우리나라 광고시장에 쏟아부은 돈은 215억원이 넘는다. 이는 방글라데시 노동자 약 1만8000여명의 일년치 임금과 맞먹는 액수다. 광고비가 늘어날수록 영원무역은 대중들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사실 영원무역은 오랫동안 ‘얼굴 없는 회사’였다. 노스페이스를 만드는 회사로 최근에 조금씩 알려지긴 했으나, 노스페이스란 브랜드의 주인은 미국에 따로 있다.

미국 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브이에프시(VFc)는 뭘로 봐도 영원무역 한참 위에 있는 회사다. 브이에프시의 지난해 매출은 109억달러(약 11조원),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영원무역의 대략 10배 규모다. 상표를 빌려주고서 받는 로열티 수입만도 연간 1조원이 넘는다. 브이에프시의 브랜드는 노스페이스 말고도 리(Lee), 잔스포츠(JANSPORT), 노티카(NAUTICA), 이스트팩(EASTPAK) 등 25개가 넘는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 에릭 와이즈먼은 지난해 130억원의 연봉을 챙겼다. 이 회사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모든 노스페이스 제품의 40% 가량을 영원무역에 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맡겨왔다.

지난 3월14일 오전 10시, 만리재에 있는 영원무역 건물 앞은 비교적 한산했다. 지하 1층에서 영원무역과 영원무역홀딩스의 주주총회가 잇따라 열렸지만, 주주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1층 로비에서 경비원과 정장 차림의 중년 남성이 주총장 출입을 통제했다. 이날 영원무역이 주총에서 통과시킨 의안 5건 가운데, 이사의 보수한도액 승인도 있었다. 사외이사 3명을 포함한 이사 8명의 보수지급 한도액은 올해

영원무역은 브이에프시의 하청업체로 글로벌 의류산업 먹이사슬에서 최상위 바로 아래에 있다.

파빈이 영원무역 공장에서 만들던 퓨마(PUMA) 브랜드도 지난해 29억8530만유로(약 4조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독일에 적을 두고 있는 이 글로벌 브랜드도 영원무역보다 규모가 훨씬 크다. 이 회사는 26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고, 로열티 수입으로만 290억원을 챙겼다. 스페인의 자라(ZARA), 스웨덴의 에이치앤엠(H&M), 미국의 갭(GAP), 일본의 유니클로(UNIQLO) 등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도 방글라데시 등 세계 곳곳에 영원무역과 같은 하청기업을 두고서 매년 10조~20조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방글라데시 다카와 치타공에는 브이에프시 등 영원무역의 글로벌 바이어(구매자)를 위한 아주 특별한 시설이 있다. 수도 다카에서 제2도시 치타공으로 가려면 다카국제공항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국내선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야 한다. 비행기의 왼쪽 창가 쪽에 앉으면 이륙한 지 1~2분 새 다카공항이 발아래 놓인다. 그리고 잠시 뒤, 아리랑에어웨이라고 쓰여 있는 커다란 창고 건물 지붕이 한눈에 들어온다. 치타공에서 이 항공사를 찾기란 더 쉽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공항 바로 왼편으로 항공사 건물이 서 있다. 영원무역 계열사인 이 항공사는 비행기 8대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온 바이어 등 귀한 손님을 싣고 수도 다카와 영원무역 공장이 있는 치타공 등지를 오가는 것이 비행기의 주요한 임무다. 영원무역은 “비행기는 업무용 전세기 사업, 긴급 의료 이송 및 비행학교 운영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한 대형 백화점, 한 층이 노스페이스, 케이투(K2),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컬럼비아 등 유명 아웃도어 매장으로 꽉 찼다. 2000년대 들어 아웃도어 의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백화점 의류코너도 그에 맞춰 변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7조원 규모가 넘는다. 시련이 없지 않았지만, 노스페이스는 꾸준히 1위를 지켜왔다. 순위에 걸맞게 노스페이스의 매장이 백화점 아웃도어 가운데 가장 넓어 보였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입점한 노스페이스 매장 모습. 노스페이스는 우리나라에서 수년째 아웃도어 브랜드 가운데 매출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011년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가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다. 비싼 가격 때문에 학부모들의 허리가 휘어진다는 뜻에서 ‘등골브레이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후 소비자단체들은 해마다 노스페이스를 비롯한 아웃도어 의류의 가격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외국보다 국내 판매가격이 비싸다거나, 원가 대비 마케팅 비용이 과도해 가격거품이 심하다거나, 성능은 비슷한데 가격은 천차만별이라는 내용 등이었다.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이 100달러에도 못 미치는 최저임금을 받고, 임금인상을 요구하다 목숨을 잃는 현실은 관심 밖이다. 유신재 기자

“어서 오세요.” 매장에 들어서자 점장이 반갑게 손님을 맞았다. 점장(샵마스터)은 영원무역 자회사인 골드윈코리아(현 영원아웃도어)에 입사했다가 몇년 전 개인사업자로 전환했다. 영원무역뿐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의류 브랜드는 샵마스터라고 불리는 개인사업자들이 판매를 맡는다. ‘외주화’다. 점장 밑의 점원은 보통 오래 근무한 순서대로 첫째, 둘째로 통한다. 점장은 점원의 급여를 말하길 꺼렸다. 시급을 7000원가량 준다고 눙치면서 입을 닫았다. 매장을 관리하는 백화점 쪽에서는 점원의 급여에 신경쓰지 않는다. 점원은 근로계약서조차 없이 구두계약으로 고용되는 경우도 많다. 백화점 한 관리자는 “오래 근무한 점원이라야 200만원가량 받는다”고 귀띔했다. 대개 최저임금(시간당 5210원)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첫째’ 점원이 다가와서 손님의 시선이 잠시 머무는 곳에 놓인 제품을 능수능란하게 설명했다. 방글라데시, 베트남, 중국 등지에서 생산한 재킷과 신발, 배낭, 모자 등이 화려하게 전시돼 있는데, 재킷은 보통 수십만원대다. 가장 비싼 다운점퍼는 60만원을 웃돈다.

우리나라 고객들은 원산지에 민감하다. 점장은 “원산지가 한국이라고 하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글라데시나 중국, 베트남이라고 하면 ‘품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못미더워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는 제품의 품질 때문에 원산지를 물을 뿐, 브랜드에 숨겨진 얘기를 묻지는 않는다.

"노동자대표들 테러당하지 않았냐” <한겨레> 취재에…영원무역 “상상도 못할 일, 사실 아니다”

이 기사는 <한겨레> 8월25일치부터 29일치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보도된 기획기사를 디지털 스토리로 재편집한 것이다.

영원무역은 2010년 12월, 그리고 올해 1월 방글라데시 치타공에 있는 공장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건의 원인과 ‘피해자’에 대해선 <한겨레>의 취재 결과와는 다른 주장을 펴왔다.

영원무역은 2010년 12월11일 와이에스엘(YSL) 공장에서 ‘노동자 대표들이 회사 관리자들한테 불려 가 테러를 당하지 않았느냐’는 <한겨레>의 질의에 “상상도 할 수 없고, 사실도 아니다”라고 지난 4월 답변해왔다. 또 “그(최저임금 인상) 집행 과정에서 신원 미상의 사람들이 (영원그룹) 7개의 공장을 거의 동시에 습격하면서 (사건이) 발생되었고, 그 가운데 길가에 있던 와이에스엘 공장에 그들이 진입했다”고 덧붙였다. 외부 세력에 의한 사건으로, 테러를 당해 숨지거나 다친 노동자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회사가 그 사건으로 2만2000달러(약 2300만원)에 이르는 피해를 보고, 회사 쪽 관리자가 폭행을 당해 심하게 다쳤다고 밝혔다.

다음날 와이에스엘 공장이 자리잡은 치타공 수출가공공단(CEPZ) 앞 노동자 시위의 원인에 대해서도 회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영원무역은 “시위가 영원 소속 공장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했거나 영원 공장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최저임금 시행 과정에서 근로자들의 불만족을 야기한 외부 세력의 개입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영원무역은 지난 1월 파빈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서도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과정에서 총급여가 대폭 인상되었지만 일부 근로자들이 임금체계를 오해했다”고 밝혔다. 또 “다수의 이웃마을 불량배들이 공장에 침입해 내부 집기를 부수고 수출 대기 중인 신발 7000켤레를 약탈해 갔다”고 덧붙였다.

<한겨레>는 영원무역의 반론을 반영한 위와 같은 내용의 기사를 8월25일치 신문에 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무역은 10월14일 <한겨레>가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이후 양쪽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료와 증거를 언론중재위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10월29일 언론중재위가 열렸지만, 조정은 결렬됐다. 영원무역은 <한겨레>가 사실을 잘못 보도했다는 내용의 정정보도를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현직 판사 등이 포함된 중재위원들은 정정보도를 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한겨레> 또한 정정보도를 수용하지 않았다.

영원무역은 그 자리에서 법원에 소송을 내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2014년 12월1일 현재 소장이 <한겨레> 쪽에 전달되지 않았다. 영원무역은 지난 8월26일 이후 세 차례에 걸쳐 <한겨레> 기사의 허위성을 주장하는 글을 자신들의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놓고 있다. <한겨레>는 이들의 글이 합리적인 반론과 반박을 넘어서 <한겨레>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판단 아래, 공식적으로 이를 시정하라는 공문을 보낸 상태다.

취재 류이근 유신재 사진 이정아 김명진 영상편집 정주용 기획 및 제작 조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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